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청소년윤리, 탓 앞서 책임 느껴야"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은 결국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것임을...

이영일 | 기사입력 2013/10/14 [01:01]

"실종 청소년윤리, 탓 앞서 책임 느껴야"

청소년의 생각과 행동은 결국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낸 것임을...

이영일 | 입력 : 2013/10/14 [01:01]
“내게 누군가가 10억원을 주고 1년만 자기 대신 감옥에 갔다오라고 하면 과연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도덕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결코 일언지하에 거절할만한 제안은 아닌 것이 지금의 현실인 듯 하다. 

최근 흥사단투명사회운동본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 절반 가량은 10억이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점점 이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하는 비율이 높아져 가고 있다고 하니 청소년의 윤리의식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지금의 사회상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돈 8천만원을 위해 어머니와 형을 죽여 암매장한 사건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그리 크게 놀랄만큼 희귀한 일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배금주의와 부정부패에 대한 우리 사회의 만연은 청소년의 인식 자체를 바꿔놓고 있는 것. 

주목할만한 일은 또 있다. 고등학생 10명중 4명은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조사되었다고 하니 타인과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 정의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 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해도 괜찮다는 청소년은 10명중 8명꼴. 실종되어 가는 청소년의 윤리의식에 대한 적나라한 조사 결과앞에서, 정직보다 거짓으로 위기를 넘기거나 편법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절차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가치 풍조를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의 현재 모습은 국가 미래의 모습을 진단케 한다. 청소년의 뇌리속에 젖어든 윤리와 도덕의 잣대속에서 청소년 건전 육성의 방향을 어른들은 고민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 왜냐하면 청소년의 이런 생각들은 결국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 낸 책임이기 때문이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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