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대한민국 법인데, 피해 없길”

댓글언론 ‘그룹 구조본 비자금 조성’ 한겨레보도에 네티즌 시끌벅적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10/29 [17:17]

“삼성은 대한민국 법인데, 피해 없길”

댓글언론 ‘그룹 구조본 비자금 조성’ 한겨레보도에 네티즌 시끌벅적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10/29 [17:17]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관리하고 있다는 그룹내부 핵심관리자의 증언이 보도되자 이를 두고 해당 언론사와 삼성간 공방이 거세다. 온라인상에서도 네티즌들의 격론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지난해 3월 전략기획실로 개편)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27일 ‘한겨레21’과 인터뷰를 갖고 삼성이 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50억원 이상 은닉했었다고 폭로하고 그 기록과 실태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특히 삼성이 활용한 자신 명의의 차명계좌는 자신이 모르게 개설된 것이며 이를 이용해 삼성그룹측이 비자금을 관리하거나 자금세탁을 하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증권사가 명의자에게 보내는 ‘주식 잔고확인 요청서’, 과세당국의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통해 차명계좌 내역을 알았고, 그 내용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이른바 ‘보안계좌’로 본인확인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 '한겨레21'과 인터뷰에서 삼성그룹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비자금의혹을 털어놓은 김용철 변호사.     © 인터넷저널


법무팀장 지낸 김용철 변호사 폭로

김 변호사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내놓은 물증은 몇 가지. 첫 번째는 2004년 10월 굿모닝신한증권 도곡지점이 김 변호사에게 보낸 주식 잔고확인요청서. 주식 26억6820만4500원이 표기돼 있는 것이다. 확인결과 삼성전자 주식 6071주였다. 자신의 계좌이지만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듬해 삼성쪽에 “차명계좌를 빨리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삼성으로부터 “정리중”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른바 분산해 놓은 비자금이었다고 그는 추정했다.

또 하나는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김 변호사 명의의 계좌. 지난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납부실적에서 드러났는데, 자신도 모르게 1억8185만4326원의 이자소득이 찍혀있고 소득세를 2545만9560원이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에서 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자율을 적용하면 예금액은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자금 세탁용으로 추정된 계좌 역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것. 개설시기는 지난 8월 27일이며 개설 당일 17억원을 입금한 뒤 다음날 삼성국공채 신매수 자금으로 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금세탁용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한 임원은 이 언론과 대담에서 “전략기획실 재무팀의 고위 임원이 김용철 명의로 파킹시켜놓고 재테크를 한 것”이라며 “두 사람 사이의 거래일뿐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용철 변호사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희생양을 내세우는 상투적 수법”이라며 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관리 사실을 감추기 위해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 몰래 내계좌를 운용한 측은 자금출처를 대야하며 검찰 수사에서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돈치주의에 껍데기만 국민주권”

미디어다음에 한겨레의 보도가 오르고 서너 시간 만에 댓글이 388개나 올랐다. 가장 큰 흐름은 삼성그룹에 대한 비판의 글. 이은 지적은 현직에 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뒤 늦게 폭로한 삼성관계자를 비판하는 내용. 이어 언론 보도태도에 대한 누리꾼들의 공방과 정치적 연관성, 그리고 개인적으로 반짝이는 의견들이었다.
 
▲ 미디어다음에 실린 한겨레 기사와 사진. 김 변호사의 차명계좌가 개설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     ©인터넷저널


삼성에 직격탄을 쏘는 비판의 목소리는 매서웠다. “원칙과 정의, 정직이 살아있는 사회가 되자고 늘 힘쓰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 삼성건 두려워 마시고, 원칙과 정의대로 조사하고 철두철미하게 일벌백계 하소서.”(박웰빙) “검사 출신이니... 모든 것의 정황을 확인 후 발표한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비자금이라면 세금탈루 등도 조사해야겠지요.”(나그네) “비열한 짓거리를 서슴없이 저질러도 국민들은 이젠 무감각 해져버린 느낌이다. 이런 비리 덩어리... 하루 빨리 망해서 사라져야 하는데...”(따곤이)

“대선전에 수백억 만들어서 당선가능 후보에게 갖다 바쳐야지. 차떼기 말고 이번엔 아주 은행금고떼기해라.”(에리카박) “삼성은 대한민국 법인데. 대한민국 사법부 명퇴하면 거의 삼성 직원으로 들어... 삼성은 대한민국 사법부와 동급인데...! 개인 피해 없길 바래요.”(shadow) “개인 계좌에 50억 이상이 들어갔다 나왔다 할 정도면 대체 전체 비자금의 규모는 얼마란 말인가? 개인적 생각으로 최소 500억이상일 듯.”(영구와 깜비)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황당시츄에이션... 내부에 있을 때는 암말 못하다가 나와서 저럴까? 삼성에 있을 때는 잘 먹고 잘 살았으면서...”(ciaagag) “왜? 삼성의 돈 안먹었나요? 모든 조직이 100% 완벽할 순 없다. 맑은 물엔 물고기가 못 산다.”(묵하) “요즘 어떤 미친 인간이 차명으로 돈을 관리하겠나. 삼척동자가 웃는다. 억지로 손가락을 감추는 걸 마술이라 흉내 내다가 이건히 손가락 부러뜨릴라.”(야슬)

“삼성 돈 안먹었나요? 아님 튀어보려고?”

“ㅎㅎㅎ 대게 반골들은~ 대게 자기에게 잘해줄 땐~ 그런 소리 안하지~ 뭔가 존심을 상했거나~ 악심을 먹었나보네~ ㅋㅋㅋ 아님~ 책임회피~!? 튀어보려고?”(데니) “그렇게 깊은 뜻을 이루고 싶었으면 내부적으로 좀 더 확실하고 투명하게 개선해나가면 될 것을. 삼성 내에서 얻는 게 적었나보군요.”(미니미니) “제목만 보고 바로 알았다. 삼성 못 잡아먹어서 발정났지. ㅉㅉㅉ.”(국자)

정치적 파장을 분석하는 글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00 후보는 금산분리 철폐를 주장했다. 삼성이 은행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정치인과 기업인 합작으로 비자금창구를 따로 만들 것이다. 제2의 IMF를 부를 것이다.”(오우영) “껍데기만 국민주권, 실제는 몇몇 대기업과 놀아나는 돈치주의...”(솔잎) “국왕 이건희... 영의정 노무현인디... ㅋㅋㅋ.”(타키) “삼성이 어느 후보를 밀고 있을까~?? 안봐도 비디오~~~유유상종~~~ㅎㅎㅎ.”(함대)

미디어 보도태도를 놓고도 공방이 가열됐다. 먼저 보도 매체의 진실규명에 힘쓴다는 칭찬이었다. 그리고 삼성측의 댓글대응을 비난하는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알바들 아이피 함 추적해봐라. 급하면 실수한다고 삼성맨들 많이들 걸려 들거다. 광고하나 던져 준다고 꼬리 내리지 말고, 함 제대로 붙어봐라.”(가난한자) “맑은 물엔 고기가 못산다? 목숨 걸고 진실을 밝히니... 야비한 인간? 아무리 명박상을 지지하고 싶어도 그렇지. 당신 자식한테 나중에 이렇게 교육시켜보세요 어디!!”(비이)

“삼성이 광고비 젤 많이 벌어주니깐 찍 소리 못하구... 그러니깐 LG전자를 쓰면... 삼성을 도태시킬 수 있어요.”(Const) “삼성 알바들 출동했네... 잘못 된 일을 고백한 건데 욕질하는 인간들은... 삼성이 돈을 너무 잘 주니까 인간임을 포기한 건가... 중앙일보에서는 죽어도 볼 수 없는 기사죠. ㅋㅋ. 이유를 아시는 분?? ㅎㅎ.”

“인마이포켓 하시지, 내겐 저런 행운 없남?”

하지만 폭로기사의 속셈이 뭐냐며 음해론을 펼치며 삼성과 옹호하는 글도 꽤 많았다. “진짜 어려운 결정 하셨습니다. 하지만, 언론에 고백하는 이유도 밝혀야 하지 않을까요...”(스마일맨) “그룹 차원에서 보면 60억 정도는 껌 값인데... 이회장이 사회사업에 내놓은 돈이 몇천억인데... 아마 개인비리 아닐까? 검사, 변호사 출신이 왜 삼성에 들어가 양심선언을 한 것일까? 이정도로 삼성은 흠집나지 않을 것 같음.”(장땡)

“양심선언? 몬가가 부족해서 이제서 고백하는 거죠... 수년 동안 조용하다가 이제 고백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요~~ 쩝... 배신이라는 것도 포함되죠.”(오드리햅번) “법과 언론, 관이 전부 삼성 수중인디... 뭔 소리덜이여...”(타키) “삥 뜯기 맞지요? 맞잖아요. 아니라고 하지 마세요. 문화일보 기사 보세요. 대체로 이런 레파토리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찌라시, NGO들 살이 찌고. 제발 노가다라도 해서 제 손으로 먹고 살길...”(homeage)

개인적으로 재미난 생각을 적은 네티즌도 여럿 있었다. “개인 명의로 되어 있을 때 그냥 인 마이 포켓하시지...”(00님) “내 계좌에 남의 비자금이 있었다면 모두 찾아서 40억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그리고 나머지 10억은 노후대책으로 남겨 놨을텐데... 나에게는 저런 행운이 없남 눈먼 돈 말이얌===::;”(더라지) “아무리 검사출신 변호사라고 해도, 쉽지 않을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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