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이 최순실(60·구속)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20일 최순실을 기소한 뒤 박근혜도 수뢰 혐의 피의자로 수사하겠다는 의미다.
 
박근혜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에는 ‘조사 시점’만 변수로 남아 있어 ‘최순실 게이트’는 현직 대통령이 뇌물수수 피의자가 되는 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 인터넷

 
검찰이 최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무게를 두는 지점은 롯데의 70억 원 추가 출연 부분이다. 롯데는 다른 52개 대기업과 함께 지난해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45억 원을 출연했다.
 
그런데 올 3월 K스포츠재단은 롯데에 70억 원을 추가로 낼 것을 종용했고, 5월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후 검찰의 롯데그룹 내사가 본격화하자 K스포츠재단은 6월 롯데에 70억 원을 돌려줬다.
 
안종범(57·구속)은 검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롯데의 추가 출연금 납부에 반대했다”고 진술했다. “연초부터 꾸준히 반대했는데도 박근혜는 내가 알 수 없는 경로로 출연을 추진했고 롯데 돈이 입금됐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K스포츠재단이 롯데에 돈을 되돌려준 것도 자신이 박근혜에게 재차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고 한다.
 
안종범의 진술대로 그가 지속적으로 반대했다면 결국 ‘롯데 70억 원’ 문제의 몸통은 최순실이가 되며, 이를 적극적으로 도운 인물은 박근혜란 게 수사팀의 생각이다. 롯데는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넓은 직무범위와 당시 롯데가 당면한 처지를 고려하면 대가성이 있었다는 것도 묵시적으로 입증된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기업이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순응한 것은 그만한 약점이 있거나 대가를 바랐을 것으로 보는 게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박과 최가 오랫동안 깊게 친분을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태민 일가가 얻은 이익이 박근혜 퇴임 후 사회정치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이 확보한 안종범의 수첩 두 개에도 이런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첩 한 개는 대통령이 전화로 지시한 내용을 급히 받아 적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른 글씨체로 정성 들여 옮겨 적은 것이라고 한다.
 
이 수첩에는 박근혜가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37)가 설립을 주도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재정 지원을 해줄 것을 안종범에게 지시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호는 18일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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