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싸고도는 언론, 우린 믿지 않는다"

[댓글언론] 서해안 기름유출 보도태도에 누리꾼 분노 들끓어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1/22 [11:27]

"삼성 싸고도는 언론, 우린 믿지 않는다"

[댓글언론] 서해안 기름유출 보도태도에 누리꾼 분노 들끓어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1/22 [11:27]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이 사건의 당사자인 삼성중공업은 물론이고 이 사건에 침묵한 주요 언론들에도 분노를 표시한다는 보도에 누리꾼들의 대언론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편도진 보령군 장고도리 이장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사건 당일(지난해 12월 7일) 풍랑주의보가 발령됐는데도 선박도 아닌 예인선을 출항시킨 삼성중공업에 있다"며 "정부가 삼성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해야 하는데 안하고 지자체와 관할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 <미디어다음>에 실린 <미디어오늘>의 인터뷰기사     © 인터넷저널

편 이장은 이어 "정부가 6개 시군을 재난지역으로 발동했는데도 언론은 '태안'만을 부각시키고, 삼성이 이번 사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지에 대해선 아예 거론도 안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그렇게 씹었던 언론들이 삼성에는 침묵하는데, 이런 언론을 우리는 믿을 수 없다"며 언론을 비판했다.
 
'미디어오늘' 서해어민 언론비난 보도에 댓글 줄이어
 
이 기사를 본 누리꾼들은 삼성은 물론 삼성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은 언론들을 맹비난했다. 이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에 달린 1천470여개의 댓글 대부분이 삼성과 언론, 특히 조중동을 비난하는 내용들이었다.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사과와 보상에 소홀한 삼성과 삼성의 책임을 덮은 언론은 결국 한통속이라고 지적하며 '우리도 언론을 믿지 않는다'라고 선언한 누리꾼들은 삼성은 물론 조중동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나서고 있다. 삼성 문제를 다뤘다가 삼성으로부터 광고를 받지 못한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지지한다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에서는 태안 주민들이 직접 삼성과 협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다. 정부를 믿는 것보다는 차라리 당사자들이 직접 삼성 관계자들을 찾아가 보상을 받아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엄청난 보상금을 노리는 것이 아닐까?'하며 어민들에게 의구심을 품은 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도 나왔지만 누리꾼의 반발을 샀다.
 
"100만 어민 다 죽어가는 데 전봇대 기사뿐이니..."
 
삼성의 책임에 침묵한 언론들은 누리꾼들의 공격대상 1순위였다. "삼성 광고 많이 실어주니 조중동 찌라시야 살맛나지... 태안에선 사람이고 자연이고 다 죽이고 지들 광고로 배불려주니 싫은 소리 하겠나? 그냥 좋은 게 좋은거지."(바로바로), "기질이 나쁜 조중동... 삼성에서 광고나 받아먹고 정치에 관여해 자신들 이익만 챙기려는 조중동은 언론의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되었다. 차기 정권에 붙어먹고 삼성에서 광고받아 먹고사는 이들에게 기대하지 맙시다."(컴이랑)
 
"정말 놀랬습니다. 태안 주민들 분신하고 있는데 관련기사 한 줄도 없더라구요. 한겨레만 탑기사에 올려놓고 나머지 신문들은 침묵의 카르텔... 정말 무섭더군요."(데이브) "태안 기름 유출사고라는 제목부터 현장을 안 본 국민들에게 마치 태안이라고 하는 한 작은 어촌만 당한 것처럼 인식하게 삼성이 손쓰고 찌라시가 뒷받침해준 거지. 국민의 알 권리? 흥!"(팔부능선)
 
"지금 전 언론 주요뉴스 메인탑이 전봇대다. 당장 서해안에서 먹거리 없어 죽어가는 100만 서해안 주민보다 전봇대 때문에 못살겠다는 일개 공단의 조선업체가 중요하나? 이게 선진국 언론이라면 있을 수 없지..."(pueraria),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기쁩니다. 언론에서 태안 다루면서 삼성 거론한 게 몇번이나 되었는지... 언론계 어르신들, 평소엔 그렇게 유식하고 우아한 척 하시더니... 너무 티나게 그러면 쪽 안팔립니까?"(42B)
 
"삼성광고 받아먹고 배부르니 남이사 죽든 말든..."
 
삼성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 누리꾼들의 글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삼성은 태안에는 쓸 돈 없어도 이건희나 이재용이 사건에는 엄청 많은 돈을 쓰죠. 태안 주민들만 죽어가니 안타까울 뿐입니다."(나만고양이), "삼성은 이건희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삼성 임직원 노동자 전부의 것입니다. 서해안 사고에 책임있는 삼성이 단 한번의 사과도 없다는 건 악덕기업임을 선언한 거죠."(가다로미), "앞장서서 주민들을 도와줘야 마땅하거늘.. 일부 직원들 봉사활동가지고 생색내려 하지 마라~ 대그룹답게 처신해야지..."(로얄청룡)
 
"아직까지 원인 파악도 못하는 걸 보면 삼성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누군가의 실수로 사고났다면 문책하고 법적 책임 묻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 진짜 너무한다... 삼성이면 장땡인가?"(개동), "또 하나의 가족은 말뿐... 현실을 똑바로 봐라. 바다는 죽었고 그안에 동식물도 사람들도 너희가 침묵하는 사이에 모두 죽고있다. 또 하나의 가족? 난 너같이 인정머리없고 개념없는 가족 둔 적 없다."(trinity)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시하며 삼성을 공격했던 한겨레와 경향을 지지하는  글들도 있었다. "아이구, 이장님... 그걸 이제 아셨습니까?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아직도 노통이 잘못했다고 욕하시는 아저씨들, 이제 아시겠어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맥가이버), "한겨레와 경향신문... 유일하게 삼성에 대해 바로쓰는 신문사였는데 삼성이 광고를 하나도 안 줬죠. 휘둘리지 않게 하려면 그 신문을 봐줘야하는데 어디 봅니까? 지하철에서 봐도 조중동만 봅디다."(삶은 즐거워), "원래 언론은 믿을 게 못돼... 언론 안 믿는다면 누가 눈하나 깜짝할 것 같소? 무식하고 힘없는 사람들만 고생이지."(유리상자)

"삼성과 직접 담판... 혈세로 삼성 도울수야 없잖나"
 
서해안 어민들이 정부를 믿지 말고 직접 삼성과 협상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삼성과 직접 담판져라. 국가에서 왜 이 일을 맡나? 일방적 교통사고도 개인들이 알아서 하는데 왜 정부를 믿는가? 보상금 더 타려고?"(심술통), "정부에 보상금 욕심내지말고 삼성에게 달려가서 해결하길... 우리가 낸 세금으로 왜 삼성을 도와주나? 삼성이 다 책임져야지..."(삼돌이)
 
이처럼 누리꾼들은 중요한 부분에 침묵하는 언론들을 맹비난하며 이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사과 한 마디 없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삼성과 이에 침묵한 언론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언론을 믿지 않는다며 이런 댓글을 남겼다. "오늘날 신문들, 믿지도 말고 보지도 마세요. 태안 주민같이 힘없는 사람, 실어줄 수 있나요? 광고비 들어오는 삼성이 훨 낫지. 절독하면 세상 참 편해요. 차라리 인터넷 댓글이 더 정확해요."(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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