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변강쇠보다 더 강한 모르쇠"

댓글언론 국회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관람비평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07/11/15 [00:19]

"구두쇠·변강쇠보다 더 강한 모르쇠"

댓글언론 국회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관람비평

임동현 기자 | 입력 : 2007/11/15 [00:19]
13일 국회에서 진행된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본 누리꾼들은 고스란히 재현된 '모르쇠'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일부를 공개한 '삼성 비자금 명단'에 임채진 내정자가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삼성 비자금 수수 여부가 인사청문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며 진행된 인사청문회는 그러나 삼성 문제에 대해 임채진 내정자가 "기억이 안 난다", "잘 모르겠다"로 일관하면서 점차 실망스런 분위기로 변해갔다.
 
"기억 안 난다" 반복에 누리꾼들 짜증
 
▲ 오마이뉴스의 인사청문회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     © 인터넷저널

뇌물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정한 임 내정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삼성과 BBK 의혹 수사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기억 안 난다", "보고받지 못했다" 등 '모르쇠'로 일관했다.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에서 뇌물 전달자로 알려진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 삼성구조본 장모 부사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냐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질문에도 안 내정자는 "기억 안 난다"만 반복했다. 이를 본 일부 의원들은 임 내정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노회찬 의원이 김용철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국회 법사위가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증인으로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청문회 기사를 담은 <미디어다음>에 달린 댓글 수는 820여개. 실시간 중계처럼 보도된 기사를 보면서 누리꾼들은 나름대로의 '관전평'을 게시판에 남겼다.
 
주내용은 역시 모르쇠로 일관한 임 내정자에 대한 비난. "아무것도 기억 못한다면서 어떻게 검찰총장을 하겠느냐"는 내용과 거부하면 할수록 혐의가 더 짙다고 평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많았다. 사퇴를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글과 임씨를 검찰총장으로 내정한 정부에 대한 비판의 글도 있었다.
 
"그 기억력으로 어떻게 사법고시 통과?"
 
한편으로는 삼성의 거대한 힘을 느꼈다며 이번에도 지나가는 바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누리꾼들이 본 청문회 풍경이다.
 
임채진 내정자의 '모르쇠'는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다. 임 내정자의 기억력을 놓고 비아냥거리는 누리꾼들의 글이 많았다. "골프치다 골프공에 맞았나보다. 그러지 않고서야 자기가 갔는지 안 갔는지 모를리가 없지."(hellspy), "임씨 뇌가 저렇게 썩어가는데 검찰총장 잘할 수 있을까? 이거 뇌물성 치매아냐?"(이방인)
 
"높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기억 안나는 게 많아? 그 자리 뇌물로 올라갔나?"(김형주), "음, 그 기억력을 가지고 어떻게 암기가 생명인 사법고시를 붙었지? 불가사의한 일이군..."(리베로)
 
"그렇게 한 자리 하고 싶나? 찐드기도 저런 찐드기가 없나. 저 인간이 수사하던 범죄자들에게 배웠나. 불리한 건 무조건 기억 안난다하니..."(너르바나), "저런 바보가 사법고시를 어떻게 붙었나? 난 10년 전에 야구한 9명의 이름도 기억하는데..."(감자도리), "얼마 전 일도 기억 못하는 사람이 총장을 한다니... 혹시 마누라 이름은 기억하나?"(세희빠)
 
철저하게 '모르쇠'로 일관한 것은 그만큼 혐의가 짙기 때문이라는 누리꾼들의 글도 눈에 띄었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 사제단과 김용철씨가 미치지 않고서야 왜 검찰총장 내정자를 들먹이겠어? 이러니 김씨를 믿지."(심양석), "만약 안 받았는데 받았다고 누가 주장하면 무고죄로 고소하면 되잖아. 근데 사실을 부인하는 걸로 그친다... 뻔히 속보인다."(오늘도걷는다)

"모른다 기억안난다, 뇌물성 치매 아냐?"
 
"처음에는 하늘을 우러러 어쩌고 저쩌고... 결정적으로 드러나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어쩌고 저쩌고... 아~ 대한민국의 가치관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됐는고?"(고구려왕), "검찰공화국에서 썩은 검찰로 드러나고 있네. 무한대로 권력 휘두르다가 자기 팬티 벗겨진 것도 모르고 있었군."(gini)
 
김용철 변호사를 증언대에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심이 담긴 글들도 있었다. "법사위가 스스로 나서야지.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인데 국회의원들이 나서야지. 왜 증인출석 반대하나?"(tkfkd), "오전 내내 봤는데 답답하다. 김용철씨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대질심문하면 딱 나올텐데..."(좋은생각), "삼성 장학생들 알아서 기네~ 먹은 것이 많아 부르기가 겁나겠지..."(톰과란제리)
 
삼성에 대한 비판도 수그러지지 않았다. "역시 삼성은 위대하다. 그까짓 떡값으로 나라의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드는 저 능력을 보라."(굿맨), "대통령과 맞장뜬 검사들도 삼성하고는 맞장 안 뜬다. 누가 더 높은지 알기 때문에..."(카이), "시치미 떼면 이회장이 10억 주기로 했나?"(쾌찬녀석)

임채진씨를 내정한 정부와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기억이 안 난다니 원칙을 지키겠다니 하는 말만 반복하니... 기억상실 환자를 검찰청장으로 추대한 분을 알고 싶다."(유앤미), "저런 사람을 밀려는 노무현의 머리엔 뭐가 들었을까? 변양균은 언론보고 소설쓰지 말라 그러고 국세청장은 검찰보고 시나리오쓰지 말라 그러고... 대변인은 본인이 아니라해서 모르고...ㅋ"(indiana)
 
"대한민국이 뇌물공화국이 되도록 방조한 죄, 삼성의 떡값이 죄가 안 되게 만든 죄. X파일 무산시킨 전력."(굿맨), "검찰총장 앉히면 그땐 정말 민란 일어날것 같다."(까칠한인생)
 
"떡값으로 검찰을 하수인 만든 저 능력"

당사자로 지목된 임 내정자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누리꾼들은 자신의 혐의를 더 인정한 셈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수사를 진행할 검찰총장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것이 누리꾼들이 인사청문회를 보고 느낀 결론인 것이다.
 
관심을 모으는 청문회때마다 나오는 '모르쇠'. 그에 대한 답답함을 두 누리꾼이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에는 구두쇠, 변강쇠보다 더 강한 모르쇠 영감이 있다..."(do-vision),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소리에 국민은 미친다, 미친다..."(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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