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스승' 참언론인 리영희 선생

세브란스 빈소 애도객 줄이어, "민주·인권·남북평화 꽃피워야"

편집부 | 기사입력 2010/12/07 [01:59]

'양심의 스승' 참언론인 리영희 선생

세브란스 빈소 애도객 줄이어, "민주·인권·남북평화 꽃피워야"

편집부 | 입력 : 2010/12/07 [01:59]
▲생전의 마지막모습을 오마이뉴스에서 취재하고 촬영한 리영희선생님의 모습©민족의소리자주역사신보

한국 현대사의 증인 사상의 은사 리영희 선생이 타계했다. 향년 81세. 리영희 선생은 지병인 간경화로 투병중이었는데, 5일 새벽 0시 30분경 끝내 사망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선생은 지난 1929년 평안북도 운산군 북진면에서 태어나 1950년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영어교사로 재직 중 6·25전쟁이 일어나자 입대하여 1957년 육군 소령으로 예편했다.

같은해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로 언론 활동을 시작한 뒤 1972년까지 합동통신 등에서 외신부장을 지냈다.

1972년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로 재직중 해직되었다가 1980년 3월 복직했으나 같은 해 다시 해직된 뒤 1984년 복직하였다.

1988년 한겨레신문사 비상임이사 및 논설고문을 지냈으며 1995년 한양대학교에서 정년 퇴임했다.

저서로는 <전환시대의 논리>(1974) <우상과 이성>(1977) <분단을 넘어서>(1984) <역설의 변증>(1987) <자유인, 자유인>(1990)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1994) <스핑크스의 코>(1998) <반세기의 신화>(1999) 대담집 <대화>(2005) 등이 있다.

선생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체제를 신랄히 비판하고 그들의 허위의식을 벗겨내는 언론과 저작활동을 활발히 전개했으면, 그로 인해 수 차례 해직과 투옥의 고초를 겪었다. 특히, 70-80년대 많은 젊은이들의 의식을 일깨워 사상의 은사로 불렸다

"선생님 없이 이 시대 헤쳐나가야 하다니 가슴 아프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이 많이 찾았다. 오후 1시 50분께 빈소를 찾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리영희 선생이 돌아가시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마무리됐다"며 "앞으로 선생님 뜻을 받들어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생전에 꿋꿋했던 선생님이 이렇게 가셨기 때문에, 서글프고 안타깝다"며 "부디 좋은 곳에 가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은 "리영희 선생이 돌아가신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후퇴하고 남북관계가 냉전으로 회귀하면서 과거와의 유물과 싸워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빈소를 찾은 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선생님은 참언론인이었다"면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분단이나 중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셨고, 이 때문에 사회·역사 문제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홍윤기 동국대 철학과 교수는 "리영희 선생님은 너무 아쉬울 때 가셨다, 선생님 없이 이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게 가슴이 아프고 큰 부담이 된다"며 "이 사태가 끝나고 선생님을 다시 한 번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은 "너무 가슴이 아파서, 말을 못하겠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빈소에는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안희정(충남)·이광재(강원) 지사, 천정배(민주당)·권영길(민주노동당)·조승수(진보신당) 의원, 유시민(국민참여당)·노회찬(진보신당) 전 의원 등의 근조화환이 도착했다. 정부 쪽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화환을 보냈다. 

 
▲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리영희선생의 빈소, 리영희선생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의 숨겨진 진실을 드러냄으로서 신식민지에서의 정치,경제,문화를 진일보하고 잠자는 역사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고 식민지의 우상을 파괴하는데 온몸으로 앞장 서시었다. 리영희선생의 정신을 이어 자주평화통일을 온몸으로 이룩하여야할 것이다 ©민족의소리자주역사신보 편집부

한편, 이날 트위터에서는 리영희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이 쏟아졌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중국 노신선생과 함께 제 대학시절 방향을 정해준 사상의 은사였다,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시대 양심의 스승이 떠나셨다"고 했고, 같은 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독재 탄압에도 오직 진실만을 추구하고 소신껏 행동하신 지식인의 귀감이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세상과 불화한 의인, 시대의 등불, 인생의 사표…

5일 오후 7시 30분께 고 리영희 선생 빈소에서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과 손을 맞잡은 리 선생의 부인 윤영자씨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천정배 최고위원은 1989년 <한겨레> 방북 취재 계획을 세웠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로 구속된 리영희 선생을 변호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천 최고위원은 윤씨에게 "리영희 선생님은 존경받은 분이었다"고 했고, 윤씨는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대답했다. 천 위원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듯 "2년 더 사셔서 좋은 세상을 보고 가셔야 했는데…"라고 하자, 윤씨는 "천정배 (전) 장관이 잘해 (정권을) 꼭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리영희 선생의 빈소가 마련된 첫날인 5일 시민사회·정치권·학계·언론 등 각계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고인을 세상과 불화한 의인, 시대의 등불, 인생의 사표 등으로 회고했다.

리영희 선생 민주사회장 장례위원장이자, 1960년대부터 계간지 <창작과 비평>을 이끌며 리영희 선생과 인연을 맺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오후 6시께 빈소를 찾았다. "한마디 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백 교수는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는 "리영희 선생은 우리 시대의 의인이었다, 살아오신 세월 동안 의인은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었다"며 "늘 올곧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 후학들은 리영희 선생의 말씀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 임재경 <한겨레> 초대 부사장, 김주언 전 신문발전위원회 사무총장 등 언론계 인사와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시민사회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1989년 방북해 통일의 꽃이라고 불렸던 임수경씨와 최근 유쾌한 100만 민란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영화배우 문성근씨도 조문했다. 

 
▲문성근과 행동하는 실천가들이 민란에서 혁명까지 기치를 들고 종일종미사대매국세력들의 민족공동체를 파괴를 막아내고자 앞장서나서고 있다. 리영희선생의 사상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일은 동학에서 실패한 민족공동체의 주체성과 자주성을 확립하는 것이 징상과제이다. 모든 양심적인 민족공동체세력은 작은기득권을 버리고 대의를 찾아 앞서나가야할 것이다. 모든 좌우를 포함한 종일종미사대매국세력을 제외한 모든세력의 대동단결을 지상과제로 삼아 종일종미매국세력을 척결해야! ©민족의소리자주역사신보 편집부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은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보고 가셨어야 했다"며 "현재 절망 같은 상황이지만, 4대강 사업 등에 대해 후학들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반대하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 리영희 선생의 유지도 그런 뜻일 것"이라고 전했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바른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시대의 등불이었다"며 "세상을 밝혀줄 사람이 없어 혼란스러운 시대에, 이렇게 가셔서 더욱 아쉽다"고 전했다.

정치인들도 장례식 방명록에 빼곡히 이름을 적었다.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함께 천정배·이미경·정범구·백원우(이상 민주당)·이정희·강기갑·권영길·홍희덕(이상 민주노동당)·조승수(진보신당)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등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많은 젊은이들이 리영희 선생의 책을 읽고 이 사회에 대한 시각을 깊이 깨우쳤다, 선생님의 역할이 그리워진다"고 전했고,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선생님의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마음을 이어받아 그 뜻을 실현시키겠다"고 전했다. 또한 유시민 원장은 "참 멋지게 사셨다, 인생의 사표로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여당에서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근조화환을 보냈을 뿐, 빈소를 방문한 인사는 없었다.

한편, 리영희 선생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위원장 고은, 백낙청, 임재경)는 8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하고, 오후 4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하관식을 하기로 하는 등 장례 절차를 확정지었다.고 오마이뉴스는 긴급보도했다.

기사원문출처: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88215&CMPT_CD=E0942

원본 기사 보기:hinews.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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