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임효림 시 바위 같은 어둠이 있었다. 고독한 침묵이 흘렀다 발자국 소리 요란하고 구호가 들리고 함성이 들리고 먹구름이 겹겹이 몰려와 쌓이고 천둥번개가 치고 슬픔이 억수로 내려 홍수가 지고 공포가 덮쳐와 세상이 요동을 쳐도 어두웠음으로 오직 바위 속같이 어두웠음으로 세상은 침묵 속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詩해설] 그 오랜 침묵이 깨졌는가? 죽음의 침묵이 잠을 깼는가? 요즘 우울한 내 심사를 울리며 모처럼 낭보가 들려왔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 오랜만에 들어보는 낭보다. 버마에서는 지금 우리의 6월 항쟁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것은 버마에도 좋은 일이지만, 우리에게도 새롭게 피를 돌게 하는 좋은 소식이다.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죽은 사람들 중에는 스님들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 그들도 피를 흘려야 한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우리에게 피를 요구했다. 우리도 6월 항쟁을 성공하기 위해 종철이 죽었고, 한열이가 죽었다. 아니 그보다 앞서 광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었다. 이번에는 꼭 버마에 민주화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에 난민으로 남아 있는 나의 버마 친구들에게도 고국으로 돌아갈 길이 열렸으면 한다.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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