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된 5·18 재단 이사장 취임식

부상자회 등 회원 20여명 "윤광장씨 회원불화 조장" 이유 반발

이학수기자 | 기사입력 2008/05/01 [02:16]

아수라장된 5·18 재단 이사장 취임식

부상자회 등 회원 20여명 "윤광장씨 회원불화 조장" 이유 반발

이학수기자 | 입력 : 2008/05/01 [02:16]

▲ 5.18기념재단 이사장 취임식장이 일부 단체회원들이 연단을 점거하고 소동을 피우는 바람에 큰 혼란 속에서 치러졌다.     
30일 오후 서구 상무동 5·18기념문화관 대동홀에서 열린 제9대 윤광장 5·18기념재단 신임 이사장 취임식이 윤 이사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일부 회원들의 저지로 파행속에 치러졌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20여명은 취임식이 시작하기 전 "윤 이사장의 취임을 반대한다"며 단상을 점거하고 행사 진행을 격렬하게 막았다.

이로 인해 당초 오후 4시에 예정된 취임식은 20여분이 지난 뒤에야 시작됐으며 국민의례와 취임 축사가 이어지는 동안 무대 뒤에서 고성이 들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들 회원들은 또 행사가 강행되자 함세웅 신부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인사말 도중 연단연설을 가로막거나 고함과 삿대질을 하는 등 행사 진행을 방해하여 잠시 동안 취임식이 중단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 소란이 거듭되자  박광태 광주시장을 대신해 참석했던 최종만  행정부시장이 행사  도중  행사장을 급히 빠져 나가기도     
이들의 행사방해로 소란이 거듭되자 최종만 광주시 행정부시장 등 일부 초청 인사들이 행사장을 급히 빠져 나가기도 했다.

함세웅 신부의 축사 뒤 단상을 점거한 회원들은 "윤 이사장이 1980년 5월 항쟁 당시 자신의 안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한 동지들을 버리고 도피한 뒤 자수했다"며 윤 이사장의 이력을 언급하고 "5.18구속부상자회 회장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회원들의 화합에 조정자 역할은 하지 못하고 오히려 회원들의 불화에 앞장 섰다"고 비판했다.

▲ 5.18구속부상자회 관계자가 윤광장 신임 이사장을 단상에서 끌어내리고 있다(좌측),  함세웅 신부가 축사 도중 회원들에게 (우측)     
이 장면을 지켜본 손 대표는 축사에서 "5.18기념재단의 자부심이 클수록 그에 따라 말도 많고 의견도 많기 마련이다"며 "이런 아픔 속에서 진행되는 취임식을 계기로 5.18기념재단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축사를 하고 있다    
손 대표는 구속자회 회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재단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바람에 행사가 시작된 뒤 10분 이상을 입장하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식 취임한 신임 윤 이사장은 "5·18민주화운동 이후부터 지금까지 5월 정신을 지켰던 만큼 앞으로도 5월 정신을 계승하는데 노력하고 5·18 30주년을 준비하는데 디딤돌이 되겠다"고 밝혔다.

5·18 마지막 수배자인 고 윤한봉씨의 형이기도 한 윤 이사장은 지난 2월 전임 이홍길 이사장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퇴서를 제출함에 따라 지난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제9대 이사장으로 선출됐으며 오는 12월까지 이사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한편 구속부상자회 회원들은 "윤광장 이사장 선임은 다수 회원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며 "5.18단체 회원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이사장은 1980년 오월 항쟁당시 목숨을 걸고 투쟁한 동지들을 버리고 도피했으며, 미리 내정돼 형식적인 이사회를 거쳐 취임했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 이들은 “회원들의 화합과 조정자 역할을 회피하고 오히려 사건 당사자인 것처럼 소송을 제기했다”며 윤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날 소동을 지켜본 일부 인사들은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할 당사자들이 불만이 있다고 해서 외부 초청인사까지 와 있는 취임식을 아수라장으로 만 들 수 있느냐”는 따가운 비판과 함께 “재단이 운영과정에서 소외된 일부 단체 및 회원들을 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한다”는 반성론도 동시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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