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 추락참사, 정신못차린 안전대책”

헛구호로 그치는 정부 안전대책, 근본적이고 실효성있는 정책 제시를

이영일 | 기사입력 2014/10/19 [01:11]

“환풍구 추락참사, 정신못차린 안전대책”

헛구호로 그치는 정부 안전대책, 근본적이고 실효성있는 정책 제시를

이영일 | 입력 : 2014/10/19 [01:11]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공연 참사로 16명이나 되는 소중한 목숨이 허망하게 숨졌고 몇 명의 중상자들이 사경을 헤메고 있다. 행사를 담당한 경기과학진흥원 선임행정원이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아직 마음의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이번 참사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명백하다. 누가 봐도 명백한 인재(人災)에다 그 사망의 과정이 너무나 어이없기 때문이다. 정식 공연장도 아닌 광장에 번쩍거리는 무대하나 조립해놓고 축제를 한다며 인기걸그룹 공연을 틀어대는데 사람들이 구름같이 안 모일리 없다. 환풍구 자체가 사람들이 올라가면 안되는 곳이라지만 현란한 조명에 익숙한 노래와 현란한 댄스로 무장한 걸그룹 공연을 보기 위해 그곳에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다는 예측을 하기는 충분하다.

 

사람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안내판이나 시설물이 없었다면 사고를 방지하거나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위해 공연장 주변 답사는 필수적이고 그에 대한 대비 또한 행사를 준비하는 측이 반드시 이행했었어야 할 조치가 분명함은 야외행사 한두번 해본 사람들 사이에선 너무나 당연한 절차이자 의무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기본적인 과정이 생략되었다면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행사 주최측의 안이한 준비 과정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누구 책임을 따지기 앞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이렇게 설마, 대충대충, 안전불감, 복지부동이 계속 반복되느냐는 것이다. 안전요원은 폼으로 배치하는 관행도 이번 참사를 불러온 원인중 하나. 대부분 야외 행사의 경우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는 하지만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유니폼을 입히고 요소요소에 세워놓는 수준이 우리 행사 문화의 고질적 병폐다. 그나마 철저한 교육이라도 시켜야 하지만 안전교육은 미비할 따름이다. 

  



세월호 사건이후 정부는 물론 온 나라가 안전을 외치며 갖가지 대책을 쏳아놓으며 호들갑을 벌였지만 결국 그것마저도 물거품이 되어 땅으로 꺼져버린 듯한 이번 환풍구 추락 참사앞에 도무지 무어라 말을 해야할지 깊은 자괴감이 앞선다. 안전이 구호로만 끝나지 않고 국민의 생명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만들기 위해 이번 참사로 숨진 고귀한 인명앞에 정부는 깊은 고민의 결과물을 제시하길 촉구한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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