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내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몽골리포트5] 새 식구 환영하고 한명 보내며 환영 겸 송별회

윤경효 통신원 | 기사입력 2008/04/02 [10:47]

“가만히 내안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몽골리포트5] 새 식구 환영하고 한명 보내며 환영 겸 송별회

윤경효 통신원 | 입력 : 2008/04/02 [10:47]
▲ 날쌘돌이 다와팀장이 사다리도 없이 지붕 위로 올라가 서울에서 보내온 몽골어와 영어로 된 플래카드를 기존의 간판 위에 덮어씌우고 있다.     ©윤경효
새로운 식구들이 한꺼번에 3명이나 생겼다. 한국에서 KOICA NGO봉사단원 2명이 왔고, 바야르팀장 후임으로 몽골인 활동가 1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아파트에도, 사무실에도 새 식구들의 활기와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서울에서 보내온 간판을 달고 나니, 마음 뿌듯하다.

비자서류 준비 때문에 분주한 한 주였지만, 새 식구 환영식과 바야르팀장의 송별회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
 
“소통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니...”
 
지난 5년여 동안 지방의제 운동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사람들과의 소통과 감성 교류. 모든 일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그 사람들과의 소통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니, 그 때를 놓치면 만사가 뒤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 선배들의 끝없는 조언이었음을 나는 기억한다.
 
목요일 저녁 6시, 하루일과를 서둘러 마치고 사무국 회식을 위해 시내 중심가에 있는 ‘브로이하우스’를 찾았다. 서양식 호프&레스토랑인 브로이하우스에는 인근의 서양친구들이 자주 찾는다고.
 
 <푸른아시아 몽골지부 사무국 식구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와팀장과 KOICA NGO 봉사단원 이재권 선생. 다와팀장은 몽골 국립 농대를 졸업하고 지방공무원으로 일하다 아비르메드국장의 추천으로 푸른아시아에서 일하게 됐다. 바양노르 조림사업을 총괄하며 손재주가 좋은 성실남. 이재권 선생은 민주화운동가로 젊은 시절을 보내고 4년 전 지리산으로 귀농 했는데, 오기출 총장과의 인연으로 몽골 농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양노르에서 주민운동을 펼칠 텐데,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아무도 모른다고...^^;;
KOICA NGO 봉사단원 박은희씨(왼쪽)와 새로 채용된 몽골직원 세케. 은희씨는 인천녹색연합에서 2년 동안 환경교육 활동을 한 26살 아가씨. 1년 동안 몽골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해 푸른아시아와 함께하게 됐다...^^. 세케는 울란바타르대학 한국어과 4년생으로 올 6월에 졸업하는 21살 꽃띠 아가씨. 지구촌나눔운동 조소장이 소개했다. 몽골-한국 정상회담 때 대통령 통역하는 게 꿈. 한국과 몽골의 시민사회를 이어주는 가교가 될 수 있기를...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푸른아시아 활동을 그만두는 바야르팀장.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바야르는 정 많은 27살 유부남. 모델 뺨치는 외모(왼편 작은 사진)로 여러 여인들 마음을 설레게 했건만, 지금은 귀여운 곰돌이 푸우... 몸은 떠나지만 마음만은 푸른아시아와 함께 하기를...^.^
실무자에서 관리자로 거듭나야 과제가 내 앞에 있다. 한없이 가벼울 수도, 무거울 수도 없는 자리. 모든 것이 도전인 몽골에서 중심을 잃지 않게 하소서... ©윤경효

몽골지부 식구들이 처음으로 모두 모여 웃고 떠들었다. 떠나는 사람, 새로 온 사람 모두 새로운 삶의 도전 앞에서 흥분되었다. 따뜻한 조언과 감사의 말들이 오갔고, 오랜만에 모두들 거나하게 취했다. 맥주 약 6리터, 데킬라 0.5리터를 비워냈다....^^;;

바야르팀장이 지난 1년 동안 무척이나 원했던 자리였단다. 지난 1년 동안 바야르팀장과 다와팀장 단 둘이었으니 외로울 만 했다. 이제 식구들이 늘어나 신나게 일할 수 있을 텐데, 함께 느낄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비록 실무자로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푸른아시아의 대외협력 자문위원이자 제1호 후원회원이 되어 함께 하겠노라 다짐하는 바야르팀장을 보니, 그저 고맙고 든든하다.

▲ 몽골지부 식구들의 즐거운 회식모습.     © 윤경효

 
모두들 기분이 좋았는지, 내친김에 노래방까지 가서 새벽 2시까지 광란의 밤을 보내고야 말았다... 헐~
 
새벽 2시까지 광란의 밤을 보내고
 
토요일 늦은 아침. 오늘은 커튼도 빨고 집안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먼지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커튼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니, 물이 시커멓다. 2번씩 세탁하고 나니,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커튼 색깔이 다르다.

▲ 환영식 겸 송별회 2차. 노래방에서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며 광란(?)의 밤을 보냈다.     © 윤경효

 
베란다에 가득 쌓인 먼지를 청소하고 벽에 들러붙어 있는 먼지를 있는 힘껏 닦아내면서 내 지친 마음도 함께 달래본다. 한 달여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미처 마음을 돌볼 여지가 없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신호가 오는 듯하다.

자기관리가 힘들었다는 조소장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오늘은 가만히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겠다.
 

 
대초원에서 유라시아 환경보고서를 띄우던 경효.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해 말레이시아, 태국, 버마, 캄보디아로 1년여 장도의 동남아시아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기행문을 써온 제가 이번엔 영국 쉐필드에 왔습니다. 쉐필드대학 석사과정에서 공부하려고요. 이젠 유학일기로 관심을 좀 끌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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