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군·반정군 오일도시 거센공방전

정부군 자위야·브레가·라누프 맹공, 국제사회 비행금지구역 논의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11/03/11 [00:49]

카다피군·반정군 오일도시 거센공방전

정부군 자위야·브레가·라누프 맹공, 국제사회 비행금지구역 논의

최방식 기자 | 입력 : 2011/03/11 [00:49]
카다피군과 반정부시위대가 리비아 북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정유시설이 몰린 도시를 점령하려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고 알자지라 온라인영어판이 10일 보도했다. 가장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라스라누프, 브레가, 빈자와드, 그리고 트리폴리 서쪽 50km 인근의 아즈 자위야.

정유시설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라스 라누프를 점령하고 있는 반정부시위대는 카다피군의 거센 공격에 도시 동쪽으로 밀려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10일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정부군의 공습 및 박격포와 로켓포 공격에 밀려 수백명씩 트럭을 타고 동쪽으로 퇴각하고 있다는 것.
 
▲ 주요 정유시설이 몰려있는 도시에 대한 카다피군의 공격이 격렬해지고 있는 가운데, 라스 라누프가 카다피군의 수중에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 알자지라



라스라누프, 카다피군에 일부 밀려

카다피군은 이날 정유시설 뿐 아니라 민가와 병원인근에 맹렬한 포격을 퍼부었다고 반군측은 주장했다. 라스 라누프에서 취재 중인 토니 버틀리 알자리라 특파원은 이에 대해 “지난 며칠간 카다피가 왜 병력을 총동원하지 않는지 궁금했는데, 오늘 보니 작전을 시작한 듯 하다”고 언급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라스 라누프에는 공습에 이어 포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카다피군의 맹공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곽도로에는 수많은 트럭이 공격을 받아 파괴된 채 길가에 늘어서 있다고. 카다피군의 공격은 지중해 연안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즈다비야에서 취재 중인 알자지라 랙키 로랜드 특파원도 카다피군이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0일 카다피군의 공격은 서쪽 연안과 남쪽 사막지대에서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부 근거지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동쪽으로 밀어내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

▲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공방이 거듭되고 있는 지중해 연안 리비아 주요 거점 도시.     ©인터넷저널


호다 압델 하미드 벵가지 특파원에 다르면, 라스 라누프, 브레가, 그리고 또 다른 오일시설이 있는 도시에서는 지중해 쪽 해상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레가의 경우 공습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벵가지의 반정부시위 본부는 세력을 확산하던 추세에서 역공을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전 장기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연안과 사막지대에서 공격 시작

카다피군은 트리폴리 인근 아즈 자위야에도 탱크와 전투기로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에 따라 반정부시위대가 자위야 도심을 장악하고 있고, 도시 외곽지역은 카다피군이 지배하고 있는 꼴이라고 도망 나온 한 주민이 증언했다.

카다피군은 자위야를 반군 손에서 빼앗았다고 주장했지만, 반군측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격렬한 전투로 도심에 취재진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주장이 맞는 지는 확인할 길이 없는 상태.

현재 반정부시위대는 대부분 전투경험이 없는 이들. 반정부군에 참여중인 자동차 수리공 압델 라지크 부바커(32)는 AP와 대담에서 최근 대공화기 사용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처음엔 몰랐는데, 2~3일만에 배웠다. 이젠 사용할 줄 안다. 신께 감사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신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작동하고 있다.”
 
▲ 리비아 반정부시위대와 카다피 정부군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인터넷저널

전투가 격렬해지며 반정부시위대는 국제사회에 카다피가 공군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방 주요국들은 논의를 시작했는데, 미국측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나서서 결정 주체는 미국이 아니라 유엔이라고 언급했다. 나토와 유럽연합도 10일 논의를 시작했다.

국제적십자, “심각한 내전” 우려

제이콥 켈렌버거 국제적십자위원회 회장은 10일 리비아가 내전상태라며 구호활동가의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는 나름의 외교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사를 뷔르셀과 카이로에 파견한 것이다.

영국은 카다피정권 폭정의 증거라며 리비아에서 활동하던 BBC 언론인 3명의 체포 및 고문을 비난하고 나섰다. 자위야 남쪽 10km 검문소에서 체포됐으며 트리폴리에 있는 군교도소에 구금돼 21시간 동안 리비아군과 비밀경찰로부터 고문과 취조를 받고 풀려났다.

풀려난 BBC의 한 기자에 따르면, 아즈 자위야에 있는 감옥에는 방마다 얼굴 등 온 몸에 매질로 상처 난 것으로 보이는 10~12명의 수감자들이 있다고 한다. 그는 특히 자신이 붙들려 있는 동안 수많은 비명소리를 들었으며, 끔찍한 장면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카다피 정부는 외국인 기자들의 트리폴리 취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리비아당국의 보호 하에서만 취재활동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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