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파트너 카진스키 사망 보는 두시선

미 보수정권 들러리였던 이탈리아에 이은 폴란드의 정세변화...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4/15 [14:18]

부시 파트너 카진스키 사망 보는 두시선

미 보수정권 들러리였던 이탈리아에 이은 폴란드의 정세변화...

서문원 기자 | 입력 : 2010/04/15 [14:18]
▲ 10일 10시54분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TU-154(투폴레프)가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350km 떨어진 스몰렌스크 공항 부근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폴란드는 지난 1940년 러시아 비밀경찰에 의해 자행된 '카틴숲학살사건'이래 두번째로 큰 재앙을 겪게됐다 .   ©  CNN

10일 10시54분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TU-154(투폴레프)가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350km 떨어진 스몰렌스크 공항 부근에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폴란드 대통령 레흐 레진스키와 부인 마리아 카진스키 외 중앙은행장을 비롯한 폴란드 군 참모총장 및 여야의원 96명 전원이 사망했다.

폴란드 현지에서는 추모 열기가 한창이다. 반면 폴란드 매스컴과 대외시선은 착착 진행되는 정권교체설이 핵심이다. 알려진대로 카진스키 대통령은 쌍둥이다. 사망한 카진스키 대통령의 형인 야로슬라브 카진스키는 총리직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 2007년 총선에서 패배한 뒤 현재 야당인 '법과 정의당' 대표로 있다. 

▲ 지난 2007년 시카고를 방문한 레흐 카진스키 대통령과 부인 마리아 카진스키. 이 당시에도 지난 10일 추락한 러시아제 공군전용기 'Tu-154M'를  전용기로 사용한바 있다. 참고로 TU154M기는 러시아에서 보잉727기를 본떠 제작한 항공기로써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터어키 항공사 추락사고기종으로 위험기종으로 퇴출된 바 있다.  © AP
 
부시 파트너 카진스키 외교 실패로 마감


레흐 카진스키 대통령은 2005년 10월 이른바 유럽에 불어닥친 보수정권 붐에 힘입어 당선된 보수우파 정치인이다. 이 때부터 폴란드는 부시 대통령과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일방적 친미주의를 표방하며 유럽연합국 사이에 체결된 리스본조약을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구축하는 등 고립외교를 펼쳐왔다. 

이는 EU의회를 정점으로 '유럽합중국'을 만들려던 독일과 프랑스에 반기를 든 셈이다. 여기에 낙태반대는 물론 반러시아정책을 구사하며 푸틴 총리와 러시아에 부담스런 존재로 부각돼왔다.

카진스키 형제는 대통령과 총리직을 수행하다 미국발 경제위기 여파로 2007년부터 인기 하락세를 면치 못했는데, 그 해 총선에서 패하고, 중도우파인 시민강령(PO)정당의 당수인 도널드 투르크에 총리직을 넘겼다. 

▲ 10일 전용기추락으로 사망한 카진스키 대통령 운구차가 다음 날 11일 폴란드 바르샤바 시내에서 대통령궁을 향해 이동중이다. 조문나온 시민들로 꽉들어찬 모습이 보인다.    ©AFP
 
그리고 카진스키 대통령 내외를 태운 공군기가 이번 스몰렌스크 공항에 인접한 '카틴숲학살사건' 추모 70주년 기념행사에 공식방문이 아닌 비공식 방문 중 추락하고 말았다. 폴란드 현지 매스컴은 이 사건을 '카틴 숲 학살사건'(지난 1940년 제 2차 세계 대전당시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약 2만2천여명의 폴란드 군인과 민간인 등이 학살된 사건)이래 '가장 큰 재앙'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폴란드, '카틴숲학살' 이후 두번째 재앙

폴란드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일각에서는 조기총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총리직을 수행중인 시민강령정당의 도널드 투르크 총리다. 한동안 카진스키 보수정권에 의해 마찰을 빚어왔던 러시아와 유럽연합국가들에게는 희망섞인 소식이다. 하지만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각국의 '조문정국 열기'가 거세 언급은 자제하는 실정이다.


▲ 카진스키 형제는 폴란드가 공산국가였던 12살 되던 해 '달을 훔친 두 소년'이라는 영화로 한때 국민스타로 각광받아온 연예인출신 정치인들이다. © Reuter
 
이 사건을 필두로 두 가지 시선이 눈에 띈다. 그 하나는 미국의 공화당을 필두로한 보수정치 공조세력의 퇴조와 유럽과 미국의 독자노선 구축이다.

한 때 부시 행정부의 유럽 파트너였던 폴란드와 이탈리아는 현재까지 정치위기를 겪고있는데다 독일과 프랑스에도 미국 공화당과 비슷한 성향의 보수정권이 들어섰지만 이번 카진스키 대통령 추락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인 '물갈이'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독일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사회민주당(SPD)과 좌파정당(die Linke)의 인기가 급부상 중이라는 점과도 통한다.

마찬가지로 지난 2006년 말부터 부각된 유럽과 북미의 금융위기 여파로 신자유주의정책 실패가 확인 됨에 따라 친미성향의 정치노선이 퇴조하고,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대립각이 예년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정권교체, 유럽 보수정치 퇴조로

이어 최근 갑자기 물쌀을 타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문제가 거론되는 시점에서 이번 폴란드 대통령 사망은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를테면 전세계 유대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금융기업들의 '탈미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글로벌금융기업들의 미국 내 사업축소를 위해 금융개혁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연합이 이들의 자본과 영업활동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는 국내다. 아시아 주변국도 아닌 동유럽에 위치한 폴란드의 카진스키 대통령 내외가 사망한 사실을 두고, 각종 추모열기가 네티즌 사이에서 발생함과 동시에 현정권에 대한 비판이 연계된 점이 그렇다. 이는 더 볼 것도 없이 과거 부시 미행정부와 뜻을 같이한 아시아에서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정권퇴진의 뜻이 담긴 것이다.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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