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카스트로 암살’ 15만달러 현상금

60~70년대 내부 기밀문서 공개, 반전운동가 불법 정탐 파일도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06/27 [14:09]

CIA, ‘카스트로 암살’ 15만달러 현상금

60~70년대 내부 기밀문서 공개, 반전운동가 불법 정탐 파일도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06/27 [14:09]
미중앙정보국(CIA)이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마피아 일당에게 15만달러를 현상금으로 내건 사실이 드러났다고 AFP가  27일 전했다. CIA는 또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미국인을 불법적으로 감시해왔으며 일부 환자에게 마약으로 생체실험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CIA는 26일 693쪽에 이르는 비밀 문건을 공개했다. 세계인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문건은 오랜 세월 존재여부로 논란거리였던 암살계획서. CIA가 암살 대상으로 분류한 명단에는 쿠바 대통령인 피델 카스트로, 콩고 독립지도자 패트리스 루뭄바, 도미니카공화국의 독재자 라바엘 트루히오 등이 포함돼 있다.

 갱단 2명 암살자로 고용

 1973년으로 표기된 문건에 따르면, CIA는 쿠바의 대통령인 피델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마피아를 여러 명 고용했다. 먼저 조니 로젤리를 고용해 ‘갱 활동을 요하는 신중한 임무’를 맡겼다. 실제 이름은 산토스 트라피칸트. 피델 암살작전을 수행키 위해 CIA가 고용한 마피아 두목이었다.

로젤리는 임무 수행을 위해 ‘샘 골드’라는 이름으로 악명높은 갱을 하나 더 불러들였다. 그는 시카고 폭력조직의 두목이자 ‘알 카포네’의 계승자인 살바토르 ‘모모’ 히안카나였다. 둘은 미 연방정부(법무부)가 수배중인 잔인한 악당이었다고 메모는 기록하고 있다.

▲ 1974년 CIA의 불법적 반전활동가 정탐을 폭로한 뉴욕타임스의 1면 톱기사. 퓰리쳐상을 받은 탐사전문 세이무어 허쉬 기자가 작성했다.  


 CIA메모는 “로젤 리가 이 작전(피델 암살)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미행정부가 절대 알아서는 안된다”고 적고 있다. 또 “카스트로를 죽일 때 무기를 사용하지 말고 독극물을 음식에 타는 수법을 사용하겠다”는 갱들의 충고도 기록해놓고 있다.

문건에는 또 “샘은 우안 오르타로 가장 할 수 있다. 그는 도박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쿠바의 고위 관리며 카스트로에게 접근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그는 재정적 곤경상태에 있다”는 내용도 적혀있다.

로젤 리가 오르타에게 임무를 수행하라며 극약을 건넸다. “그러나 여러 주가 지난 뒤 오르타는 겁먹은 상태였고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는 메모도 보인다. “로젤리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으며, 샘도 자신과 같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들 암살자에게 수고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독살 뒤 피그스만 침공’ 수포
 
피델 암살을 서곡으로 쿠바 피그스만 침략을 하려고 했던 계획이었다. 암살은 성공하지 못했고 미국의 사주(지원)를 받은 반카스트로군은 1961년 4월 17일 쿠바 남서안에 있는 피그스만에 상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26일 공개된 CIA의 비밀문서는 ‘가보들’이라는 제목이 붙은 것들이다. 기밀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드려내는 제목이라고 AFP는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문건 중에는 ‘베트남전 반대자들 감시’ 메모도 들어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과 소련에서 오고간 우편 검열, 전직 CIA직원들의 가택침입과 정보확보, 언론인 통화감청, 마약을 사용한 생체실험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활동들은 CIA가 1970년대 했던 정탐들인데, 당시 미국내에서 이런식의 정보수집은 불법이었다.

이날 나온 문건에는 이밖에도 암살자 명단에 콩고 독립운동 지도자인 루뭄바 정권. 그는 1960년 쿠데타로 쫓겨났는데, 당시 CIA배후설이 파다했었다. 도미티크공화국의 독재자 트루히요도 명단에 들어있는데, 그는 1961년 정적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들은 당시 CIA 국장인 제임스 슐레징거가 모아놓은 것들이다. 슐레징거는 CIA의 워터게이트에 연루 혐의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사임한 1974년 뒤 취임했다. 워터게이트로 CIA가 한창 공격을 받을 때 내부에서 작성한 메모들도 들어있다.

 반전활동가 불법 파일작성

 비밀 문서 중에는 카리브해 연안국가들의 흑인 진보활동가 정탐 자료도 있다. 이들은 당시 미국내 진보단체들과 밀접한 연대를 하고 있었다. 또 ‘쉼 없는 젊음’이라는 제목의 한 학생운동단체 내부 문건도 발견됐다. ‘민주사회학생’(SDS)이라는 단체는 1960년대 전미 대학 학생연합 조직이었고 미국 밖 19개 나라에도 연대조직이 있었다.

마이클 헤이든 CIA 국장은 이번 기밀문서를 공개하면서 “문서들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 그리고 현재와 다른 CIA 조직을 엿볼 수 있게 한다”며 “많은 것들은 숨겨왔던 것이고, 대부분은 사실을 반영한 것인데, 이게 바로 CIA의 역사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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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a 2007/06/27 [15:46] 수정 | 삭제
  •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테러의 배후에는 그들이 있다
  • 싫다 2007/06/27 [15:15] 수정 | 삭제
  • 역시 미국넘들. 그럼 그렇지. 추악한 과거사가 들통났구만.
    암살이 성공을 못해 그나마 공개한 것이겠지...
    미중앙정보국 이넘들 남미 나라들의 모든 쿠데타와 연관됐지. 이넘들.
    훈련시켜주고, 뒷돈 대주조, 무기대주고, 좌파혁명 다 무산시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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