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수탈과 굶주림, 이어 '방사능오염'

니제르 프랑스 글로벌기업 우라늄채굴로 주민들 오염피해 심각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4/08 [14:47]

식민수탈과 굶주림, 이어 '방사능오염'

니제르 프랑스 글로벌기업 우라늄채굴로 주민들 오염피해 심각

서문원 기자 | 입력 : 2010/04/08 [14:47]
▲ 니제르 이모우라렌 광산에서 채굴작업을 하는 인부들. 이들은 이미 방사능누출오염으로 가족들과 함께 암과 같은 질병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 서문원 기자
 
북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빈곤국가 니제르 공화국에서 최근 우라늄광산에서 흘러나온 방사능에 8만명에서 10만명에 가까운 인근 주민들이 노출된 상태라고 그린피스측 발표문을 인용해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지난 2일 보도했다. 
         
그린피스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니제르라는 나라가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국가로 우라늄광산 개발이 계속 확대될 경우 사하라사막의 모래바람을 타고 북아프리카는 물론 지중해연안까지 방사능 오염이 미칠거라는 전망이다.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우라늄 광산(생산량 세계 4위)을 보유한 이 나라는 일찌감치 프랑스 정부와 협력해왔다. 프랑스국영 발전회사 아레바(Areva)社와 제휴 아프리카 최대의 우라늄채굴사업을 유지해오고 있다. 

최악 빈곤국에 찾아온 또 다른 재앙

아프리카에서도 최빈국으로 알려진 니제르는 유아사망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도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아이 엄마로 살기 힘든 나라'로도 1위에 올라있다. 그런데 우라늄채굴로 매년 수 억달러의 수입을 올리지만 국민들에게 돌아간 이익은 한푼도 없었다. 되려 방사능오염으로 기형아 출산 및 유아 사망 등 폐해만 확산되는 추세다.
                 

▲ 매년 수 천명의 아이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사망하는 니제르. 이제 전국으로 확산된 우라늄채굴사업때문에 안그래도 못먹고 사는 자국민들이 방사     ©서문원 기자

니제르와 같은 나라들이 지닌 가장 큰 문제는 정치. 지난 2월 쿠데타 발생 뒤로 정국이 혼란스럽다. 쿠데타 원인도 우라늄수출로 벌어들인 외화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치권이 '나라살리기'보다 재산 축적에 관심이 많은 셈. 통치자는 물론 고위층 자녀들은 프랑스정부와 발전회사 아레바의 후원을 받아 프랑스 사립학교에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다.

니제르는 부족연합국가다. 사하라사막 남단에 위치한 이 나라는 유목민들이 대다수이며, 일찌감치 아프리카 식민원정에 나섰던 프랑스의 영토였다. 그랬던 이 나라가 1960년 알제리 독립운동이 성공하자 같은 시기 프랑스 식민지에서 떨어져나와 독립했다. 

이 나라는 독립 뒤 부족간 갈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주변국에서 건들지만 않았다면 빈곤과 기아에 허덕일 이유가 없는 자급자족국가. 하지만 프랑스는 여지없이 군을 철수시키는 대신 다국적 기업과 정보원들을 투입해 사실상 간접통치를 해왔다. 

군부·엘리트 돈벌이에 신음소리 커가고...


하나 더, 최근 중국의 CNIUC社가 2차 우라늄광산 개발을 시행하려고 한다. 우라늄채굴로 나라 전체가 방사능에 오염될 판국이다. 게다가 최근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세력과 기존 정치권은 치부만 보장한다면 상관없다는 식으로 다국적기업들의 착취를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가 부정부패로 무너지고 기아와 빈곤으로 나라가 사실상 마비된 배경에는 자원외교를 앞세운 프랑스와 미국, 그리고 영국의 지나친 간섭과 착취가 그 원인이다.


▲ 지난 2월 21일 서아프리카 빈곤국 니제르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살레 지보 대령(왼쪽)이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의 모하메드 이븐 참바스 의장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 그는 적절한 이익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헌법개정 및 헌정복귀를 약속했다.     © 로이터
 
한때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의 아버지였던 마크 오바마 데산죠는 조국 케냐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귀국 뒤 총살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때가 1960~70년대. 그 뒤 아프리카 각국에 나타난 엘리트들은 군부쿠데타 세력에 동조하거나 영미 글로벌기업체에 들어가 개인 안위를 위한 삶을 추구해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니제르 광산채굴과 방사능오염이다. 한 때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자했던 인재들은 프랑스와 미정보국이 사주한 군부쿠데타로 사라졌고, 그 뒤 등장한 정치인들과 엘리트들은 저마다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그들의 조국은 이제 세계 최악의 빈곤국으로 도퇴됐다. 

쿠데타로 쑥대밭된 나라, 그 다음 폐허

그렇다면, 우리는 예외일까? 비록 먼나라 이야기지만 "우리는 예외냐?"고 묻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신자유주의라는 21세기 유령이 이 땅을 벌써 황폐화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뒤에 남는 건 폐허와 재앙, 그리고 원망과 분쟁...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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