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정초 몸으로 쓴 ‘부시 탄핵’

한 택시 운전자 조직, 오션비치 백사장 1200명 몸눕혀 200미터 글씨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01/12 [19:17]

샌프란시스코, 정초 몸으로 쓴 ‘부시 탄핵’

한 택시 운전자 조직, 오션비치 백사장 1200명 몸눕혀 200미터 글씨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01/12 [19:17]
코드핑크 등 반전평화단체 도움

 자유와 젊음의 도시인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60년대 ‘히피’와 ‘반전’의 본고장으로도 유명하죠.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의원(민주당)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고요. 이 곳 주민 1천여명이 정해년 새해 찬바람을 맞으며 넓고 아름다운 태평양 연안 오션비치에 모였답니다. 왜냐구요? 자신들의 몸으로 ‘부시 탄핵’을 외치려고요.

 이라크전쟁으로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이 10만명이 넘게 희생된 건 아시죠. 미국인들이 그렇게 아끼는 미군 사망자도 3천명을 넘었군요. 결국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 정권은 유권자의 미움을 사고 말았죠. 지난 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낸시 펠로시를 필두로 한 민주당의 공세에 무너져 내렸죠. 헌데 부시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모양입니다. 엇 그제 다시 ‘2만명이 넘는 군인 증파’를 요구했군요.

▲샌프란시스코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 beachimpeach.org


 
▲평화 엠블램을 든 이들이 활짝 웃는군요.     © beachimpeach.org
 
▲한 젊은 여성도 환호성을 외치는 군요.     © beachimpeach.org


아름다운 이들이 오션 비치에 모여든 때는 지난 6일(토요일)이군요. 미 의회 권력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이틀 뒤입니다. 4일 새 상하원 의회(민주당 주도)가 공식 출범했거든요. 평화를 사랑하는 이 곳 사람들이 그냥 말 수야 있나요.

 오전 10시 30분. 글씨를 몸으로 쓰기로 한 미국인들이 1천2백여명이 넘게 모여들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30분간 글씨 쓰기 작업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11시를 조금 넘은 시각. 광활한 백사장을 빛낼 아름다운 글씨가 완성됐군요.
 
‘I M P E A C H’(탄핵).

 
▲'Impeach' 이벤트 계획을 써놓은 판이 보이는군요.     © beachimpeach.org


 
▲글씨를 쓰며 참여자들이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군요.     © beachimpeach.org


 
▲자 글씨가 돼 가나요. 연습을 해봅니다. 개도 나왔군요. '평화의 개'.     © beachimpeach.org


 글씨의 세로 길이는 30여미터, 그리고 총 가로 길이는 200여미터. 지상에선 전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회조직위에서 헬기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비디오로 촬영을 시작합니다. 아 1200명이 몸을 눕혀 쓴 평화사랑 글씨. 눈물이 나는 군요. 저만치서 마린반도를 잇는 금문교가 활짝 웃는 듯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궁금증이 안 풀린 게 하나 있죠. 그렇습니다. 누가 이 일을 했냐는 거죠. 놀라지 마세요. 한 택시 운전자가 그 주인공입니다. 브래드 뉴솀(beachimpeach.org)이라는 분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반도)에서 본토 쪽으로 다리를 건너 오클랜드에 사는 군요. 작가이기도 합니다.

 
▲글씨가 돼 갑니다. 1천2백여명이 참여했습니다.     © beachimpeach.org


 
▲이제 모두 자리에 눕습니다. 곧 헬기가 촬영을 시작할거니까요.     © beachimpeach.org


 
▲다 돼 갑니다. '탄핵'이 곧 완성됩니다.     © beachimpeach.org


 왜 그랬는지 당연히 궁금하죠. 브래드 뉴솀은 이렇게 말했군요. “부시 대통령은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전쟁의 재앙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헌법을 무시했죠. 그는 이제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낸시 펠로시여 힘내서 그를 쫓아내세요.”

 지난 중간선거 뒤 과반수의 미국인이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죠. 한 정치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수행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법원의 영장 없이 시민의 전화를 도청한다면, 당신은 그 책임을 물어 탄핵하는 데 동의하시겠습니까, 아님 반대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는데 5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는 군요.

 
▲드디어 완성됐군요. 눈물이 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캘리포니아인들. 새해 소망을 태평양이 시작되는 바닷가에서 몸으로 써 보였군요.     © beachimpeach.org


 이날 행사에는 많은 이들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 많이 모여 사는 라틴아메리카 인들도 꽤 많이 참여했다는 군요. 브래드 뉴솀의 이번 이벤트를 돕기 위해 ‘코드핑크’ 등 반전평화 NGO들이 행사 조직화에 참여했답니다.
/최방식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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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놈 2007/01/17 [14:24] 수정 | 삭제
  • 부시 탄핵 해야해. 무고한 사람 많이 죽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