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잃은 글러브 물총 신발주머니...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6/08/29 [10:00]

주인잃은 글러브 물총 신발주머니...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6/08/29 [10:00]
 
[신문고뉴스] 추광규 기자 = 야구 글러브, 탬버린, 신발주머니, 작은 곰 인형, 물총, 등 주인 잃은 물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단상에는 이와 함께 채 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이는 아기 사진과 한참 나이의 남성 사진이 놓여 있었다.
 
단상 앞에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사망했다고 정부에 신고한 853명의 사망일이 빼곡하게 쓰여 있는 달력이 이 사건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차례대로 헌화 하면서 지난 2011년 8월 31일 정부가 원인 미상 간질성 폐렴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에 있음을 공식 발표한 지 5년을 맞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단상에 놓인 각종 물품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피해자들이 가져다 놓은 물건"이라고 말했다. ⓒ 추광규   

 
"어린아이와 산모, 노인들이 1차적 피해자가 된 눈물의 사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등 피해자·시민단체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식에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새누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등 이날 피해자들은 제2옥시참사를 막자 2016년 제5주기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추모대회 선언문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문제 해결의 원칙은 피해자들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본래 삶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피해자들의 눈높이에서,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5년간을 돌아보면서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이기에,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하는 확신이 있기에, 우리는 매년 8월31일을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의 날로 기억해왔다"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요구하며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이 같이 강조 한 후 "▲거짓 사과와 위로를 거부하며 사과 없는 정부와 가해기업을 규탄 ▲ 국정조사와 검찰수사에 불응하는 옥시레킷벤키져를 규탄 ▲ 피해자들에 대해 단계(등급)를 나누는 것을 전면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 정부와 가해기업들이 합동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피해자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피해자 건강피해에 대한 전면적인 모니터링과 건강회복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대한민국 국회가 지난 5년 동안 피해자들이 요구해 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을 제정 9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에 만전을 기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참석자들이 요구사항을 외치고 있다. ⓒ 추광규    
 
 
이들 피해자들은 이 같이 선언 한 후 요구 구호를 통해서는 정부와 살인기업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피해자들과 대한민국 소비자 국민들에게 즉각 사과하라, 대한민국 국회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을 즉각 통과시켜라!등을 요구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발언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장 보호해야 할 어린아이와 산모, 노인들이 1차적 피해자가 된 눈물의 사건"이라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숨겨진 피해자를 찾고 판정기준을 바꾸는 등 최선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피해자들은 5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올라왔다ⓒ 추광규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도 청문회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위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의 탐욕, 정부의 무능 속에 생활 속의 화학물질로 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면서, "청문회를 통해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옥시와 본사와의 관련성을 밝혀내게 될 것이며 국내 기업의 가습기살균제 문제도 명백하게 밝혀내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전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면서,"고인이 되신 분들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헌화를 끝으로 국회에서의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국회에서부터 농성장이 마련되어 있는 국민은행 앞까지 거리행진을 하면서 이날 추모대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현재 256명이며, 사망자는 1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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