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발언논란, '역사전쟁'은 계속된다

박씨 도데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바른 역사관을 세워야 할 때...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8/02 [01:33]

박근령 발언논란, '역사전쟁'은 계속된다

박씨 도데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바른 역사관을 세워야 할 때...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8/02 [01:33]
두 사람이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더라도 연예 시절의 기억은 다르게 남는다. 자신의 입장에 서서 지난 사실들을 바라보며 사실 그 자체를 재정의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상대와의 연애가 아름다웠던 사람은 그에 대한 기억도 아름답지만, 연애가 피곤하고 괴로운 일이었던 사람은 연애에 대한 기억 역시 그 감정처럼 부정적인 것으로 남는다.
 
이처럼 기억이란 본래 자의적이다. 나의 입장, 경험, 감정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기억은 달라진다.
 
기억의 총합이라고 할 역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제강점기 35년, 많은 사람에게 이 시절은 나라를 빼앗기고 우리 동포가 핍박을 받았던 통한의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일제에 부역하며 호의호식한 사람들에게 이 시절은 부귀영화를 누렸던 호시절로 기억된다. 해당 시대를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그 시대에 대한 기억이 다른 셈이다. 그리고 이들의 기억은 후손들에게 전달되며 기억에서 기록으로, 기록에서 역사로 나아가려 한다.
 
보수정권이 들어선 뒤, 근·현대사에 대한 입장 차를 두고 물 밑에서 적지 않은 싸움이 벌어졌다. 뉴라이트라는 세력은 대안 교과서,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펴내며 기존의 역사관을 뒤집고 그들의 기억, 그들 윗세대의 기억을 역사로 재규정하려 했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여기에 기초하고 있다.
 
과거에 대한 이들의 기억은 대중의 그것과는 정말로 달랐다. 심지어 이들에게는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이 테러리스트였고, 일제 강점기 35년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부른 성장과 기회의 시기였다. 이러한 기억들이 아직도 남아 기존의 역사를 뒤집으려 하는 것은 우리가 단 한번도 친일부역 세력을, 독재 부역 세력을 척결하지 못했던 이유가 크다. 이것이 지금 일어나는 역사 쿠데타, 역사 전쟁의 배경이며, 앞으로도 이들과의 역사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어제 난 또 한 번 역사전쟁의 흔적을 목격했다. 일본군 장교 출신의 대통령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씨를 통해서다. 박근령 씨는 일제에 부역했던 그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일제의 추억 때문인지,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하며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훼손시키는 발언을 했다.
 
박 씨는 일본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와의 대담에서 한국 정부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계속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며, 일본인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개입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지금은 OECD 국가 중 15위 안에 드는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라며 "위안부로 끌려가서 고통받은 분들, 이젠 (우리) 정부가 잘 보살펴 드려야 할 때가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게 사리에 맞는 얘기일까?
 
우리가 과거사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것은 일본이 최근 우경화되고 있는 탓도 있지만, 그들이 지난 시간 했던 사과들이 계속 번복이 됐던 이유다. 구체적인 사과가 이루어진 적도 없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제2차 대전 당시의 전범자들을 한 곳에 뭍어두고 매년 참배를 하는 일본에 대해 그 피해자인 한국 국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박 씨는 태도는 쉽게 말하자면, 지난 시절 주변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준 전쟁 범죄자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조상이니 뭐니 하며 감사를 드리고 있는 이웃 국가는 괜찮고, 그들 범죄자에 의해 피해받은 당사자, 후손들이 이러한 모습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당하며,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거 이상한 일 아닌가? 대체 박근령 씨는 어떠한 역사관 - 역사관을 넘어 상식이 있기는 할까? - 을 가지고 지난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가.
 
어느 시기에 대한 감정이 다르면, 그 시대에 대한 기억 역시 다를 수 있다. 기억이나 역사는 사실이 아닌 감정과 이해관계에서 비롯된다. 박근령 씨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일본에 대한 어떠한 기억을 갖고 있는가. 더 정확히 말하면 어떠한 감정을 물려받았는가. 그 기억 속에서 그녀에게 우리 민족이란 일본 민족인가, 한국민족인가? 그리고 그 시대의 피해자와 가해자는 각각 누구인가. 혹시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닌 시혜자(일본)와 수혜자(한국)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신채호 선생은 일찍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관점의 역사는 민족의 미래는 물론, 현재와 과거마저 망친다. 역사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친일,독재 세력의 부역자, 그리고 그들의 후손이 지닌 역사관을 기초로 한 역사쿠데타를 통해서.. 
 
이 쿠데타를 진압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바로 세워야만 우리 민족에게 보다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다. 
 
프레스바이플김순종닷컴 http://kimsoonjong.com/667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 도배방지 이미지

박근령 일본 역사왜곡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