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과 식민·분단전쟁 100년사 소설로

이원구 선생, <백년간의 비밀> 펴내

하잠 | 기사입력 2012/08/26 [16:51]

동학혁명과 식민·분단전쟁 100년사 소설로

이원구 선생, <백년간의 비밀> 펴내

하잠 | 입력 : 2012/08/26 [16:51]
35년간 국어선생으로 교단을 지켜오며 시인으로, 수필가로 활동해온 이원구 선생이 소설 <백년간의 비밀>(도서출판 화남)을 펴냈다.

소설은 작가 집안이 동학농민혁명과 식민, 분단과 전쟁 100년 질곡의 역사 한 가운데서 겪은-증언과 문헌, 현장답사 등을 통해 밝혀낸-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작가는 탐구적이고 진보적인 여학교 국어선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동학농민혁명에 참가했다 억울한 죽임을 당한 외고조부의 영웅담과 그 후손들이 겪은 가족사, 나아가 전북지방의 수난사와 민족 분단사를 추적하고 고증한다.

결국 주인공은 처참하게 희생된 30만 명의 동학농민혁명군, 연좌제와 궁핍으로 비루한 생을 걸머진 그 후손들이 100여년에 걸친 고난과 항쟁을 그리며, 그들의 명예를 회복한다.

특히, 이산가족의 아픔을 통해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실감나게 그려나가면서 역사의 재조명을 역설한다.

주인공은 6.25때 의용군으로 출전한 친삼촌이 북녘에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동안 왜곡된 역사와 연좌제로 인한 억울한 삶을 추적해 동학혁명과 사회주의에 대한 인식 전환을 꾀한다.

작가 이원구 선생은 “오랫동안 항일 민족주의자를 흉악한 사회주의자로 왜곡하고, 조작쟁의와 통일운동을 벌인 고향의 저항운동을 불순하다도 낙인찍어 왔다”며 “억울하게 연좌제로 피해를 당한 친척들의 증언을 듣고 나는 역적으로 몰린 동학군의 가족들이 후손들에게 자기 선조의 행적을 숨긴 것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강요된 침묵이었다”고 지적한다.

이 소설의 집필의도에 대한 작가의 변은 명쾌하다.

“친일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채 외세의 간섭으로 분단과 내전을 겪은 뒤에도 분열을 조장하는 추악한 권력자들, 민중을 노예 취급하는 일부 자본가들, 사대주의적인 어용학자들, 그들에게 기생하는 탐욕적이고 파괴적인 인물들도 구체적으로 복원하여 그들의 지배욕과 허위의식을 폭로하여 참다운 인간이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했다.”

이원구 선생은 “저희 집안의 가족사를 통해 우리 아버지들의 꿈과 이상을 조명하고 그 꿈을 갉아먹는 세력을 규탄하려고 했다”며 “우리 아버지의 이상은 어둠을 밝힌 스승, 즉 노자와 장자, 니체와 톨스토이, 크로포트킨과 바쿠닌, 그리고 신채호, 이회영, 박열처럼 일체의 권위와 권력을 거부하고 인류의 정의, 자유, 평등을 실천한 진정한 아나키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힌다.

이승철 시인(한국문학평화포럼 사무총장)은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 알렉스  헤일리의 장편소설 ‘뿌리’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에 담긴 작가의 영혼과 그 이야기를 한국어판으로 재현시킨 이 작품은 서사와 이야깃거리가 사라진 작금의 한국소설에 보내는 하나의 도전장”이라고 평가했다.

작가 이원구 선생은 1946년 전북 삼례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와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후 김제 만경고와 서울 휘경여중에서 35년간 국어교사로 일했다. 또한 전국국어교사모임 창립회장을 역임하며 민족문학을 바로 세우는 데 기여했다. 현재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텃밭을 가꾸며 작품을 구상하면서 한국평화문학포럼 이사, 동학농민혁명유족회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궁뜰 외할머니네 이야기> <개암나무 영혼은 뿌리로 내려가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시집 <노랑 부엉이들, 부활하다> 와 에세이집 <들꽃학교 노교사 교육희망을 보다> <들꽃학교 문학시간>, 문예창작이론집 <시 창작교실> <인물평전 쓰는 법> 등의 작품집이 있다.
 

 
 
 
 
<인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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