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극비접촉 종료, "현안 얘기 일부진전"

대북강경책만 고수해온 박근혜 정권에게는 충격일 듯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10/25 [10:21]

북미 극비접촉 종료, "현안 얘기 일부진전"

대북강경책만 고수해온 박근혜 정권에게는 충격일 듯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10/25 [10:21]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라인이 미국의 북핵 전문가들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극비 접촉을 갖고 북핵문제를 논의, 대북강경책만 고수해오던 박근혜 정권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 KBS
 
KBS와 SBS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자와 미국 민간 북한 전문가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이틀간의 비공식 대화를 마무리했다. 북한 측은 이번 대화에서 "현안을 다 얘기했다"고 말했고, 미국 측은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2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대화에는 북한에서는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 5명이 참석했고, 미국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과장, 토니 남궁 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장일훈 차석 대사는 참석자들이 정부 대표가 아니므로 협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현안 문제를 두루 얘기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단계별로 동결했으면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도 전했다.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과장은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면서 개인적인 견해로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걸 과장은 북한 측은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전에 미국과 평화 조약을 체결하기를 원하는 반면, 미국 측은 핵무기 중단이 우선이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 대표단 면면을 보면 이번 접촉이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94년 북핵 제네바합의 주역 로버트 갈루치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북핵전문가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비확산센터 소장이었기 때문이다. 
 
▲     © KBS
 
미국 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는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 대표였다. 갈루치 전 대표는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독일 베를린 등지에서 여러 차례 북측 인사들과 접촉하며 트랙 2 대표 역할을 해왔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미 국가정보국 산하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센터 소장을 역임한 조지프 디트라니는 올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개발을 멈추려면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직 유엔 주재 차석 대사인 북측의 한성렬과 장일훈은 북미 간 연락 창구, 일명 뉴욕채널의 주역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차례 유엔 차석 대사를 맡은 한성렬 외무성 부상은 2013년 갈루치를 만난 데 이어 지난 5월 스웨덴 학술회의에서도 미국의 의중을 탐색하는 등 수시로 미국 측과 접촉해 왔다. 
 
KBS는 "민간 채널 대화이지만 북미 정부 간 대화의 전초전이라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며 "끝없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는 이 순간, 북미가 극비 접촉으로 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자칫 한국만 소외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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