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지킴이들 "위안부합의 무효 계속 외칠것"

46일째 동상 곁 농성, 편지에 사랑을 담아 전하는 제7차 토요 시위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2/16 [11:20]

소녀상지킴이들 "위안부합의 무효 계속 외칠것"

46일째 동상 곁 농성, 편지에 사랑을 담아 전하는 제7차 토요 시위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2/16 [11:20]
비내리는 지난 13일 오후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주변에는 우비를 입은 시민, 학생들 200 여 명이 모여 "한일 위반부 협상 폐기와 소녀상 철거 반대"를 요구하는 일곱 번째 토요 집회를 가졌다.
 
  ▲  비속에서도 소녀상 앞에서  제7차 토요집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시민들        © 김태희 기자
 
대학생과 시민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낭독하고 집회 후에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에서 준비한 따뜻한 저녁밥을 200 여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나누었다.
 
용인 어머니들 몇몇이 거리에서 노숙 농성하며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이자고 시작한 밥차운영은 지난 1월부터 수요일과 토요일 집회에 이어졌고, 이런 소식이 트윗 매거진 새가 날아든다 방송에 나가게 되자 팟캐스트 애청자들이 한 끼를 굶고 5천 원씩 모은 금액으로 학생들에게 계속 밥차 운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  비가  거세어지는 가운데  비닐을  설치해서  식탁을  준비하고  전구를   밝히는  풀뿌리시민네트워크 회원들               © 김태희 기자
 
토요 집회를 하는 동안 비가 그치지 않고 점점 세어지자  풀뿌리시민네트워크(세월호참사)회원들은 식탁을 준비하고 큰 비닐 천막을 설치해서 참가자들의 밥상을 준비했다. 
 
이날 평화통일시민행동 회원은“이번 한일 협상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담화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했다”고 질타했다.
 
▲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우리의 의지를 3월 1일에 시청 광장에서 다시 한번 밝히자. 함께 해달라"고 요청하는 김민웅 서울겨레하나 대표     © 김태희 기자
 
" 3월 1일 시청광장에서 한반도 평화 수호 의지를 다시 밝히자 "
또한 김민웅 서울겨레하나 대표는“개성공단과 사드 배치로 위안부 문제가 묻힐 것이라고 하지만 모두 한반도 평화와 연결되어 있다”면서 “소녀상을 지키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겠다는 우리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김민웅대표는 “평화가 무너지면 누구라도 전쟁에 참혹하게 방랑하는 위안부 신세가 될 수 있다” 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우리의 의지, 3월 1일 시청광장에서 한반도 평화 수호 의지를 밝히는데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일곱 번 째 토요집회인 이 날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 "소녀상에게 올리는 편지, 시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를 학생들과 시민이 낭독했다.
 
  ◈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
  "할머니가 그렇게 원하던 평범한 생활을 감동을 느끼지도 못한 채 그렇게 흘려보내고 있어. 전쟁과 인권박물관에서 나보다 더 어린 나이였던 할머니가 소녀 시절에 끌려가서 너무나 아픈 일들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물이 났다."
"그 심정을 생각하면 미안하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한일합의를 한 정부에 대해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 화가 났다."
- 한 청년이 할머니에게
 
 ▲  한 여성이 내리는 비속에서  소녀상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소녀상이 가만히  주먹을 쥔 채로 귀를모아  듣고  있는  듯 하다.        © 김태희 기자
 
  ◈ 소녀상에게 전하는 편지
" 아직 어린 당신이 감당할 수 없었던 그런 일들을 이제는 당신 혼자 겪게 하지 않겠다고, 비가오면 함께 맞아주고, 바람이 부는 날엔 따뜻한 목도리도 둘러줄께요. 덧신도 신겨주고 털모자도 씌워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춤도 춰주고, 우리가 이렇게 늘 당신을 사랑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절대로 다시는 누군가가 마음대로 당신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지 못하도록 지켜줄께요. 너무 오래 되어 곪아터진 그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날 때까지  기다릴께요. 
 
우리 그토록 원하던 자주 독립의 그 날이 오고 일본 총리가 당신에게 무릎 꿇고 사죄할 때까지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끝까지 함께 있을께요. 헤어진 발꿈치가 땅에 닿으면 노란나비 수놓은 꽃신도 신겨주고, 머리카락이 곱게 길면 땋아서 고운 댕기도 드려주고, 내가 우리가 많은 사람들이 역사와 국민이란 이름으로 늘 당신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우리 함께 가요 이 길을... 잘 있어요.
또 편지 쓸께요" 
-소녀상을 사랑하는 한 시민이
 
▲ 시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편지글을 읽는 소녀상 지킴이 여학생     © 김태희 기자
 
  ◈ 시민들께 전하는 감사의 편지
"벌써 우리가 소녀상을  지키는 농성을 한 지도 46일 째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소녀상과 함께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비가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경찰차 매연을 마시는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농성이 익숙해진 것처럼 농성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춥지 않냐며 힘내라는 말과 함께 따뜻한 음료와 핫팩이며 맛있는 간식들도 가득 주십니다. 특히 길 위에서도 따끈한 밥 먹을 수 있게 찾아주시는 밥차덕분에 농성장에서 배고플 새가 없었습니다."
 
" 이렇게 시민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가득 받고 있습니다. 서투른 소녀상 해설에도 귀 기울여주시는 분들, 얼굴이 익숙해질 정도로 자주 찾아오셔서 한참 얘기를 나누다 가시는 분들, 우리가 잠에 빠져 정신 없는 동안에도 이불을 덮어주시는 분들, 몹시 추웠던 날 체온으로 덮혀주려고 함께 계셔주셨던 분들까지 이루 고마움을 다 전할 수가 없습니다."
 
"이토록 많은 분들이 우리와 함께 해주신다는 사실이 기쁘고 든든하고 힘이 나지만 아직 아무 것도 해결 된 것이 없다는 것이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일본정부는 아직 한 번도 책임을 인정한 적이 없고, 한국정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귀를 닫은 채 거짓말만 조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녀상을 지키면서 한일합의 무효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제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3월 1일 그 의미깊은 날에 우리는 한일합의 무효를 위한 마음을 모으려 합니다. 그 옛날 대한독립을 외쳤던 것처럼 한일합의 무효를 외치려 합니다. 
그리고 그 날 단 한번이라도 농성장을 찾아주신 시민분들 뵙고 싶습니다.
시민분들과 함께 할 날을 기다립니다."
- 46일째 소녀상과 함께 하는 대학생 올림
 
 ▲  밥차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국물이  든  닭계장밥을  받아들고  감사 인사를 하며  웃는 한 여성    © 김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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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16학번으로 지방 대학에 입학해서 이제 자주 오지 못할 거 같습니다. 광화문과 여기 소녀상이 많이 생각날 거예요. " -19세 남학생
 
"밤샘 할 때 하루에 10명 내외 학생들이 밤샘을 했는데요. 한일합의 자체를 재협상하지 않겠다고 하는 정부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방학도 끝나서 학교로 돌아가야 하지만, 농성하는 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 지는 아직 모르겠구요.  소녀상지킴이 대책위에서 의논할 거 같습니다.  저희는 소녀상을 꼭 지킬 겁니다. " - 22세 여대생
 
" 평화로 소녀상 앞 장마비 같은 비속에서 밥차를 운영하시는 분들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닭을 고은 국밥에 일일이 고기를 얹어주시고, 비를 피해 밥을 먹게 하느라 정작 당신들은 홈빡 젖어버렸어요. 이런 분들의 마음이 모아져 소녀상은 청년들이 노숙으로 지켜내고 이 마음들이 우리 청년들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 의정부 평화비 건립추진위 위원 여성
 
 ▲  소녀상 옆에 간이 비닐 텐트를 치고 밤샘할 준비를 하는  소녀상 지킴이  대학생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지키기를   46일 째다          © 김태희 기자
 
의정부 평화비건립추진위에서 오는 24일(수)에 소녀상 지킴이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취재 : 김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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