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사건, 학벌에 목맨 한국의 '생쇼'

보도·댓글 동향 '오마이뉴스'·'아고라'에선 학벌지상주의 논쟁

신정원 기자 | 기사입력 2007/07/13 [21:01]

신정아 사건, 학벌에 목맨 한국의 '생쇼'

보도·댓글 동향 '오마이뉴스'·'아고라'에선 학벌지상주의 논쟁

신정원 기자 | 입력 : 2007/07/13 [21:01]
교수에 임용되고 광주비엔날레 신임 공동 예술 감독으로 선임되기로 했던 신정아씨가 그동안 학력을 위조, 그동안 주장해 왔던 모든 학벌이 거짓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신정아씨가 학․석․박사 학위를 모두 위조해 교수에 임용됐지만, 그 동안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작품에 대해 언론의 극찬을 받았으며, 수상한 경력까지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그녀의 행동은 ‘사기’에 해당돼 비판받아 마땅하고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능력보다는 학벌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한 사건이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녀는 서울대 미대를 중퇴한 뒤 미국 캔자스대(The University of Kansas)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복수전공 해 학사학위(BFA,1994년)를 받고, 경영학석사(MBA,1995년)를 받았으며, 예일대(Yale University)에서 미술사로 박사학위(Ph.D.,2005년)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캔자스대에서 5년 동안(1992년 봄학기~1996년 가을학기) 다녔지만 3학년때 중퇴했으며, 나머지 대학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포털 네이버 뉴스사이트에 오른 신정아씨 기사.     © 인터넷저널


논문표절 논란도 일고 있다. 신씨는 ‘기욤 아폴리네르: 원시주의 피카비아와 뒤샹의 촉매’라는 제목으로 학위를 받았다고 했지만, 이는 지난 1981년 에카테리니 사말타노우-치아크마(Ekaterini Samaltanou-Tsiakma)의 버지니아대 박사학위 논문과 제목과 내용이 일치한다는 게 예일대 한 교수의 주장이다.

그녀는 1997년부터 국내 미술계에서 잘 나가는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동국대 조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월간미술>로부터 기획상(2003년)을 받는 등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주목받아 왔다. 

신씨의 거짓 학벌이 밝혀지자 지난 2일 “공식적이고 적법한 채용 절차와 확인을 거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던 동국대는 난색을 보이고 있고, 신임 공동 예술 감독 선임의사를 밝혔던 광주비엔날레도 선임을 철회하기로 했다.

<오마이뉴스>는 칼럼을 통해 이 사건을 ‘희대의 비극이자 희극’이라고 표현하며, “그를 비판하기 전에 미술계가 먼저 자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언론은 학력 위조문제가 밝혀지지 않았다면 그냥 그렇게 넘어갔을 것이라며, “미국 명문 사립대를 졸업 했느냐 안했느냐 하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미술을 바라보고 있고, 광주비엔날레의 현실에 어떻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잣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의 ‘조은미의 비틀어뷰’는 ‘예일대 박사’ 후광에 모두 눈 멀고 귀 멀었다고 비난했다. 또, “학벌이란 간판이나 따지는 미술계의 진실에 대해 그는 온 몸으로 예술한 것”이라며, 학벌에 목맨 우리 사회를 풍자하는 한 편의 ‘생쇼’라고 평가했다. 

학벌지상주의가 낳은 부작용이라는 네티즌들의 의견도 있었다. 다음 토론광장 ‘아고라’의 ‘나대로 맨’은 “화려한 학력, 학벌을 자랑하는 사람보다 더 탁월한 사람들이 세상엔 수없이 많다”며 “고졸에 대학중퇴의 학력으로 대규모 전시를 기획할 능력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능력보다 학벌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학벌지상주의를 비판했다.

‘광해군’은 “신씨의 강의를 듣고 오히려 더 유익했다는 학생들도 있었던 것, 신씨의 기획으로 오히려 대중들이 예술에 접근하기 쉬웠다는 사실, 사기꾼임에도 오히려 능력발휘를 했다는 사실은 뭔가 심각하게 고민해볼 게 있다”며 “저런 사기꾼이 당당하게 행세를 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이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지영_에이치_’는 “단순히 학위만을 토대로 그를 조교수로 초빙한 동국대와 그 외 직위를 준 미술관, 문화관광부 등은 당연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황새울’은 “거짓말이 허울좋은 쇼와 컨셉이라는 단어로 치장되면서 그것들이 통용된다는 게 문제”라며 “공유되어야 할 지식이 기득권에 의한 독점 지식이 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painter’는 ‘신정아 사건, 과연 학벌중심 사회때문인가?’라는 글에서 “미술이론과 기획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인 만큼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신씨는 엄청난 이익을 손쉽게 챙겼다”면서, “‘거짓말’과 ‘지식도둑질’ 중심의 사회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신씨의 학력 위조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의견도 많았다. 'wjd'와 'jiny'는 각각 신씨를 ‘희대의 사기꾼녀’, “원래 사기꾼이 말을 잘한다고”고 비아냥거렸고, ‘FlyHigh’는 “(신정아씨가) 능력있다구요? 그럼 정치인은 왜 검증합니까? 추진력만 있으면 되지”라고 한 뒤, “(우리나라 미술계의) 문제가 밝혀졌고, 큰 반성을 해야할 것”이지만 “아주 부도덕하고 저질스러운 행위를 한 신정아씨는 퇴출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올드앤와이즈’는 “명백한 사기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그녀와 같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정상적인 방법을 밟아 올라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고, ‘shophie'는 “실력이 있는데 학위가 없다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학력의 아우라에 편법으로 기회를 부여받았고, 그건 곧 정당하게 기회를 부여받고자 했던 누군가의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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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라 2007/07/14 [21:04] 수정 | 삭제
  • 본래 예술은 사기고
    인생은 연극이다

    신정아 절말 훌륭하다
    멋진 사기와
    멋진 연극을 했구만

    본래 미술 전시기획은 사리꾼이 잘하는거요
    그라고 학생을 가르치는 것도 사기꾼이 잘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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