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원뿐인 이한테 세뱃돈 받고 싶었나”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세배한 원희룡 의원에 질책

데일리서프라이즈 | 기사입력 2007/01/12 [11:51]

“29만원뿐인 이한테 세뱃돈 받고 싶었나”

박용진 민노당 대변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 세배한 원희룡 의원에 질책

데일리서프라이즈 | 입력 : 2007/01/12 [11:51]
한나라당 대선경선에 뛰어든 후보 가운데 여야의 비난에서 가장 자유로운 후보를 꼽으라면 원희룡 전 최고위원일 것이다. 민주노동당 역시 원 의원에 대해서는 비판적 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시켜왔다. 그러나 원 의원이 2일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 ‘황태’를 선물하고 세배를 하자,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무거운 목소리로 질책하고 나섰다.

3일 박 대변인은 각종 정치현안 브리핑을 마친 뒤 A4 3장에 달하는 편지형식의 논평을 들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것을 언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며 입을 열었다. 박 대변인은 기자들을 향해 “원 의원이 전두환 씨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세배한 것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며 “개인적으로 상당히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박 대변인은 “뻔뻔하게도 29만원 밖에 없다고 하는 그(전두환 전 대통령)였으니 세뱃돈 받을 생각으로 간 것은 아니었을 터이고, 혹여 대선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이라도 받아 한번 떠 보자는 요량으로 간 것이었다면 큰 실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당은 다르지만 원 의원의 행동과 말을 주목하고 비판을 삼가 왔다”며 “젊은 의원답게 도전에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적극적이기를 기대했다”는 말로 그동안 원 의원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자신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컴퓨터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스타크래프트 광을 자처하며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이 가득한 스타크래프트 경연장에 참여하는 모습도 약간의 부러움과 함께 긍정적 시각으로 지켜보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이러한 원 의원이 대선출마를 결심했을 때 의미 있게 보고 마음의 박수를 보냈다”면서 “한나라당의 부족한 2%를 찾겠다고 한 그의 도전이 성공하기를 바랐다”고 그동안 개인적으로 원 의원에게 가져왔던 감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2일 황태를 들고 전직 대통령을 방문한데 이어 전 전 대통령에게 세배한 것에 대해 박 대변인은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두환 씨가 그 스스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자입니다. 그보다도 그런 자를 단죄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가, 그의 손에 무참하게 죽어간 광주의 착한 시민들과 당신의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에게 머리 조아릴 자격조차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 대변인은 원 의원의 행동에 대해 “대선도전이라는 아름다운 모습이 추잡한 정치모리배의 굴신으로 변해 버린 순간”이라고 혹평하면서 “스스로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무언가 화합의 모습을 만들고 독재자도 용서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 학생운동권 출신 후배로서 한마디 하겠다”고 쓴 소리를 건넸다.

“당신이 정치하는 이유도, 내가 언제까지 가시밭길일지 모르는 민주노동당에서 기꺼이 활동하고 있는 이유도 광주항쟁이 우리에게 남긴 거대한 역사의 부채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광주가 남긴 역사적 부채를 청산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선에 나가서 변신과 이벤트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조차 용서되지는 않습니다. 다른 무엇을 해도 좋지만 원희룡 의원은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박 대변인은 이날 논평 말미에 “당신에게 전두환은 미래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당신이 전두환에게 머리를 조아린 날은 ‘희망과 도전’이라는 당신의 대선출사표가 쓰레기 조각이 되고 정치인 원희룡이 정치꾼 원희룡이 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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