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경의 대선관전평, "3류코미디"

기고문 "군·전경에겐 정보도 안주고 찍으라니, 찍을 넘 없음..."

홍길동 | 기사입력 2007/11/20 [15:03]

어느 전경의 대선관전평, "3류코미디"

기고문 "군·전경에겐 정보도 안주고 찍으라니, 찍을 넘 없음..."

홍길동 | 입력 : 2007/11/20 [15:03]
17대 대선이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통령 선거는 이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행사요, 유권자 모두가 참정관을 행사하는 전국민적인 축제이다. 이 속에는 몇년간 가족들의 곁을 떠나 국방에 의무를 지기 위해 군 부대 및 전의경 중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군인, 전의경들도 해당된다. 
 
현재 각 군 부대와 전의경 부대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이들이 참정권을 행사하는데 배제되지 않도록 부재자 투표를 위한 대상자를 조사하고 신청하는데 한 창이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유권자로서 투표는 할 수는 있으나 자신이 투표할 대상에 대해서 정확히 알 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반 유권자들은 인터넷, 신문, 또는 선관위에서 배포한 후보들의 공약이나 자료집을 통하여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군인이나 전의경들에게는 그러한 자료집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냥 투표장에 가서 후보들의 이름만 보고 찍으라는 것이나 마찮가지다.

 
수십개의 길이 있는데 누구에게는 이정표를 보여주어 갈 길을 선택하게 하지만 누구에게는 이를 보여주지 않고 알아서 가라고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 길 중에는 가시밭길, 비포장도로, 낭떠러지 등 수 많은 길이 있는데...
 
나라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일인데 누군지도 모르고 선택하라니? 누군가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군인이나 전의경의 경우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토론)를 하는 것조차도 금지되어 있으니, 형식만 참정권이지 실제로는 그냥 종이쪼가리에 도장만 찍고 나오라는 것과 뭐가 다른지...
 
이번 대선은 왕년의 잘 나가던 올드스타들이 있어 정책이나 공약은 몰라도 대충은 알겠다. 
뭐, 인기있는 드라마를 보면 옛날에 써먹었던 걸 또 써먹곤 하지. 미국의 WWE 같은 프로레슬링도 쇼가 재미없어질 즈음 흥미를 돋구기 위해 헐크 호건이나 도잉크 더 크라운 같은 왕년의 스타가 깜짝 출연하기도 하니까.
 
그러나 문제는 드라마의 질이 떨어지고 배우들의 연기력(정책)도 급조한 애드리브만으로 해결하는 코미디 드라마로 변했다는 것이 문제일까?  이번 대선 드라마의 연기대상이 뽑힌다면 그것은 '연기력' 보다는 '누가 더 웃겼는가?'에 대한 평가일 것이리라...
 
필자는 전경이자 군바리(군인의 약칭)로서 아무런 '이정표'도 없이 부재자 투표에서 길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이다. 스타들이라고 하지만 연기력 없이 애드리브만 가득한 질나쁜 3류 코메디 드라마에서 연기대상을 뽑으라고 하니.. 그냥 투표장에 가서 투표용지에 '찍을 넘 없음' 이라고 적어놓고 나올까?

 
이번에 3류 코메디로 제작한 대선 드라마에서 연기 대상을 줄 바에는 나이는 어리지만 원칙있고 소신있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여 감동의 종교자유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긴 22살짜리 강의석이나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지내고 학교폭력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21살짜리 이윤석과 같은 청소년활동가에게 상을 주면 어떨까?
 
아니면 도룡뇽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는 단식을 하셨던 지율스님? 또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물건을 사면 꼭 몇개씩 더 얹어주는 정이많은 우리 동네에 있는 슈퍼마켓인 '빅 마트' 아저씨를 뽑으라면 뽑겠다.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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