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보도 반박', 복지부 '눈가리고 아옹'

노인복지예산 48.7% 증액, 기초노령연금 차등지급용으로 숫자놀음...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4/01/25 [01:36]

'WP보도 반박', 복지부 '눈가리고 아옹'

노인복지예산 48.7% 증액, 기초노령연금 차등지급용으로 숫자놀음...

서울의소리 | 입력 : 2014/01/25 [01:36]
노인복지와 관련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이미 상당수가 파기 및 축소된 가운데, 이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보건복지부가 때 아닌 외풍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노인복지 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가 한국 노인이 가난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의 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복지부의 해명이 조금 이상하다. 오늘 필자는 해명이라기 보다 아전인수에 가까운 복지부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해 보려 한다.
 
   
 
 
복지부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사와 달리) 박근혜 정부는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올해 6조4천억원의 노인복지예산을 편성했고 이는 작년보다 2조965억원, 48.7%나 증액된 것이며, 올 7월부터 노인들에게 최대 월 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해당 예산으로 5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와 같은 주장은 노인복지예산의 증가가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었던 기초노령연금의 확대에 기인한 것임을 감안해 본다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에 다름 아니다.

먼저 6조4000천억에 달하는 노인복지예산의 대부분이 기초노령연금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복지부의 해명이 얼마나 기만적인 것인 지는 이내 드러난다. 박근혜 대통령의 원래 공약대로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일괄적으로 20만원씩 지급했더라면 5조2000억원이 아닌 12조원의 예산이 편성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정부는 모든에서 차등으로, 일괄에서 최대로 절묘히 갈아타는 언어도단의 마술을 통해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
 
정부의 기만술은 계속 이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3년 628만 5000명에서 2014년 772만 8000명으로 144만 4000명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노인복지예산의 증가가 복지부의 해명과는 달리 65세 이상 노인의 자연증가에 따른 것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따라서 복지부의 노인복지예산 48.7% 증액, 5조2000억원의 기초노령연금 예산 책정 해명은 이처럼 착시를 유발하는 전형적인 숫자놀음이요, 말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복지부의 숫자놀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복지부는 31만개의 노인 일자리 마련을 위해 관련 예산을 668억원이나 늘렸고, 앞으로도 평균 해마다 5만개씩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복지부의 주장은 이명박 정권이 즐겨 사용했던 일자리 창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데에 그 문제가 있다.
 
이명박 정권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즐겨썼던 방법은 생산성 없는 일자리, 단순 노무직, 질 낮은 일자리, 자원봉사로 대체 가능한 일자리 등을 노인 일자리로 둔갑시키는 것이었다. 이처럼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방식을 이용해 이명박 정권은 몇 십만개에 달하는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이를 가시적 통계로 활용했다.
 
복지부의 주장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체적인 지표와 일자리 창출 방법 등은 제시되지 않은 채 숫자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을 뿐이다. 빈곤 노인들의 실제 생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산적인 일자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가능케 하는 일자리가 아닌 정부 통계와 성과를 위한 이와 같은 일자리 창출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이 밖에도 복지부가 정부가 노인복지에 소홀하지 않는 근거로 제시한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는 원래 100% 보장한다로 공약했던 내용이었고, 노인 임플란트 시술 건강보험 적용 역시 처음에는 65살 이상 노인의 모든 치아에서 75세 이상 노인의 어금니 두 개로 시작하는 것으로 감쪽같이 바뀌었다.
(참고로 복지부의 국민 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75살 이상 노인의 경우 평균 9.27개의 치아가 빠져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복지부는 "박근혜 정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어르신들의 복지를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이는 살펴본 바와 같이 참으로 궁색한 해명이요 변명일 뿐이며 공약 파기와 축소에 이어 또 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모습을 연출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를 발끈하게 만든 워싱턴포스트지의 21일자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50년간 부자나라가 된 한국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다. 고성장을 이룬 이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고령층은 높은 빈곤율에 직면해 있으며 실제 매우 곤궁한 삶을 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에 고령층을 위한 복지정책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원조달 방식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고 증세를 꺼리면서 계획이 축소됐다

익히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2011년 기준 48.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OECD의 평균인 12.4%의 무려 4배에 해당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도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사대로 이미 상당 부분 파기·축소되었다. 도대체 이 기사의 그 어디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말인가? 필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사회의 이면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워싱턴포스티지의 진단과 비판에 대응하는 복지부의 어이없는 해명은 우리나라 관료집단이 얼마나 무책임한 집단이며 영혼없는 집단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티지의 지적과 비판에 발끈하며 해명자료를 배포한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그러나 그들의 해명에는 어떠한 진실도 시대적 양심도 담겨있지 않았다. 오늘 필자는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사 내용을 반박한 복지부의 해명을 반박하는 글을 포스팅했다.
 
대한민국 복지부는 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이 글을 반박해 보기를 바란다. 객관적 사실과 보편적 진실에 바탕을 둔 반박은 언제든 환영이다.
 
바로가기- http://blog.daum.net/londoner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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