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트리폴리의 카다피 사면초가

세르비아 한 TV와 전화인터뷰서 "알카에다 리비아 전복" 비난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11/02/28 [18:37]

리비아 트리폴리의 카다피 사면초가

세르비아 한 TV와 전화인터뷰서 "알카에다 리비아 전복" 비난

최방식 기자 | 입력 : 2011/02/28 [18:37]
상당수의 도시들이 반정부시위대 손에 떨어지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트리폴리에서 사면초가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는 그를 지지하는 보안병력이 통제하고 있지만 간간히 총격소리가 들린다고 알자지라TV 온라인판이 27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정부를 이탈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동부에 리비아전국위원회가 설립된 것을 언급하며 리비아 제2의 도시이나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벵가지에 임시정부가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27일 반정부시위대가 트리폴리에서 불과 50km 인근에 있는 자위야시를 접수하며 동부의 거의 모든 도시에 이어 서부 수도인 트리폴리를 압박해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자위야시 주변의 탱크들은 친정부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24km 떨어진 날룻에 도착한 AFP기자에 따르면, 카다피 친정부군이 이 도시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리밧, 카바우, 야도, 로그반, 젠탄, 예프렌, 케클라, 케리엔, 아와메드에서도 카다피군이 철수했으며 이 도시엔 반카다피 혁명위원회가 설치됐다고 변호사이자 지역위원회 위원인 샤반 아부 시타가 언론과 대담에서 밝혔다.

하지만 카다피는 세르비아의 벨그레이드에 본부를 둔 텔레비전 방송사 'TV Pink'와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은 리비아에 머물 것이며 자신의 41년 권력을 뒤흔들고 있는 건 알카에다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자신에게 전범조사를 하겠다며 제재를 결정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거세게 비판하고 트리폴리는 지금 안전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상황이 좀 다르다. 은행이 문을 열었지만 빵과 유류 등을 배급하려는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사람들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데, 지난 25일 정부가 발표한 한 가족당 4백달러 생계비를 타 내려고 등록하기 위해서다.

이보다 앞서 가다피의 아들 샤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도 미국의 방송채널 ABC와 대담에서 소요가 진정되고 있으며 정부군은 민간인에게 결코 병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카다피 아들의 이런 주장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알 자지라는 지적했다.
 
▲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리비아의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     © 인터넷저널


 
샤이프 카다피는 특히 인터뷰에서 “모든 남부가 조용하며, 서부와 중부도 평온하고, 심지어 동부도 일부가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번 언급은 대부분의 오일생산 도시와 심지어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리비아 제2 도시인 벵가지까지 포함한 것이어서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고 알 자지라는 덧붙였다.
 
그간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사망자는 2천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국제 외교가는 평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방세계는 거세계 카다피를 비판하고 있다. 유엔안보리도 만장일치로 카다피정부의 여행금지 및 재산동결령을 내렸으며, 정부의 반인권 범죄(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결의했다.

영국은 지난 27일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가다피와 그의 가족 재산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조지 오스본느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독재자 가다피와 가족의 영국내 재산을 동결했기 때문에 그가 재산을 국민을 탄압하는 데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워싱턴은 반정부그룹과 대화를 하고 있으며, 리비아인들이 독재정권을 물리치는 데 필요하다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부에 반카다피 과도정부를 세운 리비아국가위원회 측은 외국의 어떤 개입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중 카다피와 가장 친분이 있는 이탈리아의 프랑코 프라티니 외무장관은 26일 “양국간 친선우호조약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으며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리비아 권력의 종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탈리아 텔레비전 ‘스카이’와 대담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 리비아 반정부시위대와 카다피 정부군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 인터넷저널


호주도 리비아 정부에 대한 제재에 돌입했다. 케빈 루드 외무장관은 알자지라와 대담에서 “유엔안보리 제재에 중요한 점이 있는 데 바로 호주가 주장했던 국제사법재판"이라며 "트리폴리 정권에 큰 짐이 될 것이며, 만약 무고한 리비아 시민에게 무기를 사용한다면 그들은 국재전범재판대에 서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벵가지에서 법인권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나 엘갈랄은 알자지라와 대담에서 유엔이 이번 제재에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안한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카다피가 공군기를 띄워 공습을 할 수가 있기에 트리폴리 시위대를 돕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동부 도시 알 바이다에서 무장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트리폴리로 행진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가 트리폴리로 행진을 할 것이며 정부군으로부터 탱크와 무기를 탈취할 계획이 포함된 동영상이 27일 알자지라에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무장 시위대의 트리폴리 진격 계획은 수천명의 트리폴리 주민들이 “카다피는 신의 적”이라며 26일 친정부군 총탄에 맞아 죽은 한 시위자의 장례식이 치러진 이튿날 공개됐다. 수백명의 시위대가 26일 시위과정에서 정부군에 사살된 이들의 보복을 다짐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26일 시위에선 무차별 살상이 이뤄졌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트리폴리에 사는 이샴(34·공학자)은 “우리는 다시 그리고 또 다시 시위를 할 것이며, 내일 그리고 또 그 다음날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감정에 격해 말을 잊지 못하는 동안 이스마일은 “카다피군이 다가왔고 그들은 평화적이던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살상을 했다”고 증언했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km 떨어진 미수라트에서 온 사람들로부터도 카다피군 공격소식이 전해졌다. 카다피군이 미스라트공항을 공격하려다 반정부 시위대에 밀려났다는 것. 미수라타의 주민 모함메드는 “공항 주변에서 지난 밤과 이른 아침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며 “차드에서 온 용병들이 미수라타 반정부군에 붙들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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