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여론조사 '보수 과표집' 국민의힘 지지율 높게 나와, 김어준 분석

안기한 | 기사입력 2024/03/09 [10:23]

2월 여론조사 '보수 과표집' 국민의힘 지지율 높게 나와, 김어준 분석

안기한 | 입력 : 2024/03/09 [10:23]

               ARS 자동응답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와 미디어토마토의 표본 표집 비율 차이를 정리한 도표.

                  (출처 :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굿모닝충청에서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 꽃 설립자 김어준 씨가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여론 구도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단지 2월 한 달 동안 보수층이 지나치게 과대 표집되었기에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여론조사 꽃에서 발표한 선거구별 여론조사와 MBC 패널 조사 등을 예로 들었다.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은 최근 서울, 충청권, 강원도, 제주도까지 총 4개 시도에 각 선거구별로 샘플을 뽑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4개 권역에 속한 선거구는 총 86개(서울 : 49개, 충청권 : 26개, 강원도 : 8개, 제주도 : 3개)인데 각 선거구마다 500명 이상의 샘플을 추출해 조사를 했으니 총 43,000명 이상의 샘플이 추출된 셈이다.

 

그 결과 서울은 49개 선거구 중 표본수 미달로 발표되지 않은 동대문갑과 광진을 2곳을 제외한 47곳에서 29곳이 더불어민주당의 오차범위 밖 우세, 9곳이 더불어민주당의 오차범위 내 우세로 드러났다.

 

반면에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곳은 6곳에 그쳤고 오차범위 내 우세 지역 역시 3곳에 그쳤다. 따라서 지난 21대 총선과 거의 비슷한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한 달 동안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호남과 경기․인천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격차로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김어준 씨는 이러한 원인에 대해 '보수 과표집'으로 진단했다. 이는 본지에서도 어느 정도 지적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김어준 씨가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우선 리얼미터의 경우 작년 10월부터 1월까지는 대체로 보수층과 진보층의 표집 비율 차이가 2.1%p, 2.6%p, 3.7%p, 2.7%p 정도를 보였다. 모두 보수층이 더 많이 잡히긴 했지만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 표본오차는 ±3.1%p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차범위 안이므로 이 정도 차이로는 여론조사 수치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2월 발표된 조사를 보면 2월 2주 차엔 8.1%p, 9.9%p, 8.6%p 등으로 보수층이 지나칠 정도로 과표집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월 평균 수치는 보수층이 8.9%p 더 과표집됐다.

 

이는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수치이기에 여론조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수층의 비율이 너무 많이 잡혔기에 실제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미디어토마토 또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0월에는 오히려 진보층이 2.1%p 더 많이 잡혔고 11월에는 동률, 12월과 1월엔 각각 보수층이 1.8%p, 3.3%p 더 많이 표집됐다. 이 여론조사 역시 오차범위가 ±3.1%p이므로 역시 저 정도 차이로는 여론조사 수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2월에 들어선 미디어토마토 또한 2월 3주에 9.6%p, 2월 4주에 10.6%p나 보수층이 더 많이 잡혔다. 2월 평균 수치를 내면 10.1%p로 역시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수치이다. 보수층이 10%p 이상 더 많이 잡혔다면 결국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그만큼 실제보다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2월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한 것은 단지 '보수층 과표집'으로 인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어준 씨의 주장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꽃이 '보수 과표집'으로 인한 착시현상을 일으키지 않은 것은 각 선거구별로 잘게 쪼개고 샘플 숫자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보수 성향이 강한 특정 지역의 과도한 응답 등을 차단해 보수층이 과표집될 여지를 줄인 것이다.

 

실제 김어준 씨의 말대로 여론 구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40%대 초반에 불과하며 부정평가는 여전히 과반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표본 표집이 비교적 고를 때는 30 : 60의 구도였고 현재처럼 보수층이 10%p 가까이 과표집되어야 겨우 40 : 50의 구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여론조사 추세이다.

 

김어준 씨는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이 회복된 바가 없으며 정권심판론 구도가 여전히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유시민 작가 또한 공통적으로 지적한 사항이며 시민언론 민들레에 그 내용을 담은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기성 언론들이 이를 자세히 분석하지 않고 표피적으로 여론조사 기관의 보도자료만 그대로 받아쓰는 보도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편파적인 보도 행태는 어느 쪽으로든 좋을 것이 없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선 저런 '여조라이팅' 보도로 인해 사기가 떨어져 8회 지선 때처럼 대거 투표를 포기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에 국민의힘 지지층 입장에선 기성 언론들의 보도만 맹신하며 이길 것이라고 잔뜩 고무되어 있었는데 패배로 끝날 경우 그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발산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1대 총선 이후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이 뜬금없이 '사전투표 조작 음모론'을 주장하고 나선 이유 또한 그 때문이다. 가로세로연구소 등 극우 유튜브 채널과 보수 언론들이 미래통합당이 이길 것처럼 군불을 잔뜩 때놓았는데 막상 대패로 끝나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분노를 발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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