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샹송, 이브 몽땅의 '고엽'

음악산책 쟈끄 프레베르 시에 조셉 꼬스마 곡 붙인 사랑노래

유요비 | 기사입력 2007/11/16 [11:55]

영원한 샹송, 이브 몽땅의 '고엽'

음악산책 쟈끄 프레베르 시에 조셉 꼬스마 곡 붙인 사랑노래

유요비 | 입력 : 2007/11/16 [11:55]
▲ 이브 몽땅.     ©
 프랑스인도 아니면서 프랑스 최고의 배우와 가수로 활동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 유명한 샹송 <고엽>을 부른 이브 몽땅이다. 1991년 11월 9일 그가 죽었을 때 프랑스의 모든 텔레비전 방송과 라디오 방송은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그가 출연했던 영화와 그의 대표적 샹송 <고엽>을 방송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도 “그와 함께 우리시대의 위대한 목소리와 배우로서의 뛰어난 재능이 사라졌다”고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샹송이나 프랑스영화 매니아들까지도 이브 몽땅을 프랑스사람으로 알고 있지만, 그는 이보 리비(Ivo Livi)가 본명인 이탈리아 플로렌스 출신의 유대계 이탈리아사람이다. 매우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어려서부터 학교 대신 돈벌이를 해야 했지만, 이브 몽탕은 진보적인 부모의 영향으로 비교적 일찍 사회문제에 눈을 떴다.
 
  그가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에 정착한 것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체제가 싫어서였다. 이브 몽땅의 프랑스 공산당의 입당, 영화로 <제트> (Z, 1968), <고백>(L`Aveu, 1970), <계엄령>(Etat De Siege, 1973) 등의 출연 등은 그의 이러한 사상적 경향들을 시사한다.
 
  프랑스에 정착한 이브 몽땅은 마르세유의 항구에서 노동을 하다가 1944년 그의 첫 연인인 유명한 샹송가수 에디뜨 삐아프를 만난다. 에디뜨 삐아프의 클럽에 드나들면서 이브 몽땅은 1946년 에디뜨 삐아프와 함께 <무명배우>(Star without light>로 은막에 데뷔하게 된다. 이후 이브 몽땅은 1992년 사망할 때까지 수십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브 몽땅은 영화배우로서뿐 아니라, 요즈음 말로 ‘스캔들’로도 유명하다. 에디뜨 삐아프와 헤어진 후 1951년 여배우 시몬느 시뇨레와 결혼한 것이나, 매카시열풍이 한창이던 1950년대 미국 당국의 감시하에서도 부인 시몬느 시뇨레가 상을 받기 위해 LA에 머무는 동안에도 마릴린 먼로와 영화를 찍으면서 사랑에 빠진 것은 유명한 일화다.
 
  불후의 명작으로 뽑히는 샹송 <고엽>은 시인 쟈끄 프레베르(Jacques Prevert)의 시에 조셉 꼬스마 (Joseph Kosma)가 작곡한 곡이다. 차분하고 친숙한 멜로디에 사랑과 이별과 인생을 진지하게 그려낸 서정적인 가사는 <고엽>이 50여 년을 넘어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다.
 
  <고엽>은 원래 1945년 롤랭 쁘띠의 발레 <랑데 부>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었으나, 1946년 마르셀 까르네 감독의 영화 <밤의 문>에 출연한 이브 몽땅이 직접 영화 속에서 불러서 유명해졌다. 이브 몽땅 이외에도 <고엽>을 즐겨부르던 가수는 쥘리에뜨 그레꼬(Juliette Greco)와 레오 마르쟌느(Leo Marjane)라는 여성가수들이 있었는데, 그레꼬는 실연의 상처 때문에 대중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다가 이 노래로 마음의 위안을 얻었기 때문에 대중 앞에 설 수 있었으며, 마르쟌느는 <고엽>을 라디오방송을 통해 세계에 퍼뜨린 이다. 마르쟌느는 2차세계대전 중 독일 점령하의 라디오 파리의 방송을 통해 활약하는 한편 꺄바레에서도 노래했는데, 특히 독일 장병에게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전후에 부역자로 낙인이 찍혀 한동안 가수활동을 접어야 했다.
 
  1950년 세계적인 명곡으로 자리를 굳힌 <고엽>은 대중음악의 본 고장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Autumn Leaves> 제목으로 영역되어 빙 크로스비가 노래했으며 1955년에는 윌리엄스의 피아노연주가 담긴 레코드가 백만 장이나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음해에는 존 클로포드와 클리프 로버트슨 이 주연하고 냇 킹 콜이 주제가를 부른 영화 <Autumn Leaves>로도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쳤다.
 
  <고엽>을 작사한 시인 쟈끄 프레베르는 1900년 2월 4일 파리 근교 뉘이 쒸르 세느에서 태어났으며, 20대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초현실주의적 작품활동을 하다가 1930년대 이후 영화에 관심을 갖고 영화제작에 참여했다. 이브 몽땅이 출연하여 영화 속에서 <고엽>을 부른 <밤의 문>도 프레베르가 시나리오를 쓴 작품이다. 프레베르의 시집으로는 <빠롤르>(언어, 1945년), <이야기>(1946년), <스펙타클>(1951년) 등이 있으며, 조제프 꼬스마(Josepn Kosma) 가 프레베르의 시에 곡을 붙이기도 하여 여러 샹송가수가 부르기도 했다.
 
  <고엽>을 작곡한 조제프 꼬스마는 1905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다.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긴하였으나, 1929년에는 베를린 오페라의 경리직원, 베르톨트 비레히트의 이동극장의 사무직원 등으로 일하다가, 1933년의 일로서, 여성 가수 리 고띠(Lys Gauty)의 반주자가 되면서 샹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쟈끄 프레베르와 교류하면서 80여 편의 프레베르의 시와 작사에 곡을 붙였으며, 100여 편의 영화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장마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 여름이 지나면 자연의 순리대로 곧 가을이 찾아올 것이다. 누가 세월을 거스릴 수 있을까. 가을이면 전 세계의 외로운 마음들을 달래는 노래가 모든 라디오의 전파를 타고 흘러 나올 것이다. 바로 <고엽>이다. 


  이브 몽탕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민가수이자 영화배우였지만, 그는 인기있는 단순한 대중예술인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에술적 재능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용한 프랑스 최고의 대중예술인이었다. 다음은 가사내용.


 

 

<사진> 넷킹콜이 부른 '고엽'(1955년). 지난해 10월 한 누리꾼이 유투브에 올린 것임.


<고엽>
 
오! 기억해 주기 바라오
우리의 행복했던 나날들을
그 시절의 인생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고
태양은 더 뜨겁게 우리를 비추었다오
무수한 고엽이 나뒹굴고 있다오
당신이 알고 있듯이 나도 알고 있다오
추억도 그리움도 그 고엽과 같다는 것을
북풍은 그 고엽마저 차거운 망각의 밤으로 쓸어가버린다오
 
당신이 내게 불러주었던 그 노래를 기억한다오
그건 우리를 닮은 노래라오
당신은 나를 사랑했고 난 당신을 사랑했다오
그리고 우리 둘은 하나였다오
나를 사랑했던 당신, 당신을 사랑했던 나
그러나 인생은 조용히 아주 조금씩 사랑하던 사람들을 갈라놓고
그리고 바다는 모래 위에 남겨진
연인들의 발자국마저 지워버린다오(후렴)
 
무수한 고엽이 나뒹굴고 있다오
추억과 그리움도...
그러나 조용하고 변하지 않는 내 사랑은
항상 웃음지으며, 그 삶에 감사한다오
나는 그대를 사랑했고 그대는 너무도 아름다웠다오
당신은 어떻게 내가 당신을 잊기를 바라나요
그 시절 우리의 인생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고
태양은 더 뜨겁게 우리를 비추었다오.
그대는 가장 달콤한 나의 연인이었다오
그러나 난 이제 그리움이 전혀 필요없다오
그리고 당신이 부르던 그 노래를 언제나까지나 들을 것이라오(2절)
 
<Les feuilles mortes>
Je voudrais tant que tu te souviennes
Des jours heureux où nous étions amis.
En ce temps-là la vie était plus belle,
Et le soleil plus brûlant qu'aujourd'hui.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à la pelle.
Tu vois, je n'ai pas oublié...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à la pelle,
Les souvenirs et les regrets aussi
Et le vent du nord les emporte
Dans la nuit froide de l'oubli.
Tu vois, je n'ai pas oublié
La chanson que tu me chantais.
 
C'est une chanson qui nous ressemble.
Toi, tu m'aimais et je t'aimais
Et nous vivions tous deux ensemble,
Toi qui m'aimais, moi qui t'aimais.
Mais la vie sépare ceux qui s'aiment,
Tout doucement, sans faire de bruit
Et la mer efface sur le sable
Les pas des amants désunis.
 
Les feuilles mortes se ramassent a la pelle,
Les souvenirs et les regrets aussi
Mais mon amour silencieux et fidele
Sourit toujours et remercie la vie.
Je t'aimais tant, tu etais si jolie.
Comment veux-tu que je t'oublie ?
En ce temps-la, la vie etait plus belle
Et le soleil plus brulant qu'aujourd'hui.
Tu etais ma plus douce amie
Mais je n'ai que faire des regrets
Et la chanson que tu chantais,
Toujours, toujours je l'entendrai!
 
C'est une chanson qui nous ressemble.
Toi, tu m'aimais et je t'aimais
Et nous vivions tous deux ensemble,
Toi qui m'aimais, moi qui t'aimais.
Mais la vie sépare ceux qui s'aiment,
Tout doucement, sans faire de bruit
Et la mer efface sur le sable
Les pas des amants désu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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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ne 2009/09/21 [00:53] 수정 | 삭제
  • lisa ono버전도 참 좋죠!!한국의 가을이 그리워지네요!
  • 이브몽 2009/04/30 [18:56] 수정 | 삭제
  • 반대 계절에 들어도 넘 좋군요. lp판에 바늘 긁히는 소리까지...행복합니다^^
  • 자미 2007/11/19 [07:16] 수정 | 삭제
  • 이브몽땅도 좋지만 넷킹 콜의 고엽도 인터넷저널에서 이렇게 들으니 참 좋군요.
    무수한 낙엽이 뒹구는 숲으로 오늘도 갑니다.
    유대표님, 쌩유~*^^*
  • 헉!! 2007/11/17 [14:52] 수정 | 삭제
  • 아니 놀랄 일이 아니오
    유종순님께서 이런 글을 다 올리시다니
    이제 침묵의 시간은 깨졌는지요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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