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안함 북소행 결론’ 보도 허점투성이

'미중 외교'·'미상원 결의안'·'힐리러 방중' 분석·보도 자의적...

대.자.보 편집부 | 기사입력 2010/05/24 [00:22]

‘미, 천안함 북소행 결론’ 보도 허점투성이

'미중 외교'·'미상원 결의안'·'힐리러 방중' 분석·보도 자의적...

대.자.보 편집부 | 입력 : 2010/05/24 [00:22]
지난 주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미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 소행’으로 결론냈다는 보도였다. 15일 토요일 대다수의 언론은 미국의 이같은 입장을 보도했고, 힐러리 클린턴이 방한 일정을 모색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준 외통부 차관이 미국을 방문중인 시기에 전해진 내용이라 한미 양국의 공조 속에서 대북제재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그럴 듯 하게 묘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결론냈다는 보도는 세 가지 의문점이 있다.

첫째, 미국의 결론과 중국의 반응이 보이는 불일치이다. 보도들이 인용하고 있는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1일 커트 캠벨 국무 차관보를 중국에 보내 “천안함 조사 발표와 대응 조치 전에는 북핵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는 뜻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미국의 판단을 전달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미국이 그와 같은 판단의 근거 없이 대중 외교를 전개했을리 없고, 중국 역시 그와 같은 판단의 근거 없이 미국의 ‘주장’을 듣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커트 캠벨의 방중 이후에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중국 외무성 뿐 아니라 국방장관도 “천안함 사건의 원인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결론을 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더 나아가 11일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 6자회담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데 (관련국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는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으며, 15일 개최된 한중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3단계 중재안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이 6자회담에서 자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천안함과는 별도로 6자회담 프로세스 가동’을 추진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그러나 중국이 ‘외교 미숙아’가 아닌 이상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판명날 경우 6자회담 재개는 물건나 간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천안함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접근을 비판하고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이유는 둘 중의 하나이다. 미국이 ‘천안함 북한 소행’이라며 내세운 근거가 중국이 보기에 불충분한 것이거나 혹은 미국은 ‘천안함 북한 소행’이라는 언급 자체를 중국에 하지 않았거나.

둘째, 미 상원에서 지난 13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는 천안함 관련 결의안이 지나치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미 상원 결의안은 △천안함 희생자의 유가족에 대한 애도 △비극적 사태를 맞은 한국 국민과 정부와의 강력한 연대의지 강조 △한미동맹을 통해 한반도 안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 재확인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이행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에서 언급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은 지난 시기 핵문제에 대한 결의안이다. 천안함 문제에 대한 언급은 유가족에 대한 애도와 한미 동맹 강화라는 지극히 원론적인 내용일 뿐이다. 미 행정부가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 일환에서 미 상원 결의안이 채택되었다는 보도 치고는 결의안 내용이 너무 ‘밍숭맹숭하다’.

최소한 “한국민에게 비극적 사태를 유발한 외부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셋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가진 후 한국을 방문하여 ‘천안함 한미 공조’를 과시한다고 한다.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그 결과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들어보고, 양국이 최종적으로 종합 분석을 해 대응방안을 내놓겠다는 것”(국민일보 5월 15일자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접근은 주객이 전도되었다. 한미 양국이 보기에 여전히 중국은 ‘삐딱선’을 타고 있다. ‘삐딱선’을 타고 있는 중국의 입장을 ‘먼저’ 듣고, 확실한 정보 공유를 하고 있는 한미 양국이 ‘최종적인 종합 분석’을 한다? 오히려 한미 양국이 확실하게 ‘천안함 공조’ 의지를 천명하고 그 외교적 성과를 갖고 ‘중국의 삐딱선’을 정리하는 것이 상식이다.

힐러리 클린턴 방한이 최종 결정된 것도 아니지만 만약 미중 전략대화 이후에 한국을 방문한다면 언론에서 분석한 이유가 아니라 다른 이유일 가능성이 더 크다.

언론 보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냉정하게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이번 주중 최소한 진실의 실마리 정도는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ci.or.kr/policy/bbs/tb.php/03_2_new/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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