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왜곡브리핑, 조중동은 사오정?

[신문모니터] 민언련 2월 1일 주요일간지 뉴스보도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10/02/03 [01:25]

청와대 왜곡브리핑, 조중동은 사오정?

[신문모니터] 민언련 2월 1일 주요일간지 뉴스보도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10/02/03 [01:25]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대북발언을 왜곡 전달해 경위와 의도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조중동이 이를 모른채 하며 'MB 추켜세우기'를 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KBS가 음악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까지 동원해 MB정권의 '한국형 원전 수출' 홍보에 나서자 '이젠 전방위적 정권 홍보에 나선 관제방송'이라는 한겨레·경향신문의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1일 내놓은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1)'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발언이 청와대 참모들에 의해 왜곡 및 수정돼 보도된 의도와 경위를 놓고 논란이 제기돼고 있지만 조중동이 이를 외면하고 'MB 띄우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MB는 지난 2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30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 내부 사정도 있기 때문에 곧바로 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랜드바겐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BBC인터뷰 내용을 청와대가 왜곡·수정 브리핑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조중동이 이를 모른채해 눈총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인터넷저널

 
하지만 청와대는 “연내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는 발언을 “연내라도 안만날 이유가 없다”고 고쳤고, “북한이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발언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때”라고 바꿔서 브리핑했다. 그랜드바겐과 관련한  대목은 아예 삭제해 발표했다.
 
이런 이유로 한나라당 내부에서 청와대가 이 대통령이 민감한 정보를 얘기하자 감추려고 왜곡한 게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파문이 일자 BBC인터뷰 발언을 왜곡 전달한 김은혜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유임됐다.
 
이에 대해 조중동은 왜곡·수정 브리핑은 모른채 하거나 '신중하게 일처리를 잘하라'고 애정섞인 충고를 하고는 엉뚱하게 'MB띄우기' 기사를 내보냈다. "대통령이 대북 관련 발언 한마디, 표현 하나까지 신경 쓰고 있는데도 북이 도발한다"거나 "대통령이 대북 발언에 신중하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 물론, 과거 정부의 정상회담을 ‘정치적 이벤트’로 깎아내리거나 '북핵 해결’을 전제로 한 회담을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청와대가 대통령의 회견 내용을 왜곡 전달한 것은 현 정부의 ‘잘못된 언론관’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남북정상회담의 정략적 이용을 우려했다. 아울러 "발언만 가지고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 의지를 평가하기 이르다며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리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언련은 또 KBS가 음악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에서까지 동원해 이명박 정부 홍보에 나서자 정치권과 시민사회로부터 '관제방송', '전방위적 정권홍보' 비판이 일고 있다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보도내용을 전했다.
 
KBS는 지난 31일 한전의 협찬을 받아 <열린 음악회>를 ‘한국형 원전 수출’ 기념 특집방송으로 내보냈다. 이 방송은 1시간 24분 동안 원전수출의 성과를 홍보하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노래로 꾸며졌고, 진행자인 황수정 아나운서는 줄곧 ‘원전 수주’ 띄우기에 바빴다.
 
이에 대해 경향·한겨레신문은 '이명박 정부 찬가'에 KBS 음악프로그램까지 합류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가히 전방위적 정권홍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공영방송의 길을 이미 벗어나 사실상 관영매체가 돼 버린 KBS"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1일 내놓은 '주요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1)' 전문.


 1. 청와대, 잇따른 MB ‘대북 발언’ 수정·왜곡 논란 … 조중동 ‘별일 아냐’?

<조선> 과거정부 정상회담 깎아내리며, MB ‘정상회담 의지’ 부각
<동아><중앙> “청와대 참모들, 신중하게 일처리 잘하라”
<한겨레> “청와대 비뚤어진 언론관 보여준 것”
<경향> “정부, 정상회담 진정성에 의구심 자초하는 행위 말아야”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관련 발언이 청와대에 의해 왜곡·수정되어 알려지는 일이 벌어져 그 의도와 경위를 놓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8일 이 대통령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30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한 내부 사정도 있기 때문에 곧바로 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랜드바겐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연내에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는 발언을 “연내라도 안만날 이유가 없다”고 고쳐서 내보냈고, “북한이 답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발언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때”라고 바꿔서 내보냈다. 그랜드바겐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대목은 아예 삭제해 발표했다.

한편 파문이 일자 BBC 인터뷰 발언을 왜곡 전달한 김은혜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유임됐다. 여당은 청와대가 이 대통령이 민감한 정보를 얘기하자 감추려고 왜곡한 게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1일 신문들은 이 대통령의 잇따른 정상회담 발언, 청와대의 ‘대통령 발언 왜곡·수정 사태’에 대한 논란을 사설로 다뤘으나 관점은 제각기 달랐다.

조선·중앙일보는 과거 정부의 정상회담을 ‘정치적 이벤트’로 깎아내리면서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의지를 부각시켰다. 동아일보는 ‘북핵 해결’을 전제로 한 회담을 주문했다.

반면, 한겨레신문은 발언만 가지고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 의지를 평가하기 이르다며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리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정상회담의 정략적인 활용에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청와대가 대통령의 회견 내용을 왜곡 전달한 것을 두고 현 정부의 ‘잘못된 언론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대통령이 대북 관련 발언 한마디, 표현 하나까지 신경 쓰고 있는데도 북이 도발한다’며 대통령이 대북 발언에 신중하다고 주장했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신중하게 일처리를 잘하라’고 당부하는 데 머물렀다.

한편, 조선·중앙일보는 청와대가 대통령의 BBC 인터뷰에 이어 CNN 인터뷰 내용도 왜곡·수정해 발표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작년 정상회담 비밀접촉서 합의문 이견>(조선, 1면)
<‘核’만 확실하게…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는 융통성 보여>(조선, 3면)
<“김은혜 사의 소동은 일하다 빚은 혼선”>(조선, 3면)
<美국무부 “李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접근법 지지”>(조선, 3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에 생각이 바뀐 이유>(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생각이 보다 전향적(前向的)으로 확 열린 느낌”이라고 강조하면서 “‘사전 조건이 없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이번 언급이 남북 접촉에서 이 3가지 (북한 핵,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법) 문제가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처럼 다뤄졌던 상황의 변화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이 줄곧 ‘남북관계를 정상화(正常化) 시키겠다’고 말해왔다며 “남북 간에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이 적용돼야 하고, 과거 두 정권처럼 북한의 특수성을 앞세워 북한을 구슬리기 위해 뒷돈을 주거나 국민 세금으로 북한에 퍼주기식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선 권력 핵심 측근들이 정부 공식라인도 모르게 뒤에서 북측과 접촉을 벌였고 북한은 이것을 남쪽이 정치적 이유로 정상회담에 매달리는 것으로 해석해 남북정상회담에 응하는 것만으로 막대한 현금과 각종 대북 지원을 챙겼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정상회담을 비난하는 내용을 덧붙였다.

사설은 “대통령이 이렇게 북한에 대한 말 한마디, 표현 하나까지 신경쓰는 데도 북한은 연일 대포(大砲)를 쏴대고 남측을 향해 ‘보복 성전(聖戰)’ 운운하는 공갈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키로 결심한 데는 그만한 배경과 목적이 있을 것”, “이제라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과 구상을 국민에게 알리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면 기사에서는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작년 11월 개성에서 두 차례 비밀 접촉을 가졌지만 북핵(北核)과 국군포로·납북자, 인도적 지원문제 등 ‘3대 쟁점’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시 북한 대표로 나온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까지 준비했다는 내용을 다뤘다.

3면 <‘核’만 확실하게…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는 융통성 보여>에서는 이 대통령이 연일 외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향해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대북(對北) 공개 주문을 한 대목에 △‘원 포인트’ 정상회담 △‘하향식’ 회담으로 △‘이벤드 회담’은 싫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같은 면에서는 이 대통령의 남북회담 발언을 왜곡 전달한 것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언론에 사과했다면서 “김은혜 대변인 사의 소동은 일하다 빚은 혼선”이라고 강조하며 유임시키겠다고 했다는 내용을 다뤘다.

같은 면 또 다른 기사에서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이 대통령이 추진 중인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 4면)
<“북, 핵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 답해야 할 시기 다가오고 있어”>(중앙, 5면)
<남북 정상회담, 필요하나 실질논의 이루어져야>(중앙,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 당국자들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 의지 발언을 왜곡한 것을 언급하며 “정교하게 추진돼야 할 정상회담이 이렇게 혼선을 빚는다면 국민적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고 지적한 뒤, “6자회담 재게 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의지를 보인 것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과거 남북 정상회담은 성과와 함께 부작용도 있었다”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차원보다는 국내 상황 등을 고려한 정치적 이벤트를 만들어 내려는 의도가 개입됐다는 분석”이라며 역대 남북회담의 성과를 폄훼하기도 했다.

사설은 “2년 이상 경색돼 온 남북관계가 앞으로도 이런 상태로 방치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내 적절한 시점에 정상회담이 열려 실질적인 논의를 하고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4면 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남북 간에 깊숙한 교감이 있었느냐 △ 정상회담 싱가포르 접촉 이후 국정원 라인 가동에 대한 관측 △핵심의제인 북핵 문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등에 대해 서너 차례의 밀도 높은 비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석하며 “정부와 여권 내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의지를 간파한 이 대통령이 ‘연내 성사’ 카드를 꺼낸 측면이 있다”는 해석을 다뤘다.

5면 기사에서는 30일 CNN과의 이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전하는 한편, BBC 회견 내용 왜곡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과했고 김은혜 대변인에 대한 사의는 반려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치 이벤트라면 임기내 안해도 좋다”>(동아, 1면)
<‘정상회담추진’ 테이블 아래 뭐가 있나>(동아, 6면)
<北 최고기관 격상된 국방위원회 남북정상회담 준비 직접 나선듯>(동아, 6면)
(동아, 6면)
<남북정상회담, 정부가 좀 더 냉철해야 할 이유>(동아,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 발언 왜곡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의 언급은 토씨 하나라도 신중하고 정확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당초 발언이 세계로 알려진 이상, 설사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 하더라도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접촉이 어디까지 진행되는지 추진 상황을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모르는 ‘막후(幕後)’가 많을수록 정부의 부담이 오히려 커질 우려가 있다”면서 “10년 좌파 정권의 대북정책에 심대한 문제의식을 느껴 이명박 정부를 선택한 국민은 남북정상이 만난다는 이유만으로 환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덧붙였다.

사설은 “회담을 한다면 반드시 ‘북핵 해결’을 전제로 해야 하고, 이를 비롯해 남북 간에 걸린 본질적인 현안들을 푸는 데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는 회담이어야 한다”며 “만약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정상회담 분위기가 만드는 플러스 효과보다 그 결과에 따른 마이너스 측면이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6면 기사 <‘정상회담추진’ 테이블 아래 뭐가 있나>에서는 청와대가 현재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공식 움직임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면서도 “뭔가 은밀한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여권 주변에선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동관 홍보수석이 BBC 발언 왜곡에 대해 사과하고, 김은혜 대변인 사의에 대해 ‘일하다가 빚어진 실수’라며 양해를 구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북 반발 ‘그랜드 바겐’ 언급… ‘물밑’ 주목>(경향, 4면)
(경향, 4면)
<“미, 남북회담 구상 적극 지지”>(경향, 4면)
(경향, 칼럼)
<남북 정상회담, 사전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 대통령의 CNN, BBC와의 인터뷰 발언을 언급하며 “남북이 정상회담에 대해 공감을 하고 현재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이 같은 (북핵 문제 등) 조건을 달지 않고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낸 것은 이외지만 일단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정상회담의 최종적 성사를 위한 분위기 조성”이라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대북 식량 및 비료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화 분위기를 회복하고 상호신뢰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사설은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정상회담의 정치적 이용”이라면서 6월 지방선거 등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 “정부는 정상회담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자초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BBC·CNN 방송 회견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아 ‘왜곡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도 해상 북방한계선(NLL)부근 포사격 훈련과 같은 긴장 조성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4면 기사<북 반발 ‘그랜드 바겐’ 언급… ‘물밑’ 주목>에서는 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해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 물밑 논의가 일정한 진전을 얻었다는 관측”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남한이 대대적인 경제적·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그랜드바겐에 대해 북한이 그동안 ‘비현실적’이고 ‘얼빠진 제안’이라며 일축해온 것을 고려하면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의외”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그랜드바겐까지 거론함에 따라 정상회담 의제를 두고 양측 간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며 “실제 여권에서 ‘진전’을 얘기하는 인사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청와대가 영국 BBC방송 회견 내용 수정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CNN 인터뷰 발언을 바꿔 전달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남북정상회담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한 ‘감추기’이자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남북관계 등과 관련해 국민 앞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강조했던 입장을 뒤집는 것은 물론 ‘말해주는 것만 받아쓰라’는 현 정권의 잘못된 언론관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통령의 CNN 인터뷰와 BBC 인터뷰 내용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을 전하며,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각색’해서 배포했음을 인정한 것”, “동시에 이 대통령이 거론한 사안의 중요성과 파장을 감안했음을 내비친 셈”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이 대통령의 올해 남북정상회담 구상에 대해 강한 지지를 천명했다는 내용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그동안 남북대화의 전제로 비핵화 문제에서의 진전을 거듭 강조해온 데 따른 긍정적 입장 표명”이라고 풀이했다.

<오만한 청와대 홍보 ‘브리핑 입맛대로’>(한겨레, 3면)
<한반도 주변국 회담 ‘군불’ 김정일 이달 방중결과 주목>(한겨레, 3면)
<지방선거 이전? 이후?>(한겨레, 3면)
<회견 내용 변조, 청와대의 잘못된 언론관 때문이다>(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사설에서 ‘청와대의 잘못된 언론관’에 초점을 맞춰 비판했다.

사설은 청와대의 이 대통령 회견 내용 왜곡에 대해 “금방 전 세계에 알려질 발언 내용을 버젓이 왜곡하고 변조했으니, 국민과 언론을 바로 취급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과 여론을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빗나간 생각이 청와대에 팽배한 탓에 이런 일이 빚어졌다고 보는 게 옳다”, “언론장악을 집요하게 추진하고, 그렇게 장악한 언론매체를 통해 제 뜻대로 여론을 몰아가려 한 그간의 행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라고 몇몇 사례를 들며 청와대를 비판했다. 이어 “발언 왜곡인 당사자인 김은혜 대변인은 물론 홍보 책임자인 이동관 홍보수석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촉구했다.

사설은 “이 대통령의 잘못된 언론관도 탓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속인 셈이니, 마땅히 유감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런 발언 왜곡에는 “정상회담에 관한 대응 기조가 정부 안에서도 통일되어 있지 않고, 남북관계 진전 속도를 놓고도 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남북 정상회담에선 어느 정도 비밀교섭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정책과 의제를 조정하는 과정을 최대한 투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3면 기사에서도 청와대의 발언 왜곡에 대해 “공식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언까지 임의로 고치는 마당에 다른 문제들에는 ‘임기응변’이 더 많이 작용하지 않겠느냐”며 “청와대에 유리한 사안은 특별기자회견과 엠바고(보도 유예) 등을 활용해 최대한 부풀리기에 열을 올린 반면에 논란이 될 만한 사안에 대해선 물타기를 시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50% 안팎인데다 정부가 종합편성채널 선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언론을 상대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가 가능하다고 믿는 청와대의 오만함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을 전했다.

같은 면 <한반도 주변국 회담 ‘군불’ 김정일 이달 방중결과 주목>에서는 이번 발언의 핵심을 “메시지 전달이 아니라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예견”한 것으로 보고 “1월 북한이 내놓은 외무성 성명과 담화(11, 18일), 북-미 사이에 일상화돼 있는 뉴욕채널을 통한 접촉, 1월 하순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를 통한 한-미 조율에 근거한 것”, “2월 말로 예상되는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 10~11일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의 반안, 여기에다 2월 가능성이 큰 김정일 국장위원장의 방중 등을 내다본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다소 낙관적인 전망은 평화제체 협상을 고려한 발언”으로 분석했다.

한겨레신문은 앞서 지난 달 30일에도 사설 <진정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하려 한다면>을 싣고,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에 대해 “이번 발언만 갖고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 의지를 평가하기엔 이르다”며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에 대한 정부의 입장 정리가 선결돼야” 하고 “정상회담을 한다면 비록 한쪽 정부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기존 합의의 토대 위에서 추가적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2. KBS, 음악프로그램에서도 정권홍보…<경향><한겨레> 비판

KBS가 음악 프로그램인 <열린음악회>에서까지 동원해 이명박 정부 홍보에 나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31일 KBS는 한정 협찬을 받아 <열린 음악회>를 ‘한국형 원전 수출’ 기념 특집방송으로 내보냈다. 이 방송은 1시간 24분 동안 원전수출의 성과와 홍보하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노래로 꾸며졌고, 진행자인 황수정 아나운서는 줄곧 ‘원전 수주’ 띄우기에 바빴다.

1일 경향·한겨레신문은 관련 보도를 내보내고 KBS의 ‘관제방송’ 행태를 비판했다.

<원전수출이 ‘열린음악회’ 특집감이 아닌 이유>(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열린음악회> 특집 방송에 대해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원전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한국전력의 협찬을 받은 것으로, 정부 직접 협찬은 아니지만 정부 홍보 성격이 강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원전 수주를 진두지휘했고 ‘천운이자 국운’이라고 했을 만큼 정부의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 수출이 덮어놓고 좋아하기만 할 일이 아니라며 수주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점과 안전문제 등의 문제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후속 사업들을 염두에 둘 때 ‘성공적 수주’라고 대대적으로 떠드는 것은 결코 현명치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번 <열린음악회> 특집을 통해 “언론의 이명박 정부 찬가에 KBS 음악프로그램까지 합류”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가히 전방위적 정권홍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논란거리가 될 사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도리어 부작용과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그것이 공영방송의 길을 이미 벗어나 사실상 관영매체가 돼 버린 KBS에 줄 수 있는 충고”라고 KBS의 행태를 비판했다.

<‘열린음악회’ 국정홍보위해 열렸나>(한겨레, 2면)

한겨레신문도 2면 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한국방송 안팎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원전 수출을 음악 프로그램까지 나서서 축하하는 것은 정부 홍보의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건은 정부가 직접 협찬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정권 홍보임은 부정할 수 없다”는 한국방송의 한 PD의 지적을 전했다.

이어 KBS가 지난 5일 방송된 ‘기획특집 한국형 원전 세계로’에서도 “원전 수주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예측됐던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상황을 역전시킨 과정(한국방송이 소개한 프로그램 ‘주요내용’ 중)”을 적극 부각했고, 최근 ‘과학카페’와 ‘미녀들의 수다’도 각각 농림수산식품부와 법무부 협찬을 받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및 법질서 준수 홍보 내용을 방영해 논란을 빚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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