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학교, 평등권침해 화나 탄핵 제안"

[인터뷰] '아고라'에 대통령 탄핵 서명방 연 고교생 '안단테'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08/05/06 [08:40]

"귀족학교, 평등권침해 화나 탄핵 제안"

[인터뷰] '아고라'에 대통령 탄핵 서명방 연 고교생 '안단테'

추광규 기자 | 입력 : 2008/05/06 [08:40]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분노하며 함께 터져 나오는 이명박 탄핵목소리의 시작은 바로 <다음> 토론방에 아이디 안단테가 개설한 이명박 탄핵 서명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디 안단테가 지난 4월 6일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이명박 대통령 탄핵서명운동을 제안했고, 급기야는 서명에 동참한 누리꾼의 숫자가 오늘(4일) 오후쯤에는 100만명을 넘어설걸로 예상되기 때문.
 
 
▲   5월 4일 오전 8시 21분 현재. 서명숫자는 90만명을 넘어 100만명을 향해 숫자를 급격하게 늘려가고 있었다. 
ⓒ 추광규 
 
누리꾼들의 서명운동 동참은 온라인에서 그친게 아니라 2일과 3일 <다음>안티이명박카페 등에서 주최한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집회에, 두번 연속 수만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손에 촛불을 들게하고 발걸음을 끌어 내기도 했다.
 
이 같은 거대한 국민적 분노 폭발의 첫 단추는 바로 한 평범한 고등학생이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경기도 K시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김상철(가명 18세)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 학생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같은 터무니(?) 없는 서명운동을 제안했을까?. 그를 직접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김상철 학생과의 인터뷰는 3일 오후 그가 살고 있는 K시에서 이루어 졌다.
 
인터뷰에 응한 김상철 학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격이 명랑하면서도 쾌활한 성격을 가진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이날 공부 때문에 청계천 집회에 가지 못했다며 수줍어 하는 미소를 띄면서 말문을 열었다.
 
 
▲  어린 여학생들은 각종 구호로 자신들의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뿔남을 표현했다. 사진기를 들이밀자 구호가 적인 판으로 이 어린여학생들은 자신들의 얼굴을 가렸다.  ⓒ 추광규  
 
-대통령 탄핵이라는 조금은 거창한 운동을 제안한 사람이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데 어떻게 그런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가요.

"인수위 시절부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지켜봤는데요. 몇가지 정책이 정말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인수위 시절의 영어몰입교육이나, 자사고 추진계획등에 정말 화가 많이 났습니다.
 
자립형사립고등학교의 경우 100개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국민들이 가져야만 하는 헌법상의 권리인 교육의 평등권을 침해하는것이 아닌가 해요. 즉. 모든 국민은 똑 같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일부 돈 있는 아이들만 귀족 학습을 받겠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 당사자로서 참고만 있을 수는 없었읍니다.
 
실제 실험적으로 운영했던 5개의 자립형사립고는 이미 귀족학교로 전락해 있잖아요.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앞으로도 이런 귀족학교를 100개나 더 만들겠다구요?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를 강조하시면서 실제로는 10%의 상위계층을 위한 정책만을 가져가고 있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천만명을 목표로 하는 이명박 탄핵서명은, 불가능 하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아 지난 4월 6일 애초에는 2만명을 목표로 시작을 했지만 곧 서명목표를 일천만명으로 수정해 올해 말까지 서명을 받겠다며 제가 청원방을 만든것 입니다.
 
-온라인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한다고 하여도 실제로 탄핵까지는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은데 이 운동을 제안한 학생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하하!. 저도 그런 생각은 하는데요. 중요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발표할때마다 이 대통령 자신께서는 되게 싫으시겠지만, 서명운동에 동참한 엄청난 사람들의 숫자를 생각한다면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아까 집에서 나올때 보니까 서명운동에 동참한 사람이 80만명이 넘어섰던데요. 이 같이 왜 국민들이 화가 났는지를 이 대통령은 짜증 나시겠지만 생각해 보시시라는 거에요 하하!."
 
-쇠고기 수입개방 반대집회에 김상철 학생 또래들이 많이 눈에 띄던데 어린 학생들이 왜 현실정치에 관심을 갖는지 궁금한데요?

"쇠고기 문제는 우리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는 문제이기에 학생들이 심각하게 받아 들이는 것 같아요. 광우병에 감염된 후 잠복기간이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40년이라는 발표를 봤는데요. 바로 그점이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고 쇠고기 수입에 뿔나 청계천 집회에까지 나오게 만드는 것 같아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면 결국 가장 많이 소비하게되는 층이 학생들이 아닐까 합니다. 학생들은 열악한 주머니 사정으로 비교적 싼 가격의 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데 바로 가장 경제적 사정이 열악한 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또 학교급식 같은 경우 가장 싼 수입쇠고기가 사용되는게 뻔할 것 같은데 그렇게 된다면 돈 있는 어른들은 안전한 쇠고기를 먹지만 우리들은 학교에서 만큼은 미국산 쇠고기를 싫어도 먹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른들은 살날이 짧은 반면 저희들은 앞으로도 길게 남아 있잖아요. 그렇다면 우리들이 어른들이 준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후 수십년 후에 광우병이 발병된다면 그때는 누가 책임지실 것인가요?. 이미 대통령직에 물러나시고 그때 쯤에는 돌아 가셨을 이명박 대통령께서 우리 생명을 다시 살리실 수 있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미친소를 수입하셔도 괜찮습니다."
 

▲  3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촛불문화제에는 대학생 율동패들이 수입소 개방에 반대하는 율동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마디로 미친듯이 흔드는 것이다.   © 추광규
  
-부모님께서 이런 활동을 하는것을 아신다면 걱정을 많이 하실것 같은데 어떤가요?


"아빠는 잘모르시고 엄마만 어렴풋이 아는데요, 제가 서명운동을 제안한 것 까지는 모르실거에요. 엄마는 컴퓨터에 앉아만 있지 말고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자꾸 말씀하시는데요. 내가 안나서면 다른 사람도 안나설 같아요.
 
지금 제가 공부를 못해서 대학을 못가는 일이 있더라도, 앞으로 우리들의 미래를 망쳐 놓을 수 도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몇몇 정책은 가만히 앉아서만 볼 수 없기 때문에 공부 하는 짬짬이 이런 온라인 활동을 하는 거에요."
 
-서명에 동참하신 누리꾼들에게 하실 말씀은?

"어떤 역사적 진보를 이루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받아 들여지는 것을 가능하다고 적극적으로 받아 들이고 이를 실천에 옮김으로서 가능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천만명 서명도 결코 불가능 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단합된 힘을 이번에 본때 있게 한번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명운동에 동참하신 모든 분들께 여러분들이 역사를 바꿔가는 그 주인공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  대형 포탈사이트인 <다음>은 아이디 안단테가 제안한 서명운동으로 인해 서버가 두번씩이나 다운되는 보기드문 광경이 며칠사이에 거듭되기도 했다. 그만큼 국민들의 초유의 관심사인듯하다. <다음> 아고라 토론방은 지난 자정무렵 다운되었다. <다음>은 긴급공지를 통해 이를 해명했다.  ⓒ 추광규  
  
아이디 안단테... 인터뷰 후기
 
김상철 학생은 인터뷰가 끝난 후 곧 바로 학원에 가야 한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부모님은 인터뷰가 끝난 후 통화를 해 인터뷰 기사화를 묻자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 기사가 나가서는 안된다는 거였다. 기사는 그가 사용하는 아이디만 사용해 가명으로 작성하겠다는 양해를 구해 기사화 했다.
 
경기도에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45세의 아버지와 40세의 어머니 그리고 기독교를 믿는 김상철 학생은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이는 옹골찬 학생이었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에 너무나 민감한 이슈에 발을 디딘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는 갖게 했다.
 
기자 또한 아이들의 부모로서 우리 아이가 만약 김상철 학생과 같이 앞장서서 활동한다는 것은 근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였다.
 
<다음>에 올려놓은 150여개 남짓의 그의 다른 여러개의 글을 읽어본 한 사람은 그가 초기의 좁은 시각에서 점차 사고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가 좀더 풍부한 교양으로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앞으로 한국사회의 커다란 동량으로 성장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아고라 청원방 바로가기 ☞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40221

신문고(원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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