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당국자의 발언이 나왔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6000명이지만, 실종자가 1만명에 달하고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 인명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NBC방송은 13일 리비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기준으로 다니엘에 따른 사망자가 최소 8000명이며 약 1만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지난 4일 그리스와 이탈리아 사이에서 형성된 다니엘은 불가리아, 튀르키예 등을 강타했지만 특히 지난 10일 리비아 동부를 지나면서 큰 비를 뿌렸다.
리비아 인구 대부분은 사막과 산으로 인해 주로 좁은 해안가에 모여 살기 때문에 허리케인에 특히 취약하다. 오사마 알리 리비아 응급·앰뷸런스 담당 기관장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리비아 동부 베이다에서는 바다로 쓸려간 150구의 시신이 수습되어 사망자 숫자가 200명으로 늘어났다. 이 외에도 수사, 마르지같은 도시들도 피해를 입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홍수로 이 지역에서만 1만8000명에서 최대 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르나의 인구는 12만 5천명가량인데, 이 추정치대로라면 주민 6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국제사회는 리비아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페인은 리비아의 홍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100만유로(약 15억원)를 기부했다. 영국 역시 100만파운드 상당의 지원안을 발표했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 중 1000만달러(132억원)를 리비아 대홍수 참사 대응에 쓰기로 했다. 카타르, 튀르키예 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는 구조대를 급파하는 등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리비아 참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중해에서는 한해 두세 차례씩 메디케인(medicane)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하는데,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파괴력이 더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바다는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으로 과잉 배출된 열의 90%가량을 흡수해왔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비아의 대홍수는 인재(人災)라는 비판도 면치 못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의 부재가 큰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로 인해 노후한 기반 시설에 대한 관리·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재난 예측과 대피 체계도 적절히 작동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데르나 현지에 임시병원 두 곳을 구축하기 위한 자재와 의료인력 148명을 태운 구호선을 파견하기로 했다. 알 가이티는 튀르키예 외에도 이집트와 튀니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에서 보낸 구조대원들이 데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실질적으로 시신 수습에 특화된 팀이 필요하다. 잔해와 물속에 많은 수의 시신이 있는 까닭에 도시에서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데르나에서 최소 3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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