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해군 설치한 기뢰 폭발 가능성”

한국·이스라엘 과학자, 국제학술지 논문 “재조사 필요하다”

인병문 | 기사입력 2012/08/28 [11:02]

“천안함, 해군 설치한 기뢰 폭발 가능성”

한국·이스라엘 과학자, 국제학술지 논문 “재조사 필요하다”

인병문 | 입력 : 2012/08/28 [11:02]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 한국과 이스라엘 과학자가 우리 해군이 설치했던 기뢰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한겨레>가 28일 보도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이 그동안 주장했던 북측 잠수정 어뢰공격설을 뒤집는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과 이스라엘 지구물리연구소(GII)의 예핌 기터만 박사는 최근 국제학술지 <순수·응용 지구물리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중폭발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폭발로 인한 지진 규모(2.04)는 대략 티엔티(TNT) 136㎏ 폭약량에 해당하고 이는 1970년대 해군이 설치했다가 버려둔 육상조종기뢰의 폭약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론은 사고 당시에 발생한 지진파와 공중음파, 수중음파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여러 방법으로 확인해보면 티엔티 250㎏으로는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와는 너무 큰 불일치가 나타난다”고 밝혀, 합조단 조사결과를 정면을 반박했다. 합조단은 북측 잠수정이 티엔티 250㎏의 어뢰를 발사해 수심 6~9m에서 폭발했으며 지진 규모는 1.5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겨레>는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수중폭발 원인과 관련해 폭발 때 급속 팽창하는 가스 버블(거품)이 어떤 주기로 작용했으며 이때의 폭약량은 어느 정도인지를 수중폭발 방정식과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며 “여러 경우의 폭약량과 수심을 가정해 계산했더니, 티엔티 136㎏이 수심 8m에서 폭발했을 때 관측 데이터의 버블 주기가 나타날 수 있음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당시 합조단도 기뢰 폭발 가능성을 검토했으나 “사건 발생 지점의 수심 47m에 있는 폭약량 136㎏의 육상조종기뢰로는 선체 절단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소구 소장은 <한겨레>와 대담에서 “합조단의 결론은 수중폭발의 기초분야와 버블 동역학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다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므로 과학적 규명을 위해선 재조사가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 “천안함 침몰, 너무 문제 많아...다음 논문에서도 집중 분석”
 
김 소장은 “천안함 사고와 관련해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 문제가 많았다”며 “지진학과 바다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올바로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그래서 이 문제를 계속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논문의 검증과 관련해 김 소장은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이니 당연히 전문가 평가위원들의 심사를 거쳤다”며 “지난해부터 워싱턴대학, 오리건주립대학, 세인트루이스대학, 싱가포르대학에서 논문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이어 “공저자인 기터만 박사는 2000년 러시아 쿠르스크호 핵잠수함의 수중폭발을 비슷한 방식으로 연구해 논문을 냈던 분이고, 분석 과정에 도움을 준 트레후 오리건주립대 교수, 쿠부청 싱가포르대 교수, 장아만 하얼빈공대 교수는 파형 분석과 버블 동역학, 시뮬레이션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덧붙였다.

김소구 소장은 끝으로 “다음 논문에선 선체와 버블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본격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프로펠러가 휜 방향도 중요한 단서로 다루고 있다”고 밝혀, 향후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진실공방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인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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