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가는 건 괜찮지만, 이건 좀 아니다"

[네티즌칼럼] 퍼갈 때는 출처와 링크 달아두는 게 누리꾼 예절

이장연 | 기사입력 2008/06/03 [10:02]

"퍼가는 건 괜찮지만, 이건 좀 아니다"

[네티즌칼럼] 퍼갈 때는 출처와 링크 달아두는 게 누리꾼 예절

이장연 | 입력 : 2008/06/03 [10:02]
지난 2월 9일 오전, 온라인 경매사이트 옥션(http://www.auction.co.kr/)이 5일 '시스템 점검 도중 중국의 인터넷망을 통해 해커가 침입해 회원 다수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환불정보 등이 유출돼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소식을 언론보도와 블로고스피어(이글루스 이오공감, http://www.egloos.com/)를 통해 접했다.  

관련해 '최첨단 정보화 사회' 'IT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언급하면서, 해킹당한 사실을 제대로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는 옥션의 미덥지 못한 대응조치를 지적하고, 개인정보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회원가입시 요구하고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개인정보유출의 구조적 문제(인터넷실명제, 제한적본인확인제 등)를 꼬집은 바 있다.('옥션 해킹과 개인정보 줄줄 새는 IT강국 한국'이란 제목의 관련 글 참조)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더 강력해진 빅브라더(국가, 자본권력)의 감시, 통제, 검열 그리고 정보인권 문제에 대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장롱속의 옥션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던터라 해킹사건과 주민번호제,  생체(전자)여권도입 문제 등에 대해 몇차례 포스팅을 이어갔다.
 
특히 1천 81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옥션 해킹사고에 이어 폭로된 하나로텔레콤의 고객정보 8천530여 만 건의 조직적 유출에 대한 정보인권운동 시민사회단체들의 논평과 대응소식을 출처와 링크를 달아가며 블로그에 소개했다.
 
그렇게 불편한 불질을 밤잠을 아껴가면서 해나가던 어느 날. 옥션 해킹사고 포스팅을 한지 한달이 넘어선 3월 28일. 우연찮게 메타블로그 올블로그에 'IT 뉴스'라는 블로그에서 발행한 <옥션 해킹과 개인정보 줄줄 새는 IT강국 한국>이란 제목의 포스트가 메인페이지에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http://link.allblog.net/9052001/)


지난 2월 9일 옥션 해킹사고에 대한 자신의 포스트 제목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았다. 대체 누가? 동일한 제목의 글을 작성했는지? 몹시 궁금해 'IT 뉴스'라는 블로그에 접속했다.


▲ 제목과 본문이 토씨하나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출처를 밝히지 않으시다니~     © IT 뉴스 블로그 화면캡쳐

두둥~충격이었다! 제목뿐만 아니라 포스트의 내용 또한 토씨하나 다르지 않았다. '펌블로그란 이런거구나!'란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IT 뉴스' 블로그에 게재된 포스트 어디에서도 출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 아니 그 흔한 '퍼갈게요'란 댓글과 트랙백조차 자신의 블로그에 달아놓지 않았다. 솔직히 괘씸했다. 
 
자신이 작성, 촬영한 블로그 포스트와 사진(저작물)을 '영리의 목적이 아닌 이상' 누구나 퍼가는 것으로 저작권 라이센스를 허용해 놓았다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자신도 시민사회단체나 참세상 등 정보공유가 된 글이나 자료를 퍼올 경우, 출처와 링크를 꼭 달아주려고 애쓰고 있다. 사소하지만 그게 배려고 매너가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암튼 'IT 블로그'의 펌질에 분개해 블로그 주인장에게 전하는 짤막한 댓글을 남겨두었다.

올블로그 추천글에서 사라진 출처 '인권단체연석회의'
 
그리고 오늘(22일) 'IT 블로그'의 펌질과 다를바 없는 일이 눈앞에 또다시 펼쳐졌다. 느직이 일터에 출근해 급한 일처리를 마치고, 밀려있는 포스팅 주제들과 이슈(이명박의 대국민 뒷담화, 행복클럽에 대한 개인정보권리침해신고, 진성고 명예훼손 관련 경찰 참고인 조사,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삶 등등)에 대한 불편한 불질에 임하기 위해, 파이어폭스를 실행시켜 여러 탭을 만들어 자신의 블로그들과 주요 메타사이트들을 접속시키는 과정에서 목격하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22) 동일한 제목의 포스트가 올블로그 추천글에 올라온 것을 확인해 보니, 토씨하나 다르지 않았다. 완벽한 '펌질'이었다.

 
올블로그(http://www.allblog.net/)의 메인과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 최신 24시간'에 게시된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굴욕협상>이란 제목의 포스트가 바로 그것이다.(http://link.allblog.net/11090522/http://progray.vogle.com/1482)

'Progray's Oasis'란 블로그 주인장은, 지난 5월 19일 인권단체연석회의(전국 39개 인권단체) 명의의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양해각서에 관한 논평>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생체여권대응팀(biopass) 측으로부터 받고 관련 내용을 오후 18시 14경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포스팅해(http://blog.ohmynews.com/savenature/217122) 자신의 여러 블로그에 게재한 포스트를 출처도 밝히지 않고 그는 블로그에 게재했고 이를 메타블로그에 발행했다.


▲ 펌글이 올블로그 추천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 추천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펌'블로그(거)여! 매너있는 정보공유를 해보자!
 
특히 토씨하나 다르지 않는 그는 포스트(논평)의 원출처인 '인권단체연석회의'를 빼놓았다. 그가 인권단체연석회의 담당자(진보네트워크, 천주교인권위원회)인지도 알 수 없지만, 의도적으로 출처를 빼먹은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논평의 발신단체인 '인권단체연석회의'를 표기하지 않은 것은 정말 석연치 않다. 관련해 완벽한 펌질을 감행한 'Progray's Oasis' 블로그 주인장에게 항의성 댓글을 남겨두었다.

생체(전자)여권과 미국비자면제프로그램의 실체와 그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게 되었다는 의미에서(위 포스트는 이글루스 이오공감에도 메인에 추천된 바 있다.), 이 '펌질'을 그냥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 있을 듯 싶었으나,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자신의 포스트와 사진들이 '펌질' 나아가 도용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어쨌든 '펌' 블로거(그)들에게 부탁한다. 퍼갈 때는 출처만이라도 밝혀라!
 
왜냐구? 펌질한 글(포스트)이나 사진의 원작자를 사람들이 오해하기 때문이다.
저작권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정보공유를 했으면 싶다.

▲ '인권단체 연석회의'란 출처를 표기치 않은 'Progray's Oasis'란 블로그     © Progray's Oasis 블로그 화면캡쳐


덧.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생명의 지구를 지키기 위해 자본과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살아갑니다!
불편한 이웃 블로거 리장, http://savenature.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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