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 비 합천보 수몰, 준설토 쓸려가

폭우에 함안보 등 침수 공사중단, "방류 오염물질이 더 큰 걱정"

편집부 | 기사입력 2010/07/19 [09:30]

167㎜ 비 합천보 수몰, 준설토 쓸려가

폭우에 함안보 등 침수 공사중단, "방류 오염물질이 더 큰 걱정"

편집부 | 입력 : 2010/07/19 [09:30]
▲ 낙동강은 167mm가 쏟아져 오니토와 공사현장의 흙들과 섞여 마치 금빛 물결을  ©민족의 소리 자주역사신보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이던 경남 함안보와 합천보 건설현장이 폭우에 침수되면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특히 함안보는 제때 가물막이에 물을 채우지 못해 비상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18일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침수됐던 가물막이가 일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공사현장 인근은 온통 황톳물로 변했다.고 경향신문은 공사장현장 르포로 전했다.
 
비상상황 초래한 함안보 현장 =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심각단계 경보를 발령합니다. 시공사 관계자는 가물막이 내 인력 및 공사 장비를 신속히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실제 상황입니다.”17일 오전 9시33분 장대비가 내리는 경남 창녕군 함안보 건설현장. ‘웽~’하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이어 다급한 목소리의 경고방송이 울려퍼졌다.
 
가물막이(높이 5m)로 둘러친 함안보 공사현장은 6개의 충수관을 통해 가물막이 안에 물을 채우려는 공사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이 공사장 안에 물을 채우는 이유가 있었다. 폭우로 불어난 강물이 가물막이를 넘어 마구 떨어지면서 공사장을 훼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비상상황을 초래하기전의 낙동강 함안보 공사현장. 사진 경향신문 © 민족의 소리 자주역사신보 

공사장 크기는 대략 80만㎡. 물을 채우려면 최소 8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상류의 물은 예상보다 빨리 불어났다. 다급한 목소리의 경고방송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9시39분, 9시47분, 9시52분, 10시쯤 경고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 167mm 비에 함안보 공사현장은 물에 잠기고 비상상황초래. 약간의 비에도 전공사장의 준설토가 흘러가고 공사장비등이 물에 잠기었다 부질없는 공사비가 이중으로 들어가여하는 상황을 초래하여 졸속공사로 국가예산의 부담을 안겨주는 4대강사업이 되어 / 사진 경향신문  ©민족의 소리 자주역사신보 

속절없이 물에 잠긴 공사장 18일 경남 합천군 합천보 건설 현장의 가물막이 바로 밑부분까지 강물이 차오른 가운데 공사 관계자들이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아래).
 
합천보는 이번 폭우가 내리기 전까지 보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고 경향신문 합천 | 김기남 기자(kknphoto@kyunghyang.com)는 속보로 타전했다.

결국 오전 10시20분 강물은 가물막이를 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공사장 안으로 강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도 공사관계자들은 공사 자재를 치우고 충수관을 통해 물을 채우고 있었다.
 
하류 쪽으로는 고무보트를 탄 공사관계자들이 떠내려가는 오탁방지막을 건지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속도전한다꼬, 어제(16일)도 아래(15일)도 공사하더니만 지금 와서 물 채우는갑네. 저러다 사람잡는 것 아이가.”경고방송에 놀란 주민들이 함안보 홍보관 전망대로 몰려들어 숨가쁘게 움직이는 공사장을 지켜보며 한마디씩 내뱉었다.
 
낮 12시쯤 공사장 관계자들이 모두 공사장을 빠져나왔고 빗줄기가 조금씩 약해졌으나 오후 1시가 되자 공사장은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 공사장 내 임시도로도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같은 시간, 낙동강의 지천인 광려천의 물빠짐이 지체되면서 함안군 대산면 일대 저지대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정도 비에 물이 차오르는데 함안보가 완공되면 대산면은 물바다가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진주 남강댐에서는 초당 2000t의 물을 사천만으로 방류하고 있었다. 남강으로 물이 흘러갈 경우 함안군 이하 낙동강 하류의 침수피해는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김경철 사무국장은 “8개보가 완성될 경우 물의 정체가 더 심해져 수많은 지천이 범람할 수 있고, 특히 보 운영에 한 번의 실수라도 생긴다면 엄청난 재앙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합천보 일대도 흙탕물 천지 = 18일 오후 경남 합천군 청곡면 삼학리 낙동강 20공구 합천보 공사현장.16일부터 쏟아지던 집중호우는 일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600여m의 강폭을 가로지른 채 진행 중이던 합천보 공사현장은 완전히 수몰된 채 온종일 뿌연 흙탕물이 흐르고 있었다.
 
합천보 공사현장을 둘러싸고 있던 가물막이는 완전히 물에 잠겨 형체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앙상한 뼈대를 드러낸 공도교(높이 25m)가 없다면 공사현장인지조차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공도교의 교각 6개만이 상판을 이고 강 절반을 가로지른 채 덩그렇게 버티고 있었다.
 
 합천군 일대는 167㎜의 집중호우를 기록했다.“강물이 억수로 탁합니더. 작년하곤 딴판이라예. 준설토하고 강물하고 섞이면서 시뻘겋게 된 기라예.” 공사현장 주변 김도철씨(46·합천군 청덕면)는 “4대강 공사가 시작된 이후 첫 장마에 이렇게 흙탕물로 변하는 걸 보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혀를 찼다.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준설토에 섞여 있을 오염물질이 더 큰 걱정거리”라면서 “공사현장의 장마철 수질대책은 전무한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사 현장에서 찌꺼기와 부유물을 걷어내던 누런 오탁방지막도 강어귀에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주관사인 SK건설관계자는 “오탁방지막이 떠내려 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잠시 걷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사현장의 찌꺼기와 부유물질이 여과장치 없이 곧바로 하류로 쓸려 내려가고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합천보 공사현장에서 1.5㎞ 하류. 하천 제방 넘어 길이 200여m, 높이 20여m의 준설토가 들판 한가운데 띠를 두르고 있었다. 거대한 모래더미는 비닐덮개 등 아무런 가림막조차 없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공사관계자는 “준설토가 하천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바깥에 있어 강물에 유실될 우려가 없다”며 안전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집중호우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 준설토가 인근 들판으로 유실되거나 모래먼지가 날려갈 소지를 안고 있다”며 “인근 농작물의 피해도 고려해 줘야 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이번 폭우로 합천보 공사현장 상류지역인 합천군 덕곡면 율지리·남재리 등 8개리 주민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합천보 상류 3㎞에서 농사짓는 이들은 합천보 건설로 저지대 농경지 침수가 우려된다면서 지난 15일 경남도청 등을 방문해 공사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서재천 덕곡면 피해대책위원장은 “이번 비로 낙동강의 유속이 늦어졌다면서 보가 건설돼 물이 갇혀 현재 강수위가 10.5m까지 치솟으면 장마철은 물론 평소에도 침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라고 경향신문은 속보 4대강 공사현장 르포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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