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탄광촌 황재형 화백, 박수근미술상 수상

5월6일 박수근미술관에서 시상, 창작지원금 3천만 원도 지급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04/21 [10:22]

태백탄광촌 황재형 화백, 박수근미술상 수상

5월6일 박수근미술관에서 시상, 창작지원금 3천만 원도 지급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04/21 [10:22]
 
▲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양화가 황재형 화백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기자
 
제1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에 서양화가 황재형(63세) 화백이 선정됐다.
 
황재형 화백(1982년 중앙대 회화과 졸업)은 80년대 초반부터 태백에 정착해서 광부 생활을 체험하며 일하는 사람들의 내면에 들어가 그들의 삶의 모습과 살아가는 땅을 담아온 토착화가다. 유화물감을 살 돈이 없어 탄가루와 흙 등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이것이 작품의 사실성을 높이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고 말한다. 거친 붓질이 중첩된 두터운 마티에르의 화면은 태백의 거친 삶을 질감으로 느끼게 하는 동시에 그들의 삶의 내면으로부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한다.
 
황 화백은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태백에서 화실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의 부모를 일깨워 시민판화운동과 벽화운동 등을 펼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일본의 반전·반핵 화가인 마루키 부부를 기념해 세운 마루키미술관의 개관 25주년 ‘젊은 아시아’전에 초대작가로 출품했으며 1998년 12월 세계 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열린 ‘인권기념 미술전’ 등에 출품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활동했다. 1982년 제5회 중앙미술대전에서 ‘황지330’으로 장려상을 시작으로 1993년 민족미술협의회가 주관하는 제3회 민족미술상, 2013년 제7회 민족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의 작풍은 자신이 거주하는 태백을 비롯해 이 땅의 산하를 담담히 그려내며 변함없이 이 땅과 사람들에 관한 애정 어린 눈을 바탕으로 그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미술계는 황 화백의 작품이 지향하는 관심과 그의 30년 이상의 일관된 붓의 힘은, 이 땅의 사람들에 천착하고 그들의 삶을 드러낼 수 있는 표현방법에 한 획을 그은 박수근의 정신에 깊이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황재형,삶의_무게,_93x74cm,1999겨울,캔버스에_흙과_유채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기자
 
한편 미술평론가 송미숙 씨는 심사평을 통해 “민중의 땀과 함께 하며 관찰자로서의 그림이 아니라 삶과 그림이 일치하는 작업을 향한 열정을 견지해 온 황재형은 일찍이 가족과 함께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으로 들어가 직접 광부가 되어 또 병이 난후 광부생활을 그만두고 나서도 탄광을 떠나지 않고 광부들의 이웃이 되어 그들의 살아있는 모습, 고단한 ‘삶의 주름, 땀의 무게’를 더 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 리얼하게 그려왔다”며 “그의 이 묵직하면서도 질박한 인본주의적 리얼리즘은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 난무하는 자극적인 시각이미지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며, 시대 조류에 부화뇌동함이 없이 자기만의 독특한 어법으로 토착적인 리얼리즘을 구축했던 국민화가 박수근의 초대 미술상을 수상하기에 적법하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견해였다”고 밝혔다.
 
 
▲ 황재형,탄천의_노을,227.2x162cm,1990겨울,캔버스에_유채     © 브레이크뉴스강원 강대업 기자
 
 
서진석 평론가도 “자극적인 이미지와 구호가 난무하는 21세기 사회에, 그의 작업은 광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하며 스스로가 잃어버린 진솔한 감정들을 되찾게 만든다. 이는 박수근 작가의 작업세계와 그 맥을 같이 한다”며 “올해 시작되는 박수근미술상에 첫 수상자로 선정된 황재형 작가는 앞으로 박수근 미술상이 나아갈 방향성을 암시하는 작가”라고 말했다. 또한 “박수근미술상은 신자유주의 물결 이후 상업화되어가며 선정적 문맥으로 다수 대중의 동의를 구하는 시장 중심의 미술계에 대한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는 미술상으로 그 위치를 확립할 것이다. 박수근 미술상은 우리가 주목하지 않은 지나간 세대, 잃어버린 감정과 감각들,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되찾고 새김질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고 박수근미술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박수근미술상은 양구출신인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작품세계와 높은 예술정신을 기리고 현재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역량 있는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박수근미술상 후보자는 위원회가 위촉한 추천위원(20명 이내)과 작가, 평론가, 미술관장, 큐레이터, 화랑 및 갤러리 대표 등 활동경력이 10년 이상인 미술계 전문 인사들로부터 현대미술 전 장르에 걸쳐 추천을 받아 위원회가 위촉한 미술부문의 전문지식과 덕망이 있는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를 거쳐 선정됐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5월6일(금) 오전11시 박수근미술관에서 열리며, 이 자리에서 황 화백에게 상패와 3천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시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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