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리스 속편의 카피였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는 이제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수적이고 변화가 적다고 느껴지는 농업분야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먹혀들어가고 있다.

보통 장미라고 하면 붉은색, 분홍색, 흰색을 지닌 향기로운 꽃으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는 장미에는 꽃잎에 일곱 가지 무지개색을 지녔다고 이름 붙여진 레인보우 장미, 컴컴한 밤에도 빛을 발하는 야광 장미,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황금빛을 띠는 황금 장미, 온도에 따라서 꽃잎 색이 바뀌는 매직로즈, 파란색의 꽃잎 색을 나타내는 파란 장미까지 현재 판매되는 장미는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레인보우 장미는 식물체의 수분 흡수경로인 물관부에 서로 다른 색소를 넣어서 다양한 꽃잎 색을 지니는 상품을 개발한 것이고, 야광 장미, 황금 장미, 매직로즈는 장미꽃잎에 용도에 맞는 색소와 형광물질 등을 흡수시킴으로써 장미의 변신을 꾀하였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장미에 단순히 원하는 색소나 형광물질을 넣어줌으로써 색깔의 변화를 준 것이 아니라, 생명공학 기술로 장미 자체의 꽃잎의 색을 변화시킨 파란 장미가 일본에서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장미의 개발은 장미라는 농업소재에 염료학이나 생명공학이라는 서로 다른 세상이 만나 고부가가치의 농업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과 방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 우리의 농업은 농업의 위기, 농촌의 붕괴라는 어두운 면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농업에 새로운 상상력을 도입하고, 서로 다른 분야와 과감히 손을 잡아 신바람 넘쳐나는 농업을 이루어야 할 때이다.

/임선형 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물질개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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