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전역을 뒤흔들었던 군사반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통해 반란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공표했다. 이번 반란의 주체였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도 러시아 정권의 전복은 목표가 아니었다고 밝히면서 양자간 분쟁은 표면적으로 봉합되는 국면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던 푸틴 정권이 바그너그룹을 포함해 앞으로 러시아 전역의 크고 작은 용병부대를 해산하거나 정부군에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전선에서 선봉에 섰던 용병부대들이 해산되면, 러시아군의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통신사인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 TV 연설을 통해 앞서 프리고진이 일으켰던 반란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상황은 모든 협박과 혼란이 실패할 운명임을 보여줬다"며 "사태 시작부터 위협을 제거하고 헌정 및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필요한 결정이 즉시 내려졌음을 강조한다. 무장반란은 어떤 경우든 진압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란의 주체였던 바그너그룹 병사들에 대해서도 그들은 애국자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부분이 러시아의 애국자임을 알고 있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당한 것"이라며 "마지막 순간에 멈춰서 유혈사태로 향하는 선을 넘지 않은 바그너 그룹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바그너그룹) 병사들은 국방부와 계약하거나 집에 가도 된다. 아니면 벨라루스로 가라.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이번 반란을 이끌었던 프리고진 또한 정권 전복은 결코 목표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음성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러시아 정부 전복을 위해 행진한 것이 아니었다. 러시아 병사의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 돌아섰던 것"이라며 "우리는 공격 의사를 보이지 않았으나 미사일과 헬리콥터의 공격을 받았다. 그것이 방아쇠가 됐다. 러시아 항공기를 공격해야만 했던 것은 유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