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 졸속협성 배후엔 미국 압력이"

'일제강점 36년' 5억달러에 퉁친 박정희, 전쟁 성범죄 '10억엔'에...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1/02 [11:20]

"성노예 졸속협성 배후엔 미국 압력이"

'일제강점 36년' 5억달러에 퉁친 박정희, 전쟁 성범죄 '10억엔'에...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1/02 [11:20]
일제 36년 망국의 한을 단돈 5억 달러에 퉁쳐버린 박정희 군사정권 치하에서의 김종필-오히라 밀약. 마치 그때의 모습이 겹치기라도 하듯 박정희의 딸은 이제 살아갈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일본군성노예피해자 할머니들의 마지막 소원조차 무참히 꺾어 버렸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여기에 대한 분노가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분노해야 할 일입니다. 민족적 자존심을 내 줘 버린 이 정부에 대해 당연히 분노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갑자기 이렇게 일어났을까, 그리고 이번 한일 정부의 일본군 강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 문제가 갑자기 이뤄졌을까 하는 의문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물론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문제의 배후엔 한미일 삼각동맹의 조기 재구축을 바라는 미국의 압력이 있었을 겁니다. 
 
사실, 이 문제의 배후엔 물론 미국의 압력이 있었겠지만, 제가 보기엔 이 문제가 불거진 배후엔 한일관계의 특수성에 대한 미국의 무지, 그리고 무능력의 극치를 달리는 한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맹종, 그리고 일본의 경제적 야욕이 맞물려 있는 특수상황이 존재했다고 추정합니다. 
 
 
저는 가끔 오바마 정권이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가 궁금해집니다. 물론 미국이 한국을 그런 식으로 보고 있는 것엔 오바마의 면전에서조차 자기의 무능과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박근혜의 실수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고 보지만, 너무나 중국을 의식하고, 아시아 정책을 완전히 대 중국 대결무드로 조성해 온 오바마 정부의 안목이 일본을 무조건 지지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일본의 종속 변수 정도로 의식하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결국 한국의 민족감정을 이 정도로 건들 정도라고까지 생각하지도 못한 채 한일관계개선을 계속 요구해 온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일본입니다. 아베는 이번에 한국 정부와 불가역적인 문제 해결에 대해 약속함으로서 국내 정치에서 극우파의 인기는 물론 일본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미지근하게 생각해 온 정치 무관심층에게까지 그의 존재를 강력한 지도자로 각인시켜 놓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부분입니다. 앞으로 아베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겁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한에서의 일제 강점기 배상 문제 해결은 그들과는 별개라고 계속 주장해 온 바, 북한과는 이 문제를 털어야만 관계 개선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도 북한과 알게 모르게 계속해 선을 대 온 일본은 이번에 한국에서의 문제 해결을 선례로 삼으려 할 것이고, 남한과 이 문제를 털어버림으로서 북한과의 협상에 어느정도 힘을 더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일본은 또 북한의 핵문제를 핑계로 언제든지 북한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고, 한국 정부가 북한의 영토에 대해 실효적 지배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일본은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이를 통해 북한에 전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야 합니다. 몇년 전 안토니오 이노키 등 보수 인사들이 북한 땅을 밟았고, 아베의 측근들이 북한을 다녀왔다는 뉴스들도 들려온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과의 이같은 물밑교류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여기에 일본의 속셈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도, 일본도,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 아래서 2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은 이미 잃었습니다.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을 볼 때, 우리가 갖고 있던 제조업에서의 선진적 우위들은 이미 중국에 넘어갔다고 봐야 합니다. 간단한 일례로 반도체나 전화기 같은 경우, 우리가 비교 우위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이미 물량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이 질적 우위를 누리고 있던 조선 산업 같은 경우도 오일 가격의 하락에 따라 수주 취소 사태가 확산되는 등, 우리에게 삭풍 부는 벌판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갈 길은 어디일까요? 결국은 물류입니다. 싱가폴 같은 세계 무역 중심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경제의 살 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과거 노무현 정권과 김대중 정권은 북한과 관계 개선을 통해 철도를 복원시키려 했습니다. 만일 그것이 이뤄졌다면, 우리는 지금쯤 다시 일제시대처럼 서울에서 빠리나 모스크바, 북경을 비행기가 아니라 철도로 갈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이후 남북관계는 망가졌고 철도 복원의 꿈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런데, 더 큰 이익은 화물의 운송에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유럽의 물류가 한국의 부산항까지 와서 일본으로 배를 타고 넘어가는 상황, 그 반대의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부산은 이미 한국의 싱가폴이 됐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일본은 얼마 전부터 한국에 해저 터널을 만들자는 제안을 해 왔습니다. 그 제안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일본을 아시아 물류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일본의 야망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공사를 하고 경제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일본은 한국과의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을 조기에 치워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그것이 일본으로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전향적 입장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됐을 겁니다.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가 개선돼야만 일본의 야망은 이뤄집니다. 그 때문에 일본은 지금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 정부는 미국이 원하기 때문에 무조건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입장을 취했습니다만, 이것은 우리 국운의 중요한 지점 하나를 내 주고서 이뤄지는 것임을 모르고 진행되는 것이란 우려를 지울 수 없습니다. 우리가 동아시아 물류의 중심, 더 나아가 세계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기회 하나가 이런 식으로 날아가 버렸다는 것, 이것은 일본군 성폭력 피해자 분들에 대한 일본의 법적 책임 인정과 사과만큼이나 커다란 문제라고 봅니다. 지금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외교적 무능이 경제적 무능까지 곁들여져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 이것이 이번 일본군 강제 성폭력 피해자 문제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저는 지울 수 없습니다. 
 
시애틀에서... 작성자 권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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