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는다, 안썩는다’ 말꼬투리잡기 난장판

노무현 대통령 민주평통 상임위 연설 내용 놓고 온라인은 지금 찬반 대격돌

박병윤 인턴기자 | 기사입력 2006/12/29 [17:21]

‘썩는다, 안썩는다’ 말꼬투리잡기 난장판

노무현 대통령 민주평통 상임위 연설 내용 놓고 온라인은 지금 찬반 대격돌

박병윤 인턴기자 | 입력 : 2006/12/29 [17:21]
▲민주평통 상임위에서 연설 중인 노무현 대통령     © 인터넷저널
노무현 대통령의 “군대에 보내 몇 년씩 썩히지 말자”며 복무기간 단축을 시사한 지난 21일 민주평통자문회의 연설을 놓고 네티즌들도 온라인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포털 ‘네이버’에 오른 12월 25일자 ‘오마이뉴스’의 기사 “군대 가면 썩는다? 안 썩는다?”에 몇시간만에 총 3,924개의 댓글이 달렸다.

“국방의 의무? 물론 신성하다. 그러나 신성하다는 이유로.. 시대에도 맞지 않게 장기간 구금 아닌 구금 생활을 하면서... 반노예 상태로 복무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 국가가 절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죽음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평소에는 국가는 국민들에게 봉사해야 하고... 군복무를 하는 소중한 우리의 젊은이들 역시 군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접 받을 권리가 있다.”(polux71)

"군대를 없애자는 건 아닙니다... 이래저래 군대에 있는 시간들이 비효율적이고 하니 그 복무기간을 조금 줄이자는 거고... 사실 현대전이 병력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의 국방력이 꼭 북한만을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위기로 가면 갈수록 우리는 중국군과 대해야할 상황으로 치달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우리는 무기수준의 개선과 해공군 강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병력은 줄이고 질은 높인다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은 군 복무기간을 줄이는데 반대하십시오."(orientalkhan)

 “군이 사람취급을 해줘야지...”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많은 네티즌들이 동의 한 부분은 지금의 군대에 ‘문제가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점이었다. 네티즌 ‘nsrok’은 “국방의 의무 과연 누구를 위한 국방의 의무인가... 자랑스런 국방의 의무가 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 ‘na690330’은 “1년이고 2년이고를 떠나서... 군생활자체가 개선되어야 군에 갈 생각이 드는 거 아닌가? 사람취급은 해줘야지...” 네티즌 ‘belief526’은 “현재 군제도의 개혁의 필요성은 분명이 있다고 본다. 월급의 인상이라 던지 군 기간의 단축 등을 충분히 논의 해볼 만하다”며 군 제도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또한 네티즌들은 비정상적인 육군위주의 군제를 개편해야하며, 공군과 해군의 증설로 미래 전쟁양상에 맞게 국방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미군 숫자 보세요. 육군 대 공군 비율이 5:3정도 입니다. 우리나라는 육군만 이상할 정도로 많죠... 미래의 전쟁 양상에 맞게 개편해야 합니다.”(choimind)

“지금 육:해:공 비율은 82:9:9다. 이놈의 한국군은 육군만 겁나 비대하고 그만큼 비효율적이지. 해/공군을 늘려야 되는데. 그럼 육군이 줄어들고, 그럼 그쪽에서 반발한다. 이거 싹 자르고 군제개편 해야지 안 그래?"(historia86)

"우리나라와 같이 후진국형 군대가 세상에 어딨냐구요. 그럼 일본의 자위대가 20만도 안되는데 세계 2위 군사강대국으로 쳐주나요. 국방장관넘들 전부다 12.12사태 5.16사태 등 쿠데타나 군사독재에 빌붙던 넘들이 지들 밥그릇 챙길라고. 에라이 ~ 놈현이가 실천은 못해도 말은 옳은 말 했다."(gunsan61)

"노무현 대통령은 군장성들이 작전 통제권도 가지지 못한 군대를 만들어 놓고서 장병들은 썩어가는데 장성들이 한 일이 뭐냐고 비판한 거지요. 그 당시 말 억양으로 봐서 상당히 흥분상태에서 나온 것도 이해해야지요. 막말로 장병들 추위에 떨면서 노가다 할 때 위스키 먹으면서 장성들은 뭐 했나 이 말 아니에요. 결국은 장병들 고생한다는 표현을 흥분한 상태에서 썩는다고 표현한 것 같은데 왜 장성들 비판한 건 안 나오고 꼭 흥분한 상태에서 나온 말만 문제를 삼는지! 노무현 대통령 말의 본질을 문제 삼으세요. 실수로 말한 걸 문제 삼지 말고요."(chc0818)

 “놈현, 실천은 못해도 옳은말 했다”
"대통령이란 고직 중에 명예 현직. 격의 없는 담화의 취지야 좋을지도 모르지만 그 연설을 듣고 있노라면 품격이 부족한 언변에 꽤나 쓴웃음이 지어졌습니다. 그 정도의 벼슬을 하고 있는 분이시라면 나의 말이 주변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제대로 전달을 할 수 있는가... 여러 가질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들 어디 가서 고개 좀 들고 다니게..." (yoshitsune)

군대의 필요유무와 발언의 취지를 떠나서 네티즌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썩는다’라는 발언 자체였다. 대통령이 할 만한 발언이 아닌 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대통령이 했던 자극적인 발언에만 너무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고 말하는 네티즌들이 다수 존재하였는데, 네티즌 ‘kachu00’은 “군대를 모욕하려는 것이 아니라 군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으로 들리는데. 왜 문맥은 쏙 빼놓고 말 하나만 끄집어내 꼬투리를 잡는지?”라고 말하였다. 네티즌 ‘birdin’ 역시 “야... 군대를 모욕할 의도로 썩는다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현재 비효율적으로 굳어있는 제도를 개선시키겠다는 의도로 말한 건데 이게 가십거리 정도는 될 수 있어도 공방을 펼칠만한 게 되냐?”며 노대통령의 발언에만 시선이 몰려있는 네티즌들을 꼬집었다.

네티즌 ‘shimakaze’은 노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일국의 국가원수라는 사람이 ‘복학생들 술자리’에서나 할 말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데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댓글을 달았고, 네티즌 ‘podari4’ 역시 “우리에게 국방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놓고 대통령이란 사람이 썩는다는 표현을 하다니...”라며 발언에 대해 실망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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