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해거리' 유전체 해독으로 비밀푼다

[기고] 잎 만드는 가지끝 분열조직 꽃을 만드는 이유 밝히면...

노재경 | 기사입력 2010/08/30 [13:16]

'과일 해거리' 유전체 해독으로 비밀푼다

[기고] 잎 만드는 가지끝 분열조직 꽃을 만드는 이유 밝히면...

노재경 | 입력 : 2010/08/30 [13:16]
식물의 생활 주기 동안에 일어나는 가장 극적인 변화는 아마 “화아분화”일 것이다. 잎을 만들던 가지 끝의 분열조직이 어떤 계기로 꽃을 만들게 되는 걸까?

식물은 어느 정도 자라게 되면 저절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도 하고(autonomous pathway), 4도 정도의 저온에 며칠 두게 되면 꽃이 생기기도 하고(vernalization pathway), 일정 시간 이상의 낮 햇빛에 노출되게 되면 어린 식물도 꽃이 생길 수도 있다(photoperiod pathway).
 
때로 꽃이 필 때가 되었는데도 꽃이 피지 않는 경우 지베렐린을 처리하면 개화가 되기도(GA pathway) 하는 등 식물마다 또 키우는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꽃눈이 만들어지고 꽃이 핀다. 각각의 기작마다 개화에 관여하는 조절 유전자가 다르며 또 공통으로 관여하는 유전자도 있다.

잎에서 꽃으로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외부와 내부의 신호를 받은 식물체 내의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시작으로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많은 조절유전자의 변화가 전달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다.
 
애기장대 유전체가 모두 해석되고 유전자의 기능이 점차 밝혀지고 있는 현재, 많은 과학자에 의해 개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하는 기작과 여기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많이 밝혀지고 있다.

과일나무는 한 해 수확이 많으면 다음 해에는 거의 과일이 열리지 않는 해거리 현상이 있다. 오랫동안 이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이제 그 원인도 알고 싶고 또 원인을 알면 그 해결 방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Citrus spp.(감귤류 과일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사이 발현되는 유전자를 뽑아 염기서열분석(ESTs:expressed sequence tags)을 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으며(CitEST) 주요 유전자의 구조를 분석하고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애기장대에서 밝혀졌던 개화의 비밀에 더하여 과일나무의 개화 기작을 덤으로 알게 된다면 이제 해거리 현상과 같이 농민의 수입에 위협을 가했던 자연의 심술을 피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김진아(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물질개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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