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긴다더니 언론재갈, 이젠 네티즌?"

댓글언론 '언론인 성향조사' 보도에 누리꾼들 거센 비난목소리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8/01/14 [12:03]

"섬긴다더니 언론재갈, 이젠 네티즌?"

댓글언론 '언론인 성향조사' 보도에 누리꾼들 거센 비난목소리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8/01/14 [12:03]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언론사 간부들과 산하기관 단체장 등에 대한 대규모 '성향조사'를 정부 부처에 지시했다는 12일자 경향신문의 보도가 나오자 누리꾼들이 발끈했다.
 
경향신문은 11일 단독 입수한 '인수위 요청자료'로 명기된 공문을 통해 인수위가 성향조사 대상으로 '언론사 사장단 및 편집국장, 정치부장, 문화부장의 명부'를 요청하고 이들의 약력과 성향을 포함하도록 지시한 내용이 있어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 파악이 목적이라는 것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언론통제의 망령' 다시 살아났다"
 
▲ <미디어다음>에 실린 조선일보의 관련기사     © 인터넷저널

인수위는 해당 전문위원의 '개인적 돌출행위'임을 거듭 강조하며 전문위원을 면직하고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대변인을 통해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단순히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넘기기에는 뭔가 석연찮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언론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을 내고 재발방지 촉구와 함께 이명박 당선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경향신문의 보도를 담은 <미디어다음>에는 1천2백여개의 관련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언론통제의 망령'이 다시 살아났다고 분개하며 인수위와 이명박 당선자의 '안하무인'식 언론관을 비판했다.
 
노무현 정권 때도 정권의 입장만을 대변한 언론들이 있었다면서 언론개혁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또한 차기 정부가 언론의 성향을 조사하는 것이 문제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언론의 미래를 걱정하는 글들도 눈에 띄었다. 조중동의 득세와 함께 한겨레와 경향 등이 된서리를 맞을 것이라며 언론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누리꾼들의 글들도 한 부분을 차지했다.
 
"국보위 전력, 이럴 때 드러나나..."
 
누리꾼들은 인수위의 언론통제 속셈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5, 6공 따라하기인가? 공산국가도 아닌데 성향조사라니... 민생경제 살려달라고 뽑아줬더니 정치할 생각은 안하고 딴짓부터 하다니..."(haha)
 
"지금도 안하무인으로 저 정도인데.. 정권이 시작되면 후덜덜... 유신시대의 탄압정치 공포가 시작되는건가! 국민들이 잘못 뽑은 댓가를 톡톡히 치루겠구나!"(레비), "특검을 받아야 할 피의자 신분으로 언론을 감시하겠다고?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내보낼 가능성이 있는 언론을 미리 살펴서 구워 삶던지 협박으로 입막음하려는 수작이네..."(정담)
 
"이렇게 되면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일 수 밖에 없는데... 갈수록 태산이군요."(톨소), "세월을 거스르는 과거로의 회귀... 군사 정권 부럽지않은 언론통제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구나! 누가 더 아부를 잘하는지 가려보고, 굽히지 않으면 고사시킬테니... 이제 모든 언론은 2MB의 신경을 건드리는 기사는 안 쓰는 게 상책이다..."(dokebi), "국보위는 그냥 참여한거라고 뻥을 쳐도 실제로 행동은 이렇게 계속 드러난다. 이제 언론 탄압을 위한 준비단계다."(Kira)
 
"언론의 엄살... 성향 파악 당연한 거 아냐?"
 
노무현 정권 때도 언론이 편파적이었다면서 성향조사가 필요했다는 누리꾼들의 주장도 있었다. "동감 백배입니다. 지난 정권하에서 모든 언론들이 노대통령 애완견 노릇 하면서 국민경제 파탄내고 서민들 죽는다 아우성쳐도 입다물고 있었잖소.."(착한돌쇠), "저 작업을 안하는 정권도 있나? 성향을 몰라서야 어찌 정치를 하누? 나도 홍보실 근무할 때 새로 기자가 오면 성향조사해서 보고서 쓰고 했는데 정부가 그걸 안 한다면 말이 되나?"(병가상사)
 
누리꾼들이 본 한국언론의 암울한 미래다. "그럼 그렇지... 이제 신문에서 이명박 비판하는 기사는 더 찾기 어렵겠구나. 조중동만 살판났네... 이명박 찍은 이들은 후세와 대한민국 역사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 것이다..."(제이), "언론을 아예 없애는 게 어떨까? 나라에 보탬이 안된다는 걸 조중동이 증명했으니까. 비판이라는 칼자루는 쥐어 줄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쥐어야하는 것..."(뿌리깊은나무)
 
"인터넷에 대통령 욕하는 것, 얼마 안 남았다..."
 
이 여파가 인터넷에도 미칠 것이라는 누리꾼들의 예상도 나왔다. "네이버는 원래 재벌 수구였고 다음은 좀 버티는데 얼마나 버틸지... 여하튼 인터넷에 정부와 대통령 욕하는 것도 얼마 안 남았어. 전두환처럼 총칼로 밟는 게 아니라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자연스레 그리돼..."(hun), "항상 독재의 시작은 언론탄압... 다음은 인터넷... 이제 네티즌의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 2,000명의 네티즌에게 구속이나 벌금형이 내려질 전망이다. ㅠ.ㅠ"(이재선)
 
누리꾼들은 언론 자유를 보장하겠다던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에 반발하며 군사정권식 언론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언론통제가 과연 이명박 당선자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할 짓인가라는 점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말 그대로 국민을 섬길 줄 알아야한다는 누리꾼들의 글을 마지막으로 담는다.
 
"자기 자식도 성격이 다른데... 하물며 타인의 성격을 자기와 맞추란다. 어이없는 일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 보편 타당한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일이다."(부산갈매기), "장로님, 장로님! 이건 국민을 섬기는 자세가 아니죠. 가난하고 소외된 백성을 잘 보살피라고 대통령에 당선시켜드렸는데 이런 식이면 국민들에게 알아서 권력에 아부하고 섬기라 이거잖아요? 제발 그만두시죠. 예수님께서 눈물짓고 계십니다."(k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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