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쌍춘년’ 대신 ‘쌍칠일?'

7월 7일 결혼 커플 평소보다 3배 이상 몰려

온라인비 | 기사입력 2007/03/13 [20:23]

미국은 ‘쌍춘년’ 대신 ‘쌍칠일?'

7월 7일 결혼 커플 평소보다 3배 이상 몰려

온라인비 | 입력 : 2007/03/13 [20:23]
(서울=OnlineBee) 이승은 기자 =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택일'을 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꽤 익숙한 절차다. 그래서, ‘길일’로 알려진 날에는 이사나 결혼 등 큰 행사들이 경쟁적으로 몰리기 마련.

언뜻 ‘택일(擇日) 문화’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미국에서도, 유독 올해 만큼은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고집하는 날이 생겼다고 한다. 미국의 웨딩 업계 종사자들이 하나같이 꼽는 결혼 '길일'은 7월 7일. '7'이 세개나 겹치는 올 7월 7일은 토요일이어서, 결혼하기에는 더 없이 ‘안성맞춤’인 날이 됐다.

얼마나 많은 커플들이 올 7월 7일을 결혼날짜로 잡았는 지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아직 없다. 하지만, 웨딩 플래닝 전문 사이트
‘더 놋(The Knot)’은 '이미 결혼 날짜를 정한 미국 내 110만여 명의 회원 중, 3만 1천 쌍 정도가 이 날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한다. 평소, 토요일에 식을 올리는 커플이 평균 1만 2천 쌍이고, 한 주 전인 6월 30일로 예식 날짜를 잡은 커플이 1만 4천 쌍인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엄청난 숫자다.

‘더 놋’의 부편집장 케이틀린 머리(Kathleen Murray)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전후로 한 주말에는 결혼식이 많이 몰리는 편이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작년의 경우, 토요일이었던 7월 8일에 결혼한 커플은 1만 2천여 쌍이었다"고 설명한다.

7월 7일이 이렇게 인기가 좋은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행운의 숫자 7이 겹친다'는 것과 ‘기억하기 편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또, 일각에서는 '7'이 성경에 수백 번 등장하는 '신성한' 숫자라고 주장하며, 7월 7일을 ‘거룩한 날’이라고 믿기도 한다. 

7월 7일에 '집착'하는 것은 유명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ABC 방송의 인기 시리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프로듀서인 마크 체리(Marc Cherry)는 피플(People)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7월 7일에 있을 출연 배우 에바 롱고리아(Eva Longoria)의 결혼식 때문에 자신의 일정을 비워두었다고 했다.

미국의 한 유명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쌍칠일 결혼 러쉬’ 때문에, 라스베이거스나 하와이 등지의 결혼식장들은 7월 7일, 평소보다 몇 배나 바빠질 전망"이라고 한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예배당들은 이 날 결혼을 원하는 예비 부부들의 예약폭주로, 당일 운영시간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을 정도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결혼 전문 예배당은 이 날 무려 93개의 결혼식이 잡혀 있다고 한다. 이에 비해, 한 주 앞선 6월 30일에 예약된 결혼식은 단 5개 뿐이라고.

라스베이거스 관광청(Las Vegas Convention and Visitors Authority)의 한 관계자는 “통상, 이 곳에서 결혼식 날짜로 선호되는 날은 12월 31일이나 발렌타인 데이를 꼽을 수 있지만, 올해 7월 7일은 이 두 날보다도 훨씬 더 분주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행운의 숫자 '7'이 겹쳐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Indianapolis)에서 ‘라이프 패스 수비학(數秘學) 센터(Life Path Numerology Center)’를 운영하는 다니엘 하트(Daniel Hardt)는, "7월 7일이라는 날짜는 숫자 5로 쪼개지는데, 5에는 불안정한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7월 7일에 결혼한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해 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날을 골라서 결혼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한다.


[관련링크]

1. ‘더 놋(The knot)’ http://theknot.com/?MsdVisit=1

2. 피플(People) 매거진 관련 글 www.people.com/people/gallery/0,,20011675_3,00.html

3.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www.visitlasvegas.com/vegas/index.jsp

4. 라이프 패스 수비학(數秘學) 센터(Life Path Numerology Center) www.lifepathn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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