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병' 가치, 김지선 선전 기대하며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3/03/11 [14:44]

'노원병' 가치, 김지선 선전 기대하며

서울의소리 | 입력 : 2013/03/11 [14:44]
안철수 캠프에서 자문역할을 했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민주당의 요구로 작성한 대선평가보고서에 얽힌 루머들이 안철수 전 교수의 정치 재개 이상의 후폭풍을 몰아오고 있습니다. 한상진 교수 측에서 흘러나온 반정치적인 문재인 의원 사퇴설(일부 언론 보도로는 한상진 교수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허나 경향신문과 연합뉴스의 기사를 보면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이 문 측을 자극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기자 생활을 한 저로서는 언론 보도를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단일후보 협상과정의 비망록을 공개하겠다는 문 측의 움직임에 민주당 지도부가 자제요청을 한 것으로 볼 때 뭔가 보이지 않는 손이나 사전 시나리오가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사실 민주당을 넘어서 정권교체를 희망했던 국민적 열망을 기준으로 하면 대선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비주류의 행태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반정치적 국민 모독에 다름 아닙니다. 친노 위주의 주류가 패거리 정치를 한다고 해도 박정희의 딸이자 상대 진영의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도 상관없다는 식의 행태를 어찌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안철수 캠프의 자문역할을 했던 한상진 교수에게 대선패배보고서 작성을 맡긴 민주당의 행태부터 지극히 비합리적이며 정치적 의도가 분명해 보였는데, 결과 역시 문재인 의원과 친노 세력으로 대표되는 주류의 책임으로 패인을 돌리는데 한 치의 어긋남도 없어 보입니다. 정치적으로 정제되지 않는 언행을 보여주고 있는 한상진 교수의 언행은 민주당 전체를 안철수 수중에 넘기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정당으로서의 존재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현재의 민주당이 스스로 자멸하는 국면에 들어선 것인지, 아니면 대선 경쟁력이 가장 강한 문재인 의원의 정치경력을 끝장내려는 것으로부터 안철수의 현실정치 입성까지, 야권을 통째로 비주류나 멀게는 진보 진영을 초토화시키려는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재편하려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야권 성향의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수권정당으로 재탄생하는 민주당의 환골탈태이지 재기불능의 파괴는 아닙니다. 

현실정치에 입문하는 안철수의 성공을 바라는 저로서는 한상진 교수의 언행에서 촉발된 문재인 의원 측과 안철수 캠프 측의 진실 공방들이 둘 중 한 명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메가톤급으로 발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의 정치 재개를 반기는 것은 2030세대를 위함이며 안철수의 정체성이 중도나 보수에 있기에 우리나라에서 중간자적 입장에 있는 새로운 정당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 알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젊은이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 의원들과 새누리당의 수구적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 의원들이 합류해서 중도 성향의 신당이 될 때 한국정치는 완충지대를 갖게 됩니다. 이는 극단으로 흐르고 있는 한국의 정치에서 완전히 실종된 이해의 합리적인 조정이 가능해집니다. 신뢰의 리더십을 구축한 문재인 의원이 전면에 나서는 것까지 더하면 이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도약을 의미합니다. 

물론 안철수 신당이 재편된 새누리당과 손발을 맞춰 가며 정치를 할 경우에는 이 땅의 진보 세력들이 공멸을 면치 못하는 위험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차가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시나리오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안철수가 시중에 떠도는 말처럼 타이밍에 천재인 간철수라 해도 새누리당과의 연대는 스스로의 정치생명을 갉아먹는 것이라 확률이 높아보이지는 않습니다.

헌데 한상진 교수의 입을 빌어 보도되는 언론들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이번 대선패배 평가보고서는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 하기에는 그 의도가 너무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비주류의 잘못에 대해서는 꾸짖되 그 정도가 낮아 면죄부를 주었고,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친노 위주의 주류와 문재인 의원에 대한 가해진 비판은 가히 정치적 살인에 이를 만큼 치명적입니다. 

게다가 진실을 밝히겠다는 문재인 의원 측의 반발을 민주당 현 지도부가 자제요청을 한 것은 확전을 피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안 측의 반발에 이어 한상진 교수가 민주당과 안철수 간에 중재를 할 수 있다고 천명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정부조직법에 대한 내부 혼란에 휩싸인 민주당 지도부와 비주류가 안 전 교수와 사전 교감이라도 있었던게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노원병에서 안철수가 정치 재개를 함으로써 진보정의당을 수렁으로 내몬 것, 한상진 교수의 보고서가 문재인 의원과 친노를 타겟으로 잡고 있다는 것,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대선에서 나 몰라라 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보타지를 한 비주류 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 민주당과 안철수를 하나로 묶는 것이 유일한 생존의 길인 양 포장한 것, 아직까지는 보고서를 보지 못해 확인할 수 없지만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언급이 없고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가 빠진 것, 보고서 내용을 안철수 입장에서 보도하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 등으로 볼 때 안철수의 노원병 출마를 결코 반기기만 할 수 없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이러다가 문재인 의원도 죽고 안철수도 죽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아니면 둘 중 하나의 정치 생명이 끝나고 한 쪽이 승자독식하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훌륭한 노동운동가이자 노회찬 후보의 부인인 김지선씨가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이 모든 논란을 잠재운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그것은 괴멸 직전의 진보 세력이 극적으로 부활하는 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불통과 오기의 정치와 여당의 무력함, 야당의 자중지란에 대한 민심의 반발이 매우 크다는 증거일 수도 있으니까요.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언젠가는 밝혀집니다. 하지만 현실정치 세계에서 진실이란 없습니다. 지배적인 의견만 있을 뿐, 사실에 근거한 진실이란 정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민초의 바람이고 천상에 속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상진 교수가 주도한 보고서를 다 살펴보고 문재인 의원 측과 안철수 교수 측의 공방을 지켜본 후에 정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는지, 그래서 특정 의도가 존재하고 있었는지 확인한다고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안철수의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에 얽혀 있는 정치적 이해타산 때문에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이 내년에 있을 총선과 2017년의 대선까지 메가톤급 영향을 주는 중대 사안으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이번 노원병 선거에서 모든 정당의 후보자들이 출마해 후보 단일화 없이 일전을 치렀으면 합니다. 그래서 수도권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전국 민심은 수도권 민심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응답을 보낼지 확인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가 당선되면 문재인 의원도 현실 정치의 정면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되는데 이것이 가장 껄끄러운 세력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노회찬 부인인 김지선씨가 당선되는 것도 메가톤급 후폭풍을 불러올 수 결과이기도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지만 그것은 정치를 모르는 자들의 꿈일 뿐이며,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의 가치를 최대한 키우려는 의도들의 충돌들이 빚어낸 해프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상진 교수가 주도한 대선평가보고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인선도 잘못됐고 결론도 편향됐으며 목적의 순수성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어 차라리 폐기하거나 재작성했으면 합니다. 아예 국민들 중에서 무작위 축출해 새로운 보고서를 쓸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국민대배심원단을 모집해 이번 보고서에 대해 평가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터이고요. 

아무튼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부정적이 될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저는 노원병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이 최대한 커지기를 바랍니다. 보통 보궐선거라 하면 극히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고 그럴 경우 지난 대선처럼 50대 이상의 표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데, 관심이 커지면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자가 당선이라도 된다면 이 땅의 진보 세력들은 재기불능의 상태까지 몰릴 수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일방적인 힘이 실릴 것입니다. 이는 정부조직법 처리를 늦추고 있는 야권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한반도 전쟁 위기의 고조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정선거에 대한 마지막 의구심도 철저한 탄압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요.   

정치건 여행이건 간에 길의 위력은 직접 걸어가는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국민적 눈높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누구보다도 김지선씨의 선전이 필요합니다. 김씨의 당락과 상관없이 안철수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때 진보의 부활이 노원병에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정신은 더 큰 평등의 추구에 있고 작동하지 않는 정치라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이자 노동운동가인 김지선씨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정치에 주어지는 모든 힘의 원천은 국민에게 있고, 혁명적 변혁의 역사는 약자의 반란에서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승패와 상관없이 진보정의당의 선전을 간절히 기원하며 노원병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논객 : 늙은도령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 도배방지 이미지

노원병 안철수 김지선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