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과학기술 폐지, 토목이 살길?

댓글언론 인수위 중앙행정부처 축소개편안 확정에 누리꾼 반발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1/18 [10:38]

정보통신·과학기술 폐지, 토목이 살길?

댓글언론 인수위 중앙행정부처 축소개편안 확정에 누리꾼 반발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1/18 [10:38]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중앙 행정조직을 18부 4처에서 13부 2처로 축소조정한 내용의 정부 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누리꾼들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인수위의 안을 보면 여성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통일부 등 5부를 통폐합해 13부로 축소하고, 국정홍보처와 기획예산처 등 2처는 사실상 폐지키로 했다. 통일부는 당초 존속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종 조율과정에서 폐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의 정부 조직개편안 보도를 담은 <미디어다음>에는 1천 1백여개의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축소의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했지만 만족스런 반응보다는 문제가 많다는 반응을 더 많이 보였다.
 
통일·정통·과기부 통폐합 조정안에 누리꾼 맹비난
 
▲ <미디어다음>에 실린 한겨레의 관련기사     © 인터넷저널

누리꾼들이 제기한 가장 큰 문제는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통일부의 통폐합. 정보화, IT 기술 등 미래 지향적 산업을 책임질 부서들을 통폐합시킨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를 폐지한 것은 차기 정부의 통일관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누리꾼들은 봤다.

또 정부 부처를 축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국정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하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팽배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현직 공무원의 신분은 보장한다"고 말한 것은 결국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며 실망감을 표시한 누리꾼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성부 통폐합에는 찬성 의견이 더 많아 대조를 이뤘다. 이들 중에는 '통폐합'은 '폐지'가 아니라며 아쉬움을 나타낸 이들도 있었고 보건복지부와 여성부가 합쳐진 '여성복지부'란 이름 대신 '가족복지부'란 이름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축소개편을 찬성하는 이들은 불필요한 부서에 예산을 낭비할 이유가 없고 중복되는 부서들은 합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기회에 공무원 사회를 개혁하고 지방 행정조직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빼야할 부서는 안 빼고 중요한 부서를 빼넷"
 
정통부와 과기부,통일부 통폐합은 누리꾼들에게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과기부와 정통부를 왜 없애? 머리에 총맞았나?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없애다니 말이 안 되지.. 산자부에서 로비했다는 게 사실일까?"(미리내) "빼야할 건 안 빼고 중요한 부서를 뺐네... 세계의 흐름과 한반도 정세를 안다면 이 두 부서를 뺀 게 얼마나 무식한지를 알 게다. 건설교통부가 빠졌어야했는데..."(천칭자리)

"정보통신, 과학기술로 이제까지 먹고살았는데 이것도 다 폐지냐? 토목으로 먹고 살 생각...?"(콤퓨터나랑), "정책이 다르다고 통일부를 폐지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통일부는 통일보다 현존하는 평화에 더 기여했다."(그래웃자) "과기부, 해양수산부, 정통부, 통일부...더 강화해야할 부서들 아닌가요? 부서 특수성과 효율성까지 무시하면서 갯수만 통폐합한다고 작은 정부가 되는 건 아닌 듯..."(extrasmooth)

축소개편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는 누리꾼들의 글이다. "더 강화해야할 부처들을 줄여버렸다. 거꾸로 가고있다. 단순히 부처 숫자만 줄인다고 생색내지 말고 조직 정비를 통해 슬림화하고 비효율을 제거하는 혁신이 공무원사회에 필요하다"(조아저씨), "참여정부가 가장 신경쓴 부분이 권력분산인데... 권력을 통폐합해서 이제는 아주 단순하게 조종하려고 하는구만... 이제 기업들 관리는 더 허술하게 될 것 같다..."(찌짐이)

"개편이 아니라 개판정부조직이네. 이름만 통폐한다고 개편이 아니지. 그 조직에 그 사람인데... 국민에게 보이기 위한 개편은 반대한다. "(바른사회), "부처를 줄인다고 정부조직이 강화되지는 않는다. 효율성과 대국민 서비스, 국가 경제력 측면에서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축소문제를 논했어야지..."(민들레), "부처를 줄인다고 다 좋아진다... 그럼 차라리 무정부를 만들지..."(메이데이)
 
"이 기회에 자치단체도 축소, 효율적 정부 만들자"
 
여성부 통폐합에는 찬성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 "그래도 당선자가 잘한 건 있네. 여성부 폐지! 맨날 삽질에 예산만 갉아먹는 여성부가 뭐하러 필요하냐?"(규성쓰), "여성부 폐지는 당연한 건데... 보건복지여성부는 또 뭐냐? 체격, 힘 등 선천적 차이 외에 여성이 차별받는 게 뭐가 있냐? 차별이 아닌 차이만 존재한다. 여성 자도 이제 빼는 게 옳다."(우국충정)
 
"호적제도 없애고, 가족관계등록제도로 바꾼 마당에 여성부 존재 자체도 어불성설이다. 여성부 존재 자체가 남녀 불평등, 가부장적 제도, 호주제의 존속을 유도하기 때문."(규-사마), "국민복지부로 바꿔라!! 사실 여성부 외에는 다 필요한 부서인데 여성부만 폐지하자니 여론 땜시 다른 부서들까지 없어지는 비극을 맞고 있다. 국가의 장래가 걱정된다..."(파제로)
 
축소개편이 필요하다는 추가 목소리다. "아주 잘했다. 이제 정부조직법만 손질하면 혈세를 아낄 수 있다. 이제 국민들에게 세금 줄여주고 정부 공무원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지..."(지구), "더 슬림화하고 내부조직도 슬림화해서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비대한 조직을 줄이고 내부 구성원 감축시켜 국민들 부담을 덜어주는 게 선진사회로 가는 길 아닌가."(보리수)
 
"맘에 드는구만, 왜들 그러실까? 솔직히 정부부처 중에 연관성이 있는 것들은 묶어서 업무의 효울성을 기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부처 정리는 마음에 드네요."(멀리가는 향기), "이번 기회에 자치단체조직과 공기업 조직도 축소해야 한다. 이미 비대해진 자치단체들의 구조 단순화와 자리만 차지하고 월급만 축내는 공기업 전반에 대한 슬림화도 병행되어야한다."(단하), "잘 하셨습니다. 이제는 각 기관들을 줄여야합니다. 과원에 5명밖에 없는데 과장이라고 근무시간에 신문이나 보고 결제 몇건으로 하루 보내고 월급 타먹는 봉급도선생을 정리합시다."(윤현석)
  
"대운하부도 신설해 토목으로 세계 제패하시지..."
  
현직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한다는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발표에 실망을 표시한 누리꾼들의 글도 있다. "공무원 수도 줄여라. 왜 공무원 수는 그대로 두는지 정말 실망이다."(포켓몬스터) "부처만 줄이면 작은정부 맞나요? 공무원 감축은 없다면서요? 혹시 총선 끝나고 감원하는 건 아니겠죠? 그나저나 민간기업들은 감원으로 살아남으려하는데 부처만 줄이기는 뭔가 숨은 다른뜻이...?"(희망찾기). "부서는 없애고 공무원 인원은 그대로고... 그럼 정부가 축소된 게 아니지. 부서 덩어리만 더 커지는 거지. 눈가리고 아웅인가? 혹시 이것도 위장인가?"(한맘)
 
이처럼 누리꾼들은 인수위가 축소개편의 취지를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혁신을 위한 개편이 아니라 맘에 안드는 정책을 없애버리는 한풀이식 인수위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부서의 효율성과 국가의 경제력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오랜 심사숙고를 거쳐 결정했어야 할 사항을 단순한 탁상공론으로 처리한 게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의 댓글을 소개한다. "과학기술부 없애고 토목기술로 세계를 노린다면... 대운하부를 신설해라!! 아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과기부 없애는 대신 대운하부 만들어 토목으로 세계를 제패하자. ㅋㅋ"(kikik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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