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억제 위한 저(低)탄수화물 식품

흡수하는데 오랜시간 필요한 탄수화물인 현미 같은 곡식도...

노재경 | 기사입력 2010/09/09 [12:30]

비만억제 위한 저(低)탄수화물 식품

흡수하는데 오랜시간 필요한 탄수화물인 현미 같은 곡식도...

노재경 | 입력 : 2010/09/09 [12:30]
 
▲ 포도당 (Glucose)의 3차원 구조와 화학구조. [출처;MSN Encarta]     © MSN Encarta

비만의 원인으로 탄수화물이 지목됨으로써 저탄수화물 상품은 세계적인 유행이 되고 있습니다. 탄수화물이 전혀 없는 다이어트 코카콜라(Diet Coke)와 저탄수화물 맥주 시장은 벌써 뜨거운 경쟁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탄수화물은 어떻게 비만의 원인이 될까요?

탄수화물은 근본적으로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입니다. 즉 탄수화물은 식물 세포를 구성하는 셀룰로즈, 곤충 껍질 카이틴, 그리고 우리 몸의 여러 조직을 구성하는 근본 물질입니다. 먹는 측면에서 탄수화물을 생각해 보면, 탄수화물은 먹이 사슬의 가장 밑부분을 구성합니다.
 
녹색 식물은 이산화탄소와 물로 광합성을 통하여 탄수화물을 만드는데, 빛의 에너지를 탄수화물(특별히 에너지가 풍부한 형태인 포도당)이라는 화학 에너지로 저장합니다. 그리고 동물은 식물의 이 화학 에너지를 섭취하여 생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녹색 식물이 포도당 형태로 저장하는 에너지가 없이는 모든 생명체는 죽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먹은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마지막에는 단순한 포도당으로 분해됩니다. 우리 몸은 이렇게 포도당으로 분해해야 흡수를 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도당은 입술에 닿는 것만으로도 혈액 속으로 흡수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하필이면 포도당일까요?
 
포도당은 탄수화물 가운데 구조가 간단하여, 세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화학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은 아니고, 딱딱한 섬유질 탄수화물은 몸에서 거의 소화되지 못한 상태로 배출됩니다. 또한, 다른 복잡한 형태의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서서히 단당류로 분해됩니다.

우리의 몸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포도당을 흡수하여 혈액 속에 퍼지게 되면 혈중 당 농도는 증가합니다. 이런 높은 당 농도에서는 몸의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여 즉각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인슐린이 하는 일은 혈액 중에 있는 포도당을 세포가 재흡수하게 하는 것입니다. 세포가 혈중 포도당을 흡수하면 혈액 중의 포도당과 인슐린의 양은 같이 줄어들게 됩니다. 만일 포도당의 혈중농도가 옅어지면 간은 포도당을 다시 혈액 중에 내어 놓게 됩니다.

간에서 내어 놓을 수 있는 포도당에 한계가 있을 때, 우리의 뇌는 공복감을 느끼게 되고 실제로 먹을 필요가 없는데도 뭔가를 먹게 됩니다. 즉, 혈중 당 농도의 급증, 인슐린의 급증, 그로 인한 공복감의 순환고리가 만들어집니다.
 
설탕이 많은 스낵류를 급하게 먹게 되면 이런 악순환은 더 쉽게 만들어집니다. 이 악순환을 너무 많이 겪게 되면 급기야 세포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혈중 포도당을 더는 흡수하지 않는 당뇨병 (Type 2 당뇨병)이 생기게 됩니다. 즉, 인슐린의 조절 신호를 무시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 탄수화물 섭취를 중단해야 할까요? 물론 그렇게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저탄수화물 식품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저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탄수화물 식품 이외에도 흡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탄수화물, 예를 들면 현미 같은 곡식은 혈중 당 농도나 인슐린의 농도를 급하게 높이지 않습니다. 특히 영양학자들이 현미를 권장하는 이유는 현미 속에는 섬유질과 다른 영양소도 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비만을 방지하는 두 가지 방법은 탄수화물의 급격한 섭취량을 줄이는 것과 포도당의 공급을 천천히 하는 것입니다.

/이창묵(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물질개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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