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싸움 시작, 야당시절이 그립소?"

[댓글언론] '총선공천 자격' 박·이 대결에 누리꾼들 한마디씩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2/02 [14:55]

"밥그릇싸움 시작, 야당시절이 그립소?"

[댓글언론] '총선공천 자격' 박·이 대결에 누리꾼들 한마디씩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2/02 [14:55]
부패전력자의 공천을 불허하는 당규를 둘러싼 한나라당내 갈등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명박계와 박근혜계의 갈등이 한번에 드러났고 자칫 집단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끈 요소다.
 
갈등의 불씨가 된 당규 3조 2항은 지난해 한나라당이 '금품공천' 논란 속에서 4.25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뒤 당시 선거 참패로 사퇴 압박을 받던 강재섭 대표가 "부정부패 연루자는 절대 공천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당규에 넣도록 지시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면, 복권 등 특별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와 결국 지난해 9월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후에 단서조항을 없앤 채 상임전국위원회를 통과했다.
 
문제는 3조 2항이 '뇌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으로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된 경우'로 공천신청 제한자를 구분했지만 범죄와 형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 99년 알선수재 혐의로 1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친박 계열 김무성 최고위원의 공천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친이 계열과 친박 계열의 갈등이 폭발했다.
 
강재섭-이방호의 '사퇴 공방', 누리꾼 관심
 
▲ <미디어다음>에 실린 노컷뉴스의 관련기사     © 인터넷저널

친박 계열의 강재섭 대표는 31일 밤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로서 사무총장과 함께 일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이방호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유일하게 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상임전국위가 유권해석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이 당선자는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분별없이 설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도 했다.
 
이에 친이 계열인 이방호 사무총장은 1일 오전 "본인이 당 쇄신을 약속하고 직접 만들고 밀어붙인 당규를 특정인 때문에 허물려는 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 면서 강 대표의 사퇴 요구에 반격을 가했다. 또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서도 "그 동안 원칙을 강조하면서 당규대로 하면 된다고 했고 우리는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이와 친박의 전면전으로 번진 한나라당의 갈등에 누리꾼들도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디어다음>에 담긴 노컷뉴스의 기사는 1일 오전 동안 5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10년전의 그 뿌리가 어디 갔겠어?"

일단 누리꾼들은 당내 갈등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권을 쥐어줬더니 밥그릇 싸움만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한나라당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강재섭 대표의 찬성하는 측과 이방호 사무총장에 찬성하는 측의 공방도 있다. 원칙대로 공천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이방호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이들과 원칙을 빌미로 친박 계열에게 '이중잣대'를 재고 있다며 강재섭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의 팽팽한 논쟁이 벌어졌다.
 
여기에 제기된 또 하나의 주장은 '선거법 위반'도 공천신청 제한에 포함시켜야한다는 것. 이는 현재 친박 계열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친박 측은 선거법 위반 대상자가 친이 계열에 많기 때문에 이 조항을 넣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누리꾼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 아주 잘하고 있어요. 아주 좋아~ 이제 슬슬 밥그릇 싸움 시작해야지. 10여년전 그 뿌리가 어디 갔겠어? 이제 국민들이 비리와 범죄와 당선자의 비도덕성까지도 감수하면서 표 몰아줬으니 멋있게 한번 싸워봐."(바울),  "정치도를 터득하라. 강한 그룹에서도 부드러움이 동행해야한다는 진리를 터득하라. 지금까지 한솥밥 먹었으면 사랑할줄도 알아야지."(보고픈얼굴), "386이 문제가 아니네.. 두 사람 설치는 꼬라지보니... 니들도 틀렸네... 취임하면 그 꼬라지 어떻게 보냐?"(부마)
 
 

"실망스럽다. 함께 힘을 모아 대통령 만들어놓으니 이젠 밥그릇 싸움... 차라리 둘 다 물러나라. 안 그러면 총선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을 것이다."(신상현), "예전 전철을 밟는구만... 대선 끝나고 새 집권세력들 당명 바꾸고 철새정치인 몰아 다른당 만들어 집권하더만... 한나라당은 안 그럴 줄 알았더니 똑같네..."(개구장이), "야당시절 잊지못하는 거 아니야? 한나라당 다시 야당으로 돌아가야겠다... 정권 잡았으면 동료애를 지키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지, 벌써 오만해져가지고..."(터프가이)
 
"당헌당규대로 해야지, 왜 떼를 쓰시나"
 
이방호 사무총장의 손을 들어준 누리꾼들의 글이다. "적반하장. 강 대표가 물러나시는게 순리가 아닐까요? 스스로 만든 것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당을 이끌고 후배들을 가르치겠습니까? 규칙이 무엇인지 공부하세요."(천지인), "법대로, 원칙대로 해야지. 한나라당식 떼법으로 하려니... 강재섭은 실수했다. 밀실에서 나눠먹기하려다 안 되니까 사퇴하라고 하고... 무슨 골목패거리뽑나?"(보초병), "자기들이 만든 당규대로 하겠다는데 왜 말이 많어? 당헌당규는 대외 홍보용 전시물이었남? 혹시 그 계파엔 전과자만 있소?"(hope)
 
"당헌당규대로 하겠다고 수없이 떠들면서 막상 할려고 하니 걸리는 게 많았나? 뭐땜시 당헌당규 만들어서 집안 쌈질이여? 법대로 해야 한나라당이 살지!"(하루방), "이방호씨, 밀어붙이시오. 강재섭이나 박근혜가 한나라당 떠나도 깨끗한 공천 대기자 많습니다. 이 참에 젊은 피로 물갈이합시다."(hope)
 
강재섭 대표의 손을 들어준 누리꾼들의 글도 있다. "원칙? 그럼 선거사범도 다 공천하지 말아라. 아주 명확하게 당헌당규를 지켜야지... 이명박 사람은 느슨하게 하고 박근혜 사람은 아주 정확하게 재는 이중잣대로 재진 말아야지."(내사랑), "이 당선자 측근들 많이 당선시키는게 당선자에게 힘을 주는 일이라 생각되지 않네요. 내 밥그릇 많이 챙기는 것보다 양보하고 보듬는 게 당선자를 돕는거죠."(도용하네)
 
"뭐가 원칙인데? 비리자를 대통령으로 추대한 것은 괜찮고? 말로는 그럴싸하지만 이게 다 정적을 없애려는 술수다. 어떤 게 비리인가? 국민을 속이는 게 비리아닌가?"(우수수), "방호님, 정치는 융통성있게 하세요.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오. 적 만들고 한나라당 망칠셈이오?"(jby0437), "내가 이명박 당선자를 지지하고 당원도 아니라 특별히 어느 편도 아니지만 지금 이방호 총장은 안하무인이고 오만하다. 잘 나갈때 조심하라는 말처럼 절제를 해야지..."(일레븐)
 
"잘나갈 때 조심하라잖소, 절제들 해야지"

'선거법 위반 포함'을 주장한 누리꾼들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형평에 어긋난다. 적용하려면 선거법 위반도 적용해야지. 이걸 빼놓고 하는 건 저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공정치 못하다는 건 일반인들도 인식한다."(미우), "원칙이란 말을 모독하지 마라. 원칙은 입맛대로 갖다 붙이는 게 아니다. 다수를 양보하며 공정하게 심사하랬더니 자파들 소속의원 다수 포함된 선거법은 부정부패가 아니라고?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진아아빠), "원칙대로라... 죄질이 더 나쁜 선거법을 쏙 빼놓고 자기들끼리 만든 당규를 두고 원칙대로? 속보인다... 하늘이 보고 땅이 보고있다..."(태백산)
 
공천을 놓고 벌이는 한나라당 계파 갈등을 바라본 누리꾼들은 정권을 쥐어주자마자 밥그릇 싸움만 한다면서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있다. 자리 싸움만 일삼는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또 봐야 한다는 것이 누리꾼들에게는 고역인 셈이다.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는 한 누리꾼의 글이다. "바람 잘 날 없군... 대통령이 몇 번 바뀌었지만 요번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원회부터 한나라당까지 정말 못봐주겠다. 이렇게 요란스런 인수위원 활동도 처음 본다... 에그, 5년동안 통합신당 태클 걸더니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네..."(따뜻한 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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