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부동산을 보는 젊은이들의 눈물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9/07 [01:20]

서울의 부동산을 보는 젊은이들의 눈물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9/07 [01:20]
저는 30대 후반 가장입니다. 자식하나 낳고 알뜰살뜰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살아봤고 (경기북부, 경기남부, 강남, 강북), 많은 주거형태에서 살아봤으며(하숙집, 고시원, 저급빌라, 호화빌라, 단독주택, 오피스텔, 소형아파트, 대형아파트, 초대형 주상복합), 집도 가져봤습니다. 지금은 속편하게 아파트 전세삽니다.
 
주거지를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강남의 나의 직장 코앞에 있는 높은 층수의 아파트에 사는 것이죠. 교통편하고 생활수준 높고. 그런데 이게 참 돈이 많이들기때문에 99%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하지요.
 
그다음으로는 서울과 붙어있는 살기좋은 지역의 경기도에서 넓은 아파트 살며 1시간 반 정도 서울로 출퇴근 하는 겁니다. 이럴 경우 나머지 가족들의 생활만족도는 강남보다 더 높지만 가장들의 출퇴근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이도저도 안될 경우는 강북이나 주거여건 나쁜 경기도지역에서 원룸이나 오피스텔 살며 먼길 출퇴근 하는 것이죠. 집이 좋건 나쁘건 간에, 직장이 가까우면 가장들은 행복하지만 가족들 위해 희생하며 먼길 출퇴근 하는 것이죠.(하루에 3시간 출퇴근한다고 하면, 수면시간 3시간 줄어드는 것과 똑같습니다.)
 
문제는, 위의 어떠한 경우를 살펴본다고 해도, 최소한 전세금 기준으로 결혼해서 애가 없는 경우는 1억, 애가 있는 경우는 2~3억원은 비용이 든다는 점입니다. 월세로 돌리면 초기비용은 줄어들지만 월급을 모으기가 힘들기 때문에 갈수록 생활수준이 악화되고 결국 길게 보면 비용이 더 들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결혼할때 1~3억을 척하니 자기집에서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드라마에서 재벌만 나오고 예능프로 연예인들 연소득이 얼마네 해서 우리가 무디어진 것이지 사실 그럴 수 있는 집은 전체의 20% 정도밖에 안된다고 봅니다.
 
즉, 우리나라의 주거여건은 경제적 상위 20% 이내 가정의 자식들만 결혼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상위 10% 정도 안에 들어야만 자식도 낳고 그나마 모양새 있게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젊은사람들은 다 알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에는 신부들이 신랑 스펙을 안보고 시부모 재산상황만 관심두고 있습니다. 이게 당연한 겁니다. 욕하면 안되요.
 
명문대 의대, 법대 나와서 의사, 판검사, 변호사 평생 해도 집값에 비하면 소득이 얼마 안되니 그냥 부잣집 고졸 신랑 만나는게 여러모로 이득입니다. 판검사, 의사, 교수 10년해도 대부분 강남에 좋은 아파트 못삽니다.
 
한국사회에서 개인이 쌓을 수 있는 최고의 스펙과 직장마저도 강남 집한채에 비하면 초라해지는 것입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제가 아는 대부분의 20대~30대 초반의 남자청년들은 결혼을 마음속으로 접고 있습니다. 이사람들이 가정을 이루어야 아파트가 소비됩니다. 가정이 없으니 원룸, 오피스텔만 살아도 호화롭습니다. 아파트에 살 일이 없습니다.
 
높은 아파트값 -> 결혼기피 -> 인구정체 -> 아파트 소비 정체 -> 아파트 가격하락 -> 아파트 소유자들 분노 -> 정부의 무리한 정책시행 -> 아파트 거품유지...
 
그런데 언젠가는 부동산 거품도 터지겠죠? 미국처럼? 미국이 우리나라처럼 하다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났고... 세계 금융위기 온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부동산 때문에 젊은이들이 희망도 없이 살고 있으며 미래의 폭탄을 지고 살고 있는 겁니다.
 
아 그리고 직장에서도 10년도 못버티게 하고 사람 다 자르는데 어디 감히 40대가 아파트를 살 생각을 하겠습니까? 아파트를 둘러싼 젊은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만 아파트 가격 하락이라는 문제도 해결이 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파트 가격의 장기적인 완만한 하락추세 만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한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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