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국75주년 전인대·정협 폐막, 경제성장 하향 시진핑권력 공고화

소정현기자 | 기사입력 2024/03/12 [10:34]

중국 건국75주년 전인대·정협 폐막, 경제성장 하향 시진핑권력 공고화

소정현기자 | 입력 : 2024/03/12 [10:34]

 

▲ sbs 캡쳐 

 

 

2024년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두 가지 행사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베이징에서 지난 311일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식을 끝으로 각각 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국정 자문회의 격이다. 정협은 4일부터 10일까지, 그리고 전인대는 5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었다.

 

중국에서 매년 3월 열리는 양회(兩會)는 약 5000명의 대표단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모여 일주일동안 한 해 정책 방향과 인사를 논의하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다. 양회는 외부 세계 에는 중국의 국내 및 대외정책 방향을 소개하는 창구이며, 국내적으론 중국 지도부의 목표지향점과 정책을 제시하는 바로미터이다.

 

2024년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145개년 규획(2021~2025)’의 목표 달성을 위한 마지막 해이다. 개회식에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후닝 정협 주석은 정협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만의 사회주의 사상을 좇아 연간 경제 및 사회 발전 목표를 위해 지혜와 힘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현재 중국은 경제 성장의 둔화, 인구 및 노동 인구의 감소, 시장 불안정, 대만과 미국과의 긴장 고조 등 여러모로 어려운 해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약 일주일 동안 열린 전인대에서 그해 중국 정부의 경제 운용 방향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 국방예산 등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사안들이 공개되었다. 지난 1~2월 지방양회와 이번 3월 전국 양회를 개최하여 2023년 경제성과를 되돌아보고 2024년 경제성장 목표와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2024년 지방 및 전국 양회를 통해 발표된 정부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경제·산업정책 키워드는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질적 생산력 제고, 투자 활성화 및 소비촉진, 청년고용 안정화, 디지털 인프라 투자 확대, 권역별 경제발전 추진, 농촌 발전 추구 등 6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지난 35일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식에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 다음의 내용을 담았다.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에 이어 동일한 수치이다. 이는 1991(4.5%)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또한 전국 31개 성과 시 중에서 18개 지역에서 당초 제시했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16개 지역에서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원년인 2023년 자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5.2%의 경제성장을 달성했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에 비해 7.2% 늘리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7.2%와 같은 것으로 20216.8%, 20227.1% 증가율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아울러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3.0%로 설정, 4600억 위안의 적자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작년 목표치인 3.0%와 같은 것으로 지난해의 실제 재정적자율 3.8%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아진 수치다.

 

미국, 대만과 한국의 입장은?

 

이번 양회에서 미 중 갈등에 따른 올해 미국 대선에 관한 언급은 구체적이지 않았다.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과 12월 고위급 군사 소통 복원을 비롯해 통상·마약 등 분야에서 양국 간에 대화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대만·남중국해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기술 제재 문제에선 이견이 계속되고 있고, 바이든 정부가 선거와 이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의 문제로 얽혀 있어 미중 소통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만 문제에 있어서는 강경대응 입장이었다. 과거 정부 업무 보고에서 견지하던 평화통일 키워드는 실종되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독립주의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 강화됐다. 아울러 대만에 관한 시진핑의 강력한 통일 의지도 천명되었다.

 

전인대 대표이자 푸젠성 사회과학원 부원장인 황마오싱 등은 양안(중국과 대만) 융합 발전 시범구를 위해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젠성은 작년 말에 2025년까지 양안 융합 발전 시범구 건설이 실질적 진전이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으로 올해 양회에서 한중 관계 언급은 없어, 중국 외교에서 한국의 우선순위 비중의 하락이 재차 확인됐다.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 외교에 이념과 가치를 우선시하면서 중국에 비우호적이라 보고 있다. ·중은 서로 관계 개선이 급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 미국 우위를 장담하는 윤석열 정부나, ·중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 없다고 보는 중국은 시간이 자신의 편인 것처럼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시진핑 중국 외교는 주변국 관계를 그 어느 정부보다 중시하고 있다. 주변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미·중 전략경쟁 시기 미국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완화하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외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권력 공고화

 

이번 양회에서 국내외 관심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와 경기부양책 등에 집중됐지만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경제·국방·외교 등 전 분야 정책을 주도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모든 사안을 직접 살펴봄)1인체제가 완성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평가이다.

 

특히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에 앞서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국무원조직법 개정안은 국무원이 당의 지도아래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의 핵심인 시 주석으로 권한이 집중됐음을 명문화한 것이다.

 

원래 국무원은 공산당으로부터 독립된 행정부 기능을 하며 정부의 정책 결정을 담당해왔다. 국가의 최고 책임자는 당총서기(주석)이지만, 총리는 행정부를 책임졌다. 그러나 개정안은 국무원이 공산당의 이념, 지도력, 지시를 더 분명히 준수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해 당의 충실한 정책 집행자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리창 총리가 지난 5일 전국인대 개막식 정부업무보고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 있고 집중된 통일 영도를 견지하면서, 당 중앙의 결정과 안배를 잘 관철하는 집행자·행동파·충실한 행동가가 되겠다밝힌 것은 권력의 분산이 아닌 권력 집중 관철에 배경을 둔 것이다. 당정 권력서열 2인자인 국무원 리창 총리가 폐막식 직후 가지는 것을 관례로 했던 내외신 기자회견을 올해부터 사실상 폐지한 조치를 봐도 명확하게 입증된다.

 

실제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 시진핑의 이념지향적 정책이 가져온 체제적인 경직성, 외부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견해의 증가, 재정위기에 몰린 지방정부의 실제 수입 감소 등에 대해 깊은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서 양회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새벽 중난하이(中南海·자금성 서쪽 중국 최고지도부가 모여 있는 곳)의 정문인 신화먼으로 차량이 돌진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차량 운전자는 현장에서 공산당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시청구의 중난하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의 집무실과 국무원(행정부)이 입주한 중국 정치의 심장부다.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에게는 보안요원과 경호인력 10여명이 남성으로 추정되는 운전자를 차량에서 끌어내 사지를 붙잡고 어디론가 연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절대권력 완성에는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여전히 잠복되어 있음을 노출시킨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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