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제발 어른들을 용서해다오"

[댓글언론] 알몸체벌 보도에 누리꾼 분노, 교육환경 개선 주장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1/30 [11:14]

"아이들아, 제발 어른들을 용서해다오"

[댓글언론] 알몸체벌 보도에 누리꾼 분노, 교육환경 개선 주장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1/30 [11:14]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한겨울 알몸체벌'이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나섰다.
 
29일 <오마이뉴스>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한겨울에 5살 가량의 어린이를 발가벗겨 문 밖에 세워두고 방치한 것을 찍은 사진과 그 전에도 두어차례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증언을 토대로 어린이집에서 '알몸체벌'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댓글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특히 이 어린이집이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다니는 구립 시설이었고 방치된 장소가 추락 위험이 있는 2층 난간이었다는 것 또한 누리꾼들에게는 충격이었다.

▲ <오마이뉴스>의 관련기사     © 인터넷저널

이 소식을 전한 <오마이뉴스>에는 15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어린이에게 잔인한 벌을 내린 교사와 어린이집 관계자의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특히 '자녀를 가진 부모'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가해자에게 똑같이 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체벌을 준 교사만 추궁하기보다는 어린이 교육의 잘못된 방식을 살펴보고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는 글들도 있었다. 이의 미래를 걱정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글들도 보였다.
 
알몸체벌을 한 교사와 이를 묵인한 어린이집 관계자를 비난한 글들이다. "짐승도 안 그러는데 나라지원 받는 사람들이 저러니... 이 추운날 어린이가 잘못했다고 해도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럴 수 있을까? 담당 업무자는 조사 실시해서 고소해라."(겨레아버지)
 
"아이에 대한 교육을 떠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네요. 가해자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습니다. 누가 저런 곳에 아이를 맡기겠습니까?"(바다의 달), "이건 원장이 방조해서 벌어진 일... 이 원장과 교사는 정신병원에 보내서 치료를 받아야겠다. 아이들이 폭력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을 생각하면..."(테라)
 
교사에게만 책임을 지울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교육 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의 글이다.  "전문적인 보육이 부재한 현실... 문제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메뉴얼에 따라 교사가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교사 책임만 추궁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작은자)
 
"이런 시설 다시는 문 못열게 해야지..."
 
"담당 교사가 다 뒤집어쓰고 나가면 곤란하지... 이런 시설의 원장이라면 아무리 애 맡길 곳이 없어도 다시는 문을 못열게 해야지... 이러면서 애 낳으라고만 하나?"(심심회), "차제에 교사 자격증 남발하지 말고  보육 예산 대폭 늘려라. 교사 처우가 개선되는 게 우선이다."(mmimmi)
 
누리꾼들은 체벌을 당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 "아이는 어떤 경우라도 핍박받으면 안 된다. 난 아직도 어릴 때의 모욕감을 갖고 있다. 평생 증오를 만들지 말기를..."(박철훈), "내 아이도 아닌데 눈물이 난다... 끝까지 사실을 파헤쳐서 죄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사죄하는 길... 이 사진을 계속 쳐다볼 수 없다..."(알로라)
 
"이건 힘없는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받을 상처가 문제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가지고 평생을 산다고 생각하면..."(아오스딩),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밖에 없는 엄마로써 가슴이 아픕니다. 대안이라곤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는 길밖에 없는 대한민국이 정말 미워지네요..."(bliss), "빨가벗겨 내쫓는단 말은 들었지만 현실이라니... 내 자식도 저런 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뛰어서 일을 못하겠네요..."(엔조)
 
누리꾼들에게 알몸체벌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내 자식이 당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 이번 사건에 대한 강력한 분노로 드러났다. 아울러 교육을 맡은 교사들의 처우 개선과 무분별한 자격증 남발 등도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우리애도 보내는데, 엄마로 가슴 아파" 

한 누리꾼이 아이에게 쓴 글이다. "어른들은 마음이 깨끗지 못해서 돈의 많고 적음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무시한다. 너의 엄마 아빠가 사진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겠지만 어른들은 원래 금방 분노하고 또 잊어먹는다. 너희들에게 부끄러운 나라를 만들면 안 되는데 나는 오늘 자신이 없구나. 부디 이 어른들을 용서해다오."(심판의 계절)


  • 도배방지 이미지

알몸체벌, 어린이집, 누리꾼 분노 관련기사목록
댓글논쟁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