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개각, ‘박비어천가’ 부르는 방송3사

인사권자 문제제기나 비판 전혀 없이 똑같은 내용과 화면 보도가 일상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8/20 [10:14]

박근혜 개각, ‘박비어천가’ 부르는 방송3사

인사권자 문제제기나 비판 전혀 없이 똑같은 내용과 화면 보도가 일상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8/20 [10:14]
민언련 오늘(8/16)의 나쁜 방송 보도
개각 관련 지상파3사와 연합뉴스TV 보도
 
 
박근혜 정부가 하는 일마다 문제제기는커녕, 받아쓰기와 찬양만을 일삼아 왔던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16일 있었던 청와대의 개각에 대해서도 같은 행태를 반복했다. 지상파 3사는 의례적으로 덧붙이기 마련인 야당의 비판도 고작 한 마디 언급으로 얼버무렸다. 타사 역시 야당의 비판을 덧붙인 것 외에는 장관 내정자의 전문성 부족 등 언론이 마땅히 짚었어야 할 대목을 전혀 국민들에게 전하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청와대 개각을 1건의 보도로 조명했는데 그 내용이 판박이다. KBS, MBC, SBS 모두 리포트 전 앵커 멘트에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개편’이라는 청와대의 자화자찬을 객관적 분석인양 내세웠다.
 
3사의 관련 보도를 시작하는 앵커 멘트는 각각 “분위기 일신 보다는 임기 후반 안정적 국정과제 마무리에 중점을 뒀다는 분석”(KBS),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개편이라는 분석”(MBC), “분위기 쇄신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SBS)이다. 리포트에서는 3사 모두 조윤선 문체부 장관 내정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조경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를 차례로 소개했다. 보도 말미에 “국정 목표의 성공적 달성 의지가 반영된 적재적소의 인사”라는 새누리당의 평가와 “국정쇄신에 대한 요구를 소폭개각으로 회피한 불통인사”라는 야당 쪽 비판을 딱 한 마디 언급으로 단순 열거한 것도 세 방송사가 똑같다. KBS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과감한 발탁을 통한 쇄신보다는 임기말 국정과제의 안정적 완수에 초점이 맞춰진 소폭 개각”이라는 해석을 거듭 강조했다.

이렇게 청와대 발 소식마다 지상파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보도 내용과 화면을 공유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청와대에 대한 문제제기나 비판도 전혀 없이 ‘용비어천가’를 읊는 행태마저 똑같다.

이날 개각을 전하는 타사 보도의 경우, JTBC는 “야당은 오기, 불통, 돌려막기 등의 표현을 쓰고 있지만, 애초에 분위기 일신보다는 집권말기 국정운용을 청와대 뜻대로 용이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마당에 야당의 그런 비판도 사실 공허해 보인다”라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고 TV조선도 앵커멘트로 “전체적으로 볼때 ‘탕평’이나 ‘쇄신’으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비판적 논조를 띄었다.
 
채널A와 MBN은 앵커 멘트에서 이런 지적에 함구했으나 야당의 비판을 따로 1건을 떼어 보도했다. YTN도 톱보도와 2번째 보도에서 오로지 청와대 입장만 받아썼지만 <3개 부처 개각, 평가는?>(21번째, 서성교 바른정책연구원 원장,http://me2.do/GE2fNHYg)라는 대담 형식 보도를 추가해 “회전문 인사, 측근 돌려막기 인사 아니냐.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풀이 지금도 여전히 한계가 있다, 그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라는 평가를 언급했다. 지상파 3사는 그러한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도 포기했다. 
지상파 3사 외 방송사 중 친정부 성향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연합뉴스TV이다. 연합뉴스TV는 논란이 큰 외교‧안보 라인 유임을 오히려 반기고 나섰다.
 
  △ 안보라인 유임에 반색한 연합뉴스TV(8/16)
 
연합뉴스TV는 “윤병세 외교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 홍용표 통일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은 모두 유임”된 것을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했다. 여기에 “현안이 복잡하게 얽힌 국면에서 부처 수장을 교체할 경우 자칫 안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라며 청와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드 배치 발표 당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산 바 있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에게는 “박근혜 정부의 최장수 장관 반열” “외교장관으로 따져도 1987년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최장수 재임” 등 비판 대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물론, 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TV까지 합세해 칭송한 것과 달리, 이번 청와대 인사 개편은 발표가 되자마자 ‘회전문 인사’ ‘불통 인사’ 등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일단 대북 외교 실패와 졸속으로 얼룩진 사드 배치에 책임이 있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모두 유임됐다. 윤 장관은 사드 배치 발표 당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산 바 있고 한 장관은 “사드 배치는 일개 방공포대 배치 문제인데 주변국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무책임 발언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윤선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또 장관을 맡게 되었는데 장관이나 수석 등 정부 요직을 두 번 이상 꿰차는 경우가 역대 정부에서는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박근혜 정부에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이번 개각은 각종 비리로 특별감찰까지 받고 있는 우병우 수석이 검증을 담당한 ‘우병우표 개각’이다. 우병우 수석은 ‘비리 백화점’이란 오명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여전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러한 ‘돌려막기’ 인사 행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정 운영의 핵심 인사인 국무위원들이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개각에서 ‘여성 전문가’라며 여성가족부 장관에 올랐던 조윤선 내정자의 경우 이번엔 돌연 ‘문화예술 창달의 적격자’로 떠올랐다. 이번 개각에서 환경부장관이 된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로서 환경 문제와는 정반대 쪽 인물로 평가된다. 환경부 장관에 기재부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가 환경 문제를 경제 논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엉터리 개각에 보수 언론인 조선일보마저 “1년 전 정무수석에서 경질되고 여당 경선에서도 떨어진 사람을 다시 장관에 기용하는 것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며 혹평을 했다. 지상파 3사나 연합뉴스TV와 같이 청와대 입장만 대변한 보도는 그 어떤 매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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